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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정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기사 보강 : 15일 낮 12시 26분]

"당의 미래와 보수의 재건을 위해서 오늘 중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회의에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문제를 거론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면전에서다. 그러자 함께 앉아 있던 '친윤계' 공동선대위원장들의 얼굴이 굳었다. 김기현 국회의원의 표정은 딱딱해졌고,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은 자신들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딴청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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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회의원, 양향자 전 의원 등이 윤석열과 관련해 당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지만, 당의 주류는 선을 그으며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을 고수해 왔다. 심지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의 비판적 발언 역시 '청년 정치인의 소수의견' 정도로 치부하는 기류가 만연했다.

이처럼 '자진 탈당 혹은 출당' 여부를 놓고 당 안팎의 기류가 복잡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김문수 대선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 명이 공개적으로 관련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이정현 "윤석열 자진 탈당 권고 및 계엄에 대한 책임 표명, 대국민 사과 제안"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및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이정현,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및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이정현,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저는 다섯 가지를 우리 내부적으로 제안하고 싶다"라며 그 첫 번째로 "윤석열 대통령 자진 탈당 권고 및 계엄에 대한 당의 책임 표명과 대국민 사과를 제안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 90%가 잘못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이 계엄령 선포에 대해서도 당의 책임을 표명하고 국민께 공식 사과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캠프에 있다가 뒤늦게 합류한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과거 박근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특히 전라남도 곡성이 고향으로,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호남을 다져온 인물이다.

또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공식 사과와 징계 취소·복권, 당 개혁 선언을 제안한다"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과거 우리 당 대표로서 두 차례 전국 단위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개혁 정치를 실천해 온 인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출당과 같은 결과에 이른 점에 대해서 비대위원장 명의로 '미안하다. 우리가 잘못했다'고 공식 사과하고, 비대위의 의결로 징계 취소와 복권을 단행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외쳤다.

"우리 보수 정당 사상 가장 젊은 우리 김용태 비대위원장(지명자)은 대선 기간 중에 중앙당사에 남아서 매일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당 개혁을 할 그런 각오와 구체적 실행을 국민에게 날마다 보여줄 것"도 추가로 제안했다.

그 외에도 그는 ▲한덕수 전 총리가 제안했던 개헌 로드맵 전면 수용 ▲호남·청년·노동자를 향한 실질적인 포용 선언 ▲초강국 도약과 국민 통합을 위한 국가 대개조 공약 등도 촉구했다.

조경태 "김문수 선대위가 아니라 윤석열 선대위 같다... 친윤계도 2선 후퇴해야"

같은 날, 당내 최다선 국회의원이자 친한동훈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조경태 국회의원도 재차 당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영남권 민심에 대해 "크게 좋지는 않다"라며 "60대 중반 이후의 분들은 그나마 조금 눈길을 주고 있는데, 그 전 세대 분들은 상당히 냉담하고 차가운 그런 느낌"이라고 전했다.

결국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 상당한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내란 수괴 혐의로 지금 수사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절연을 하지 못하는 정당이다'라는 인식이 많이 깔려 있는 것 같다"라는 이유였다.

조 의원은 '윤석열 자진 탈당'보다는 "제명이나 이런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진정성을 더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선대위 구성 주요 인사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후보의 최측근들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라며 "그리고 최근에 자유통일당 출신이었던 석동현 변호사도 또 영입하지 않았느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그는 "이게 과연 김문수 후보 선대위인가 하는 그런 의구심을 많이 가진다"라며 "지금의 선대위는 '윤석열 선대위'라고 할 정도로 상당히 후보가 둘러싸여 있는 형태"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당연히 제명 내지는 출당을 시켜야 되지만, 거기에 준해서 '위장 탈당'이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 친윤 인사들은 2선으로 전면 후퇴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당내 친윤계를 직격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난 이후에는 친윤 인사들이 국민들 눈에 어른거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지 않을까?"라며 "강력한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당한 자에 대해서 그대로 1호 당원으로 둔다는 것이 과연 원칙에 맞는가' 하는 국민적 정서가 많이 흐른다"라고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자신의 이런 주장들이 당내 호응을 크게 얻지 못하고, 일부 당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데 대해 "과거에 이성적인 보수의 가치나 품격을 지켰던 당하고는 많이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느낌, 점점점 갈수록 국민의힘이 극우화 되고 있는 느낌을 받아서 씁쓸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잘못한 사람은 엄격하게 다루어서 벌을 줘야 되는 것이 상식이지 않겠느냐?"라며 "상대 당한테는 엄격하고 우리 당한테는 아주 관대한 모습을 보인다면 어느 국민들께서 우리 당을 지지할 수 있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은 국민들께 한없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환골탈태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해야지,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선거를 치르게 되면 어느 국민들이 우리 당을 지지할 수 있겠느냐?"라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정작 김문수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탈당 문제는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며 "제가 대통령 후보를 맡은 사람인데 '탈당하시라, 탈당하지 마시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캠프 내 공개 요구가 나온 지 30분도 되지 않아 거절한 셈이다.

#국민의힘#2025대선#이정현#조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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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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