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내부 총질하지 마십시오! 내부 지지자 다 버리고 갑니까? 중도는 실체가 없어요. 집토끼 다 떠난다고요! 필패 전략이라고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를 향한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매서운 질타가 이어졌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인사에 처음 나선 날, 후보보다 앞서 현장을 찾은 김 지명자는 지지자들의 원망 속에서 출근길 인사를 시작했다.
최근 김 지명자는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이후 해병대 채상병 묘소에 참배하고, 12.3 비상계엄에 사과하고,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보수 강성 지지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출근길 김문수 등장에 시민 반응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 ⓒ 공동취재사진
TK(대구경북)·PK(부산경남) 지역 유세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김 후보는 15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을 찾아 출근길 지하철에 오르내리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당초 오전 8시께 인사에 나서려 했던 김 후보는 예고한 시각보다 25분 늦은 8시 25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이날 김 후보가 방문한 신도림역은 출근길 시민과 지지자, 취재진, 선대위 관계자, 선거운동원, 경찰 등 수십 명이 한데 뒤엉켜 혼란스러운 풍경을 연출했다.
신도림역 1번 출구 개찰구 앞에선 빨간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시민을 향해 고개 숙이며 "안녕하세요. 김문숩니다"라는 인사를 반복했다. 이들이 입은 옷엔 김 후보의 이름이 없었다. 김 후보보다 먼저 역사에 도착한 김용태 지명자는 그런 선거운동원들에게 "고생 많으시다"며 악수를 청하고 격려했다.
곧이어 국민의힘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들이 김용태 지명자에게 "내부 총질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몇몇 시민들은 김 지명자를 향해 "저는 애국 우파 지지자다. 내부 지지자 버리고 갈 거냐. 저희는 국민도 아니냐. 중도는 실체가 없다. 내부 총질하지 말라. 집토끼 다 떠난다. 필패 전략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김용태가 당을 다 베렸다(망쳤다)"고 손가락질하기도 했다.
김 지명자는 난처한 표정으로 "제가 다 안고 가겠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다"라는 등의 말로 그들을 달랬다. 반면 김 지명자에게 "(비대위원장 지명을) 축하한다"며 악수를 청하는 시민도 있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가 15일 오전 김문수 대선 후보의 유세를 돕기 위해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입구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오전 8시 25분이 되자 김 후보가 신도림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같은 당 이만희 의원(선대위 수행단장), 이용 전 의원(수행부단장) 등과 함께 역사 내로 걸어들어왔다. 이어 김 후보는 선거운동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김 지명자와 함께 개찰구 앞에서 "안녕하세요. 김문숩니다"라는 인사를 반복했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김 후보 방문에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어떤 사람은 놀란 토끼눈을 하며 "전철 고장 났어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있지?"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들은 "아씨 지각하겠네", "혼잡한 시간에 여기서 뭐 하는 거야"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몇몇은 김 후보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요청하기도 했고, 또 몇몇은 "꼭 대통령 되세요"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오전 8시 46분께 약 20분간의 출근길 인사를 마치고 역사를 떠났다. <오마이뉴스>는 떠나는 김 후보를 쫓아가며 과거 김 후보가 세월호 유족을 향해 막말한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으려 했으나 수행원들의 저지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윤 어게인(YOON AGAIN)'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모자를 쓴 지지자들은 "대통령 김문수"를 외치며 배웅했다.
▲[현장] "아씨, 지각하겠네" "뭐하는 거야"... 출근길 신도림역 인사 김문수에 시민들 반응이...
박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