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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세 이틀째인 13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세 이틀째인 13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6.3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 견고하기만 했던 보수의 균열이 감지된다. 중도보수를 내세우며 TK를 공략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TK에서 윤석열 후보는 73.89%를 득표해 22.76%의 득표율에 그친 이재명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하지만 이번 대선 정국에선 선거 초반이긴 하지만 보수층의 표심이 흔들리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지역 보수언론인 <매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3일 대구시·경상북도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11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김문수 후보 53.1%, 이재명 후보 30.9%, 이준석 후보 7.0%의 지지율을 보였다(조사방식 무선AR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정당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53.2%, 더불어민주당 25.1%, 개혁신당 4.5%였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정당 지지율 대비 5%p 정도 높았다. 특히 경북에서는 32.6%의 지지율을 보여 대구(29.0%)에 비해 높았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안방이라 할 수 있는 대구에서 52.8%, 경북에서 5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과 비슷한 수치지만, 예전 대선과 비교해보면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2024년 12월 7일 소결씨가 'TK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쓴 대자보를 든 후 대구에서는 집회현장과 SNS를 통해 'TK 딸' 챌린지가 이어졌다.
2024년 12월 7일 소결씨가 'TK 콘크리트는 TK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라고 쓴 대자보를 든 후 대구에서는 집회현장과 SNS를 통해 'TK 딸' 챌린지가 이어졌다. ⓒ 조정훈

또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중 대구경북 지역 조사 결과를 보면,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45%,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29%를 기록했다(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3%, 조사방식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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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사 결괏값은 같은 기관이 일주일 전에 진행한 조사와 대조해 볼 필요가 있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4~5일 전국 만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중 TK 지역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는 51%, 이재명 후보 26%, 이준석 후보 13%였다(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 조사, 조사방식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정리하면 이재명 후보는 상승세(전주 대비 +3%p)를, 김문수 후보는 하향세(전주 대비 -6%p)를 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전국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TK지역에선 김문수 46%, 이재명 32%, 이준석 6%를 기록했다. 이 역시 이재명 후보가 30%대를 기록했다(조사방식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여론조사 꽃'이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전국 1만 5003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여론조사를 보면, TK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초박빙이었다. 대구경북에서 이재명 후보는 36.4%의 지지율을 보였고 김문수 후보는 36.9%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었다(조사방식 무선AR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0.8%p).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처럼 이재명 후보가 TK 지역에서도 30%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탄핵 정국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서의 후유증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내란 이후 지속적으로 변화돼 온 보수층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과정에서 분열이 일어나면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은 낮아진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그는 "보수 유권자 중에서도 아주 극단적인 우파 성향을 보이는 윤석열 지지자들과 그렇지 않고 조금 합리적인 수준에서 확연하게 나뉘고 있다"면서 "그런 지점을 민주당이 굉장히 잘 파고드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이재명 후보가 TK 출신임을 가장 먼저 꼽았다. 또 권오을, 이인기, 최연숙 등 보수 인사들이 민주당에 합류한 점도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 교수는 "김문수 후보는 대구에서 실패한 정치인이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탈당한 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을 시작하면서 TK지역 보수 유권자들에게 조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덕수 후보로의 단일화를 시도한 의원들이 대부분 TK 국회의원들"이라며 "당원들도 당연히 한덕수로 단일화가 될 줄 알았는데 안됐기 때문에 실망감도 크지 않았겠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합리적 보수층은 과거 아스팔트를 대표했던 차명진, 송영선 이런 인사들이 김문수 캠프에 합류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유세 이틀째인 13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인파가 집중되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유세 이틀째인 13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인파가 집중되어 있다. ⓒ 이희훈

반면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의 지지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로는 확실하게 TK에서 상승했다고 볼 수 없다"라며 "사전투표 즈음 나오는 여론조사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운동은 열심히 하고 최대한 겸손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TK는 다른 지역과 달라 보수 정당 후보의 지지율이 낮으면 몰아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난 대선보다 조금 높은 25%대 이상만 나와도 성공"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 역시 현재의 여론조사는 일시적일 것이라며 선거 후반전으로 갈수록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탄핵 대선이고 후보 교체 파동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실망한 보수층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후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점점 지지율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이라는 또 다른 보수 후보가 있기 때문에 표가 분산될 우려는 있지만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힘 싸움으로 가게 되면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김 후보 쪽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1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김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1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김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덧붙이는 글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여론조사#대구경북#TK민심#이재명#2025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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