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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를 찾아 산업은행 이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를 찾아 산업은행 이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더불어민주당이 보낸 트로이목마'라고 한다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광화문 세력이 보낸 트로이목마' 아니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극우 개신교 세력의 우두머리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버리지도 끌어안지도 못하자 익명을 요청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하소연하듯 이렇게 말했다.

앞서 김 후보는 당의 공식 대선후보가 된 뒤에도 전 목사를 "의병"에 빗대거나 "제도권 정당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광장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5년 전에는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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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극우 밀착' 우려가 일자 김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12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전광훈씨는 우리 당원이 아니다"라고 나름 선을 그었다. '김 후보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던 건 광화문 세력 덕분'이라고 말한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 묻자 나온 답이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저녁, 극우 세력이 옹호하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160일만이었다.

그러나 김 후보가 '반명 빅텐트'를 명분으로 구애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정작 "국민의힘은 이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자유통일당과 경쟁하는 정당이 됐다"고 질책했다. 또 김 후보의 선긋기와 달리 후보의 대선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박종진 국민의힘 인천 서구을 당협위원장은 "(자유통일당 창당할 때 전 목사와 김 후보가) 친했는데 멀어질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문수의 거리두기에도... "윤석열이 괴멸시킨 당, 김문수가 설거지?"

전광훈, 대선 출마 선언 전광훈 자유통일당 명예고문이 지난 4월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사에서 6.3 대통령 선거에 대한 입장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전광훈, 대선 출마 선언전광훈 자유통일당 명예고문이 지난 4월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사에서 6.3 대통령 선거에 대한 입장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이정민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 전 목사 세력과의 연관성을 부인한다. 김 후보가 비대위원장으로 발탁한 김용태 의원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와 연계된 정당은 따로 대선 후보를 냈는데 (우리 당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가 않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가 '광장 세력과 손을 잡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대통령 후보라면 좌우를 떠나 국민을 통합해야 한다. (김 후보는) 어느 진영에 있든 민주당 지지층까지도 대변해야 한다"며 "후보자로서 당연한 발언"이라고 답했다.

당 안팎에선 "괴멸 직전인 당을 김 후보가 (전 목사와의 연대로) 설거지까지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국민의힘이 (전 목사와의 연대라는) 불나방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관계자는 12일 <오마이뉴스>에 "김 후보의 '광장세력' 발언이 나오자마자 (선거를 준비하는) 단체 대화방에서는 전부 걱정하는 말이 올라왔다"며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 트로이목마라면 김 후보는 광화문의 트로이목마 아니냐는 거다. 탄핵에 후보 교체로 당이 괴멸수준까지 갔는데 김 후보가 당을 설거지까지 하는 것 아니냐는 하소연이 나오는 판"이라고 전했다.

이준석 후보는 아예 김 후보를 겨냥해 "자유통일당에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자유통일당에나 어울리는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해 놓고도 새벽 3시에 계엄령을 선포하듯 후보를 교체했다"며 "쿠데타 전문 정당"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또한 김 후보에 대해 '전광훈이 키우고 윤석열이 지지한 후보'라고 규정하는 선거전략을 취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유세 메시지 참고자료'에서 김 후보에 대해 "극우 사상과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있다. 김문수를 뽑는 것은 전광훈을 뽑는 것"이라며 "탄핵으로 심판한 내란을 정당화하고 복원하려는 자가 김문수"라고 평가했다.

"전광훈-김문수 친분 막을 순 없지만, 공적 영향 제한적일 것"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12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김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12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김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다만 우려와 달리 전 목사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시기 지도부에서 활동했던 국민의힘 관계자는 1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바운더리에 그분들이 같이 계신 건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전광훈 세력이) 주도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문수 대선캠프 출신 인사나 자유통일당 세력들이 당이나 중앙선대위를 장악하고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후보의 과거 이력 때문에 그런 우려가 불거질 수는 있어도 전체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 후보는 최근 김용태 의원이 선대위 임명식에서 인사하는 와중에 계엄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별로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았고 직접 사과도 했다"며 "후보와 전 목사의 인간적 친분이야 막을 수 없겠지만 공적 영역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없다. (후보 교체를 막았던) 당원들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일부 의원들만 광장에 갔을 뿐 탄핵 국면에서 당 지도부는 전 목사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 후보도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에 전 목사를 만나고 있지 않다"며 "당이 전 목사의 정치적 영향력을 인정한 것도 아니고, 아무리 당이 망가졌더라도 (전 목사와의 연대라는) 불나방 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대선#김문수#전광훈#국민의힘#자유통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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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빈 (hwaaa) 내방

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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