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태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채 상병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 국민의힘
[기사 보강 : 12일 오후 5시 20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고 채상병 묘역 참배 후 "우리 당이 수사 외압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 가운데 첫 참배다. 다만 일각에선 "악어의 눈물"이란 비판도 나왔다.
김용태 공동선대위원장은 12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4묘역에 위치한 고 채아무개 상병 묘역을 참배한 뒤 "채상병이 사고를 당한 지 2년 정도 돼 가고 있다"며 "(그러나) 정말 안타깝게도 이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졌지만, 아직도 그간의 수사 외압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법치는 공정해야 한다. 수사의 성역이 없어야 한다"며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있었던 일을 사과드린다. 앞으로 저희 국민의힘이 이 수사 외압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같은 날 대전현충원에 방문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채상병 묘역을 참배하지 않았다. 대신 국가사회공헌자·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천안함 46 용사 묘역·한준호 준위 묘역 등을 찾아 참배했다. 김 후보는 채상병 묘역을 참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다 다닐 수가 없어서..."라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서 참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사건 초부터 진상규명을 촉구해온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채상병 특검법 통과를 위해 연대와 관심이 필요할 때는 왜 가만히 있었나"라며 "이번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면 진상규명을 위한 절차가 (국민의힘 노력과 무관하게) 시작될 것이다. 당 차원의 입장 표명이나 노력이 아니라면 쇼에 불과하다. 악어의 눈물을 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채상병 묘역을 눈 앞에 두고도 모르는 후보(김문수), (묘역의 위치가) 연평해전 옆이라고 뒷말하는 비대위원장(김용태). 도대체 당신들이 왜 보수인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지금 국민의힘에선 억울하게 희생된 병사의 묘역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무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인식으로 안보를, 이런 태도로 국방을 논한다면 차라리 보수란 이름을 내려놓으시라"며 날을 세웠다.
채상병은 지난해 7월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없이 경북 예천 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전 과정에 투입됐으나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사망사건을 11개월간 수사한 경북경찰청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직권남용,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을 무혐의 처분하고 중간 관리자 6명만 업무상과실치사의 공동정범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망사건 수사결과에 반발한 유족이 이의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망사건과 별개로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