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사상 초유의 '후보갈이' 사태의 후과가 국민의힘 지지율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조사가 12일 나왔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02명(총통화 1만 1429명, 응답률 17.5%)에게 무선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조사를 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전주 대비 4.1%p 하락했다. 특히 60대, 대구/경북, 이념성향 보수층 등 기존 여권 지지층의 이탈이 돋보였다.
10일 오전 0시 45분 국민의힘 지도부의 김문수 후보 자격 취소 결정부터 당일 밤 11시 후보 지위 회복까지, '후보갈이' 사태는 10일 하루 종일 이어졌다. '여론조사 꽃'은 9일 오후 2시부터 8시 40분까지, 또 10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총 11시간 40분간 조사를 진행했다. 12일 오전 11시 현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조사 중 '5월 10일의 여론 동향'을 가장 길게 조사해서 반영한 결과물이다.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52.5%, 국민의힘 30.4%, 조국혁신당 3.2%, 개혁신당 3.5%, 진보당 0.5%, 그 외 다른 정당 1.3%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는 지지정당 없음 8.4%, 모름/무응답 0.2%이었다(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2%p).
여론조사 꽃의 전주 조사(5월 2일~5월 3일)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2.8%p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4.1%p 하락했다. 민주당·국민의힘 양당 격차도 전주 15.2%p에서 22.1%p로 더 늘어났다.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됐던 5주 전 조사(4월 4일~4월 5일) 때부터 따져보면, 대선 후보 경선을 거치면서 얻었던 상승효과를 모두 잃은 결과이기도 하다(28.9%→30.1%→31.1%→31.3%→34.5%→30.4%).
무엇보다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이 눈에 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대구/경북(민 31.6%-국 52.0%)과 70세 이상(32.6%-61.2%), 보수층(20.1%-66.0%)에서 민주당에 우세한 편이었다. 또 부산/울산/경남(46.5%-37.2%)과 60대(47.4%-39.3%)에서는 상대적으로 다른 권역·연령별 응답층보다 민주당과 적은 격차를 보였다.
모두 다른 응답층에 비해 구 여권을 우호적으로 평가해온 이른바 '집토끼'와 같은 응답층들이다. 그런데 전주 조사와 비교하면 70세 이상(▲3.2%p)을 제외한 이들 응답층에서도 적잖은 이탈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론 대구/경북(▼4.4%p), 부산/울산/경남(▼4.0%p), 60대(▼5.9%p), 보수층(▼6.9%p) 등 최소 4%p에서 최대 약 7%p까지 전주 대비 하락했다.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김문수 후보를 택했던 응답층의 경우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전주 대비 3%p(91.4%→88.4%) 하락했고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연장해야 한다"고 했던 응답층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전주 대비 3.3%p(90.1%→86.8%) 하락했다. 조사 시점상, '후보갈이' 사태가 이번 조사에 일부만 반영됐음을 감안하면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셈이다.
참고로, 이번 조사의 정권 연장 응답은 전주 대비 3.8%p(31.2%→27.4%) 내려갔고, 정권 교체 응답은 전주 대비 4.2%p(64.7%→68.9%) 상승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 주도의 사상 초유 대선 후보 교체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54.0%-김문수 20.6%-이준석 6.9%
한편, 이 조사는 김문수 후보 최종 확정 전 진행돼 한덕수 전 무소속 예비후보까지 포함해 대선주자 선호도 등을 조사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어떤 구도에서든 50% 지지율을 넘겼다.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는 이재명 51.9%, 한덕수 16.4%, 김문수 11.7%,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4.5%,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1.4%, 그 외 다른 인물 1.6% 순이었다. 부동층(없다 11.7%+모름/무응답 0.7%)은 12.4%였다.
이재명-김문수-이준석 3자 가상 대결 결과는 이재명 54.0%, 김문수 20.6%, 이준석 6.9%로 나타났다(그 외 다른 인물 3.8%, 투표할 인물이 없다 13.8%, 모름/무응답 0.9%).
이때 김문수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59.6%, 보수층의 46.7%, 그리고 이재명-한덕수-이준석 3자 가상 대결(이재명 54.1%-한덕수 24.6%-이준석 6.3%) 때 한덕수 전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응답층의 56.9%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