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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닭장에는 10마리의 닭이 있는데, 하루에 2~5개의 알을 낳는다. 그런데 10마리의 닭 중 유독 한 마리가 약해서 왕따를 당한다. 닭들은 약한 닭을 집중적으로 쪼아서 왕따를 시키는 습성이 있는 듯하다. 특히 약한 녀석은 다른 닭들에게 쪼임을 당하고, 먹이다툼에서도 늘 밀린다.
그러다 보니 봄이 되어도 다른 녀석들처럼 닭벼슬이 선홍색으로 변하지를 않는다. 아직도 녀석의 닭벼슬은 거무스름하다. 늘 쪼이고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다 보니 그런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짐작하건대 아마도 이 녀석은 알도 낳지 않을 것이다.

▲왕따 당하는 약한 닭별도로 준 모이를 혼자 먹는 닭 ⓒ 강재규
그런데 이 녀석은 나를 잘 따른다. 모이를 주려고 닭장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나를 따라 닭장 안으로 들어온다. 모이를 주는 사이 먼저 모이를 먹는다. 그러나 모이를 주고 돌아서 나오면 다른 녀석들에게 밀려 금세 나를 따라 나온다. 안쓰러워 한 움큼의 모이를 녀석에게만 주고 모이 먹기를 기다리곤 한다. 즉 녀석에 대한 측은지심 탓이다.
그리고 닭을 붙들어 보려 하면 다른 녀석들은 쏜살같이 도망을 가는데, 이 녀석은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녀석의 이런 모습이 더욱 정이 가게 만든다.
부모의 눈길과 손길이 늘 약한 자식에게 더 가듯이 말이다. 작년 겨울에는 녀석이 닭장 한 귀퉁이에 쭈그려 앉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닭들은 한 번 생기를 잃으면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고 대부분 죽게 된다. 어릴 적 시골에서도 그런 모습을 자주 보았다.

▲모이를 먹은 왕따닭왕따닭의 모이를 노리는 힘 센 닭 ⓒ 강재규
그렇지만 이 닭은 격리해서 모이를 주면 생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녀석들과 격리해서 별도로 모이를 줘야 하나 생각도 했으나,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그런데 죽지 않고 이 만큼이라도 버텨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하루빨리 생기를 되찾아서 알도 낳고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나의 티스토리 블로그 '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