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등으로 구성된 대전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지난 9일 저녁 6시 20분, 은하수네거리(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제45주년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의 제목은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이었고, 저녁 7시부터 개최된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대전시민대회'의 사전대회로 진행되었다.

▲대전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5월 9일 저녁 6시 20분, 은하수네거리에서 ‘제45주년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를 개최했다. ⓒ 임재근

▲대전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5월 9일 저녁 6시 20분, 은하수네거리에서 ‘제45주년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를 개최했다. ⓒ 임재근
이날 정신계승대회에는 "오월정신 계승하여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오월정신 계승하여 내란수괴 윤석열을 재구속하자!", "오월정신 계승하여 민주주의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5.18정신의 현재화를 강조했다. 대회장 주변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적힌 만장이 세워지기도 했다. 그리고 정신계승대회가 개최된 은하수네거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집회도 진행됐던 최근 대전지역 민주 수호 운동의 상징적 장소이기도 하다.
이날 대회에서 이호경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는 발언대에 올라 "우리는 계엄 선포부터 탄핵까지 123일이라는 정말 긴 투쟁에서 승리했고, 광장에 나가는 것이 서로를 지키는 것이고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는 돌봄과 연대의 광주 정신이 이번에도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며 "이렇듯 광주는 1980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주 대전청년회 회장도 발언에 나서 "1980년 5월 광주의 시민들은 총칼 앞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일어섰다"며, "5.18은 단지 과거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 아니라, 그 정신은 지금 여기, 오늘을 바꾸려는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살아 있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내며 충청지역의 5.18을 조사한 바 있는 정성일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기획홍보팀장이 발언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 임재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내며 충청지역의 5.18을 조사한 바 있는 정성일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기획홍보팀장은 5.18 민주화 운동은 광주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 신군부에 항거한 전국적 민주항쟁이었다는 점을 조했다. 정성일 팀장은 "1980년 5월 1일 대전에서는 전국 최초로 충남대학교 학생들이 가두시위를 전개하며 대전역까지 진출한 바가 있다"며, "이 항쟁은 신군부가 5.17 계엄 확대를 단행하기 직전인 5월 16일까지 계속되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이어 "충남대, 목원대를 비롯한 청주, 천안, 공주에서도 유신 철폐, 독재 타도 민주 쟁취, 신군부 반대 등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면서 "그 과정에서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합동수사본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고, 32명의 학생들이 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되었다"고 밝혔다.
정신계승대회에는 대전평화합창단, 노래모임 '놀',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 노래패 '새벽'으로 구성된 시민합창단이 '광주 출정가'를 부르며 5.18정신 계승 촉구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제45주년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에서 대전평화합창단, 노래모임 ‘놀’,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 노래패 ‘새벽’으로 구성된 시민합창단이 ‘광주 출정가’를 부르고 있다. ⓒ 임재근

▲‘제45주년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에서 김창근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회장, 정종미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장, 이병구 한남대민주동문회장이 ‘오월정신 계승을 위한 대전지역 특별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양옆으로 ‘오월정신 계승’, ‘다시 만날 오월’, ‘내란세력청산’, ‘사회대개혁’이 적힌 만장이 세워져 있다. ⓒ 임재근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에서는 특별결의문도 낭독됐다. 김창근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회장, 정종미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장, 이병구 한남대민주동문회장이 함께 낭독한 특별결의문에는 오월정신 계승과 내란종식, 사회대개혁 실현의 목소리가 담겼다. 또한, 오월정신 전국화와 현재화를 위해 건립을 추진 중인 '오월걸상' 건립 운동 동참에도 호소했다. 특별결의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오월정신 계승을 위한 대전지역 특별결의문 |
지난해 2024년 겨울, 우리는 '비상계엄'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군인과 헬기, 탱크를 보았다. 1980년 5월을 경험했던 이들에게는 악몽이었고, 오월에 빚진 사람 들은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아 나섰다. 8년 만에 다시 차가운 광장으로 나온 시민들에게 5.18은 빛이자, 희망이었다.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은하수네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곳곳에서 5.18 민중항쟁 정신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우리는 오월정신 계승으로 내란종식과 사회대개혁 실현에 나설 것이다. 그리고 민중승리를 위해 끝까지 민주광장을 지켜낼 것이다.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세력의 헌정질서 파괴와 국민들에 대한 참혹한 학살에 맞선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의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었다. 45년 만에 부활한 계엄은 오월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며, 살아 있는 현실임을 일깨웠다.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과거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위협하는지 똑똑히 보았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다시는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월정신을 이어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윤석열 재구속과 내란세력 척결은 우리의 책임이자 약속이다.
5.18민중항쟁 정신을 계승하고자 대전시민들의 뜻과 의지로 '오월걸상'을 건립할 것이다. 오월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심장이자, 뿌리다. 오월정신을 전국화하고 현재화하기 위해 전국 열 번째 '오월걸상'을 대전지역에 건립할 것이다. 대전시민들에게 호소한다.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우리의 힘과 의지로 지켜내고 완성될 것이다. 내란종식과 사회대개혁을 위해 끝까지 광장을 지켜내자. 그리고 오월정신을 후대에 이어주기 위해 오월걸상 건립에 다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가슴 뜨겁게 호소한다.
2025년 5월 9일
대전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