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담회 참여자들30여명이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를 외쳤다. ⓒ 4.16해외연대
5월 9일 오전 7시(한국시각), 고 임경빈 군 구조 방기 항소심에 대한 논의와 진상 규명, 안전 사회를 향한 과제를 나누는 간담회가 열렸다. 스프링세계시민연대, 뉴욕뉴저지세사모, 미시간세사모, 샌프란시스코공감, 4.16해외연대가 공동주최한 간담회에는 경빈 엄마 전인숙씨, 4.16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 창현 엄마 최순화씨, 4.16연대 김선우사무처장이 함께 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경빈 군의 구조지연에 대한 해경의 책임을 묻는 민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작년 6월 1심은 해경의 직무 위반과 국가의 배상 책임은 인정했으나 고의·중과실은 아니라며 해경지휘부(김석균, 김수현, 김문홍, 이재두)에 대해 면책했다. 이에 유가족과 4.16연대는 정의로운 판결을 위해
항소했고, 대한민국 정부도 이에 맞서 항소했다. 유가족, 4.16연대와 재외동포들은 공무원의 구조의무 위반에 책임을 묻는 선례를 남기기 위해
탄원서 제출과
국민항소단 참여를 요청해 왔다. 이번 간담회는 항소심을 중심으로, 국가 책임을 묻는 싸움의 현재와 시민들의 연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간담회 포스터세월호 구조방기 항소심 승리를 위한 온라인 간담회 ⓒ 4.16해외연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실을 향한 유가족들의 싸움
뉴욕뉴저지 세사모 김대종씨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지난 11년 동안 구조되지 못 한 아들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싸워 온 전인숙씨는 '병원 치료를 받으며, 기억 교실에서 학생들의 존재를 알리고 안내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창현 엄마 최순화씨는 진도 팽목항과 정읍 황토연에 조성된 기억의 나무들을 돌보며 아이들의 이름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가족들과 함께 매주 주먹밥을 만들고 광장을 지켰다"며, "11주기 추모 활동과 함께 대선 후보들에게 세월호 과제 이행 약속을 받기 위한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를 외면하지 않기 위한 활동들이 계속되고 있다.
경빈군 항소심의 쟁점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임경빈 군은 맥박이 있는 상태로 발견됐지만 해경의 이송 지연으로 사망했다. 현장 응급조치는 있었으나, 해경 지휘부는 헬기 등 이송 수단을 활용하지 않았다. 임군은 무려 4시간 40분 동안 여러 함정을 전전하다 병원에 도착했을 땐 사망한 상태였다.
1심 재판부는 해경 지휘부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국가에 대해 1000만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 불복해 현재 항소가 진행 중이다. 시민들과 해외 동포가 참여한 '국민항소단'은 2657명이 가입했고, 2858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항소비는 약 1500만 원이 모금되어 변호사 및 홍보 비용에 사용되고 있다.
참석자들은 검찰 수사의 실패와 책임자 처벌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시작된 검찰 수사와 문재인 정부의 특별수사단 모두 구조 총책임자들에 대한 기소에는 실패했다. 김석균 전 해경청장 등 당시 지휘부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책임은 흐려졌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간담회에서는 구조 지연과 방기, 그리고 은폐 시도에 대한 책임은 단순한 해경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조직 차원의 범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강조되었다.
법과 제도로 바뀌어야 할 사회
참석자들은 국민들의 의식은 분명히 변했지만, 국가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사 이후 피해자 가족들이 목소리를 내고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되었지만, 여전히 피해자 개인이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앞으로 살아갈 세대에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다짐과 함께,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피해자의 진실 접근권과 추모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모였다.

▲세월호 구조방기 항소심 승리를 위한 간담회(시계 방향, 위) 뉴욕뉴저지 세사모 김대종씨, 경빈엄마 전인숙씨, 4.16연대 김선우 사무처장 (아래) ⓒ 4.16해외연대
항소심 이후의 방향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 시간"
항소심 판결은 1심의 보수적 판결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판결 결과와 관계없이 법 개정, 제도 개선 운동은 이어질 예정이다. 4.16생명안전공원 조성, 목포 신항의 세월호 선체 정비, 연대 활동 등 기억을 지키고 안전을 향한 활동이 계속될 것이다.
시민들에게는 "국민항소단 참여, 탄원서 서명, 홍보와 문화 예술을 통한 기억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빈군 사건이 구조 방기 책임을 묻는 법적·사회적 길을 여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다짐으로 간담회는 마무리되었다. 간담회는 4.16해외연대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