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5.05.09 09:22최종 업데이트 25.05.09 14:30

스마트폰에 빼앗긴 주의력, 뇌과학으로 되찾기

[서평] 가바사와 시온 지음 <집중의 뇌과학>

나는 퇴직 후에도 일의 몰입을 즐기는 편이지만, 스마트폰의 방해는 항상 문제였다. 퇴직 후 해야 할 일은 줄었지만, 생각은 오히려 더 산만해졌다. 스마트폰 화면 속 세상은 끊임없이 나의 '주의'를 끌어당기며 멈출 틈조차 주지 않았다. 우리의 뇌는 매일같이 '주의력의 낭비장' 속에서 흔들린다.

"5분만 보자"는 스마트폰은 어느새 50분을 삼켜버리고, 집중은커녕 하루의 방향조차 잃은 날들이 이어졌다. 그런 시기에 만난 책이 바로 <집중의 뇌과학>이다. 마치 한 줄기 길잡이처럼 나를 이끌어준 책이었다.

가바사와 시온은 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을 쉽고 대중적으로 풀어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이 책은 단지 집중력을 높이는 '기술서'에 그치지 않는다. 삶의 우선순위를 바로잡고, 뇌와 몸을 정비하는 데 꼭 필요한 '정직한 제안서'다. 단순한 집중력 향상법을 넘어, 뇌과학에 기반한 주의력의 본질과 회복 방법을 차근히 안내한다.

집중의 뇌과학-가이사와 시온(지은이)
집중의 뇌과학-가이사와 시온(지은이) ⓒ 현대지성

책의 전반부에서는 현대인의 뇌가 얼마나 자주 방해받고 산만해지는지를 설명하며, 후반부에서는 실제로 적용 가능한 해결책들을 소개한다. 60세를 넘긴 나에게 이 책은 '인생 후반부를 맑게 살아가기 위한 지침서'가 되었다. 더 집중하고, 더 단순하며, 더 깊이 있게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뇌를 위한 명상이자, 삶을 위한 리셋 버튼이다.

AD
AI 시대, 집중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하루에도 수십 번 확인하며 주의력을 빼앗기고, 몰입이 깨지는 일이 다반사다. 현실을 돌아보면, 우리는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리고, 숏폼 콘텐츠에 시간을 흘려보내며, 끊임없는 알림에 집중을 방해받는다. 집중력 상실은 이제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무엇이든 스마트폰으로 금세 찾아보는 세상에서 우리는 머릿속을 더듬어 기억해보려는 습관조차 잃어가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뇌의 사고력과 기억력은 점점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30~50대에 디지털 치매를 경험한 사람은 노년에 알츠하이머나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스마트폰은 작업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뇌를 지치게 하며, 장기적으로는 인생의 만족도와 행복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61쪽)

스마트폰 사용시간(자료사진)
스마트폰사용시간(자료사진) ⓒ pixabay

이 책은 주의력이 흐트러지기 쉬운 인생 2막에서 자신의 삶에 몰입하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는 안내서이다.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뇌의 힘을 되찾아 나만의 리듬을 만들도록 도와준다. 작아 보이지만 강력한 변화의 시작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높은 집중력은 정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처리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재확인이나 잘못된 이해를 줄일 수 있다. 이 책은 집중력을 키우기 위한 실천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작업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쉽고 확실한 습관'을 열거한다. △ 7시간 숙면 △규칙적인 운동 △야외 활동 △독서 △새로운 분야 학습 및 암기 △간단한 암산 △보드게임 즐기기 △요리 △마음챙김 명상 등 (46쪽).

"좋은 소식은 누구든 나이와 상관없이 연습을 통해 작업 기억 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꾸준히 연습하면 누구나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43쪽)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인지 예비력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심지어 60대 이후에도 말이다." (69쪽)

"지속적인 학습은 80세, 90세, 심지어 100세까지도 인지 능력을 유지하게 한다." (70쪽)

이 책은 일정 관리, 실수 줄이기 등 일상에서 즉각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실용적인 솔루션도 제안한다. 그중 '가바사와 투두리스트'는 백미다. 저자가 고안한 이 시스템은 집중도에 따라 업무를 분류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순간 생산성이 눈에 띄게 향상될 것이다. 저자 역시 이를 "뇌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도구"라고 소개한다. (84쪽)

이제 우리는 '자신의 주의력을 다시 되찾고', '뇌를 잘 관리하며 살아가는 기술'을 익혀야 할 때다. 저자는 그 길을 어렵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제시한다. 나 또한 이 책에서 배운 대로 하루의 시작에 단 한 가지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러자 조금씩 '나를 되찾는 감각'이 깊어져감을 느낀다.

집중력은 삶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대단한 성과를 내는 사람과 늘 시간에 쫓겨 허덕이는 사람의 차이는 결국 '집중력'이다. 이 책은 그런 집중력의 세계로 독자를 한 차원 끌어올려 줄 것이다. 산만함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주고, 방향타를 바로잡게 해준다.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는 삶만이 지친 뇌를 치유하고, 진짜 나를 만나는 길임을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복잡한 이론 없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뇌의 사용 설명서'같은 책이다. 특히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우리 세대에게, 산만한 세상속에서도 '나만의 몰입 시간'을 알려주는 든든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잘 쉬고 잘자는 것, 그것이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스마트폰을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하고, 하루 2시간 이하로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등 바람직한 습관을 들이면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래서 나는오늘부터, 스마트폰을 거실에 두고 침실에 들기로 했다.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이, 집중력과 함께 나의 삶을 바꾸어 줄 것으로 믿는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집중의 뇌과학 - 뇌과학으로 설계하는 22가지 집중력 극대화 솔루션

가바사와 시온 (지은이), 이은혜 (옮긴이), 현대지성(2025)


#집중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브런치 작가이자 시인 이점록입니다. 소통과 공감으로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