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 김문수 페이스북
[기사보강: 7일 오후 1시]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세계적인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의 사진을 무단 사용해 홍보했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페이커 소속사이자 게임단 티원(T1)은 6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일부 정치 관련 콘텐츠에 페이커 선수의 이미지 및 선수를 상징하는 문구가 사용된 사례가 확인됐다"라며 "페이커 선수는 어떠한 정치적 입장, 정당 혹은 정치 캠페인과 무관함을 밝힌다"라고 알렸다.
앞서 김 후보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페이커가 자주 하는 '쉿' 포즈를 따라하는 사진과 함께 "내가 책임질게, 끝나! 끝나!"라는 문구를 담은 홍보물을 올렸다. 이 역시 페이커가 과거 대화에서 했던 화제가 됐던 말이다.
김 후보는 이 게시물에서 해시태그로 '#페이커'를 직접 언급하면서 관련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프로게임단 티원(T1) 공식 소셜미디어 입장문 ⓒ T1
김 후보 캠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진이 공식 프로필 사진이라면서 "이번 촬영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LoL 게임의 전설이자 세계 1위 e스포츠 선수로 손꼽히는 페이커가 과거 촬영했던 국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포즈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마무리 선언' 밈을 차용한 것으로, 대선에 임하는 후보의 결연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라며 "김 후보의 공식 프로필 사진은 향후 각종 홍보 콘텐츠와 유세 현장에서 적극 활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6일에도 자신의 이 사진과 '쉿' 포즈를 하고 있는 페이커의 사진을 함께 올렸고, 이에 페이커와 e스포츠 팬들의 반발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에 "페이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페이커 해시태그 지워라" 등의 댓글을 올리며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T1은 "페이커 선수의 이미지 또는 관련 표현이 특정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위와 관련하여 게시글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선수에게 어떠한 피해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7일 현재 김 후보는 페이커의 사진을 올린 게시물을 페이스북 계정에서 삭제했으며, 다른 홍보 게시물에서도 '#페이커' 해시태그를 뺐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의 공식 프로필 사진은 향후 각종 홍보 콘텐츠와 유세 현장에서 적극 활용될 예정"이라던 공지는 지켜지지 못했다. 다만, 캠프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면서 별도로 언론에 공지하거나 설명하지 않았다. 또한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이미지는 그대로 남아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 선수의 생일이라, 팬덤을 중심으로 한 비판 여론에 더 기름을 끼얹고 있는 상황이다. 김문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캠프 사무실에서 만나 "지금 우리 캠프 측에서 그보다 더 중한 일(단일화)이 있어서 해당 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를 하지 못했다"며 "페이커 선수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항의가 있었다면 인스타그램 게시글도 내리는 게 적절할 수 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