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6일(현지 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두코바니 원전 계약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산업통상자원부제공
체코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으로 신규 원전 서명식에 급제동이 걸린 가운데, 최종 계약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체코 법원은 지난 6일(이하 현지 시각)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경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정식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와의 최종 계약 서명을 중지해야 한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당초 7일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열리려던 최종 계약 서명식이 중지되고,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한국 정부·국회 합동 대표단은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쌀 위기에 처했다. 대표단은 다행히 서명식 이외 체코 총리 및 상원의장 면담 등 다른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7일 오전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계약이 불가피하게 연기될 수밖에 없다"면서 "며칠일지 몇 달일지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 못한 상황이 있으나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해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과 역량을 키울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체코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한 시각 체코행 비행기를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체코 정부 측은 (소송이)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해서 (한국을) 초청하는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체코 정부의 판단이 법원 판결과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아가 "같은 사안을 두고 체코 반독점 당국(UOHS)이 두 번이나 명확하게 판결한 바 있어 본안 소송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체코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 결정을 한 것인데 하루하루가 어마어마한 기회비용이 드는 작업인 만큼 과도하게 (최종계약이) 지연되도록 체코 정부에서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최종 마무리 단계까지 와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사업자 입장에서, 팀코리아를 이끄는 입장에서 당황스럽고 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간담회에서 "체코 정부는 지금까지의 입찰 평가과정이 투명하고 법에 따라 진행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6시께 체코 현지에 있는 특사단장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행은 이어 "우리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최종 계약에 이를 수 있도록 체코 측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