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년간 강원도 인구는 1%대의 증가세를 보였는데 주택용 전력 사용량과 한국 전력 고객 수는 30~40%대의 증가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1인 가구 증가·고령화 탓이다.
한국전력공사 전력데이터개방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전력 통계를 살펴본 결과 2008년부터 2024년까지 강원특별자치도(강원도)의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46.6%, 고객 수는 32.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강원도의 인구는 고작 1.47% 늘어난 것에 불과했다.
강원 18개 시군, 인구는 줄어도 1인당 전력 사용은 증가

▲강원도 내 주택용 전력 사용량 상위 5곳의 2008년, 2024년 비교 그래프다. ⓒ 안디모데 기자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모든 강원도 내 지역에서 상승했다. 그중 가장 많은 소비를 한 지역은 '원주시'다. 2008년도에 약 3.6억 킬로와트시(kWh)를 사용했으나 2024년에는 72.7% 증가해 약 6.3억 kWh를 소비했다. 2008년 당시에도 주택용 전력 사용량 1위였던 원주시는 전력 사용량 2위인 춘천시(2024년 기준 약 4.8억 kWh)와 큰 격차가 없었지만, 2024년에는 두 지역 간 차이가 약 1.5억 kWh에 달했다. 증가율에서도 원주시는 2008년 대비 지난해 전력 사용량이 72.1%나 증가해 1위를 차지했고, 횡성군(61.5%), 양양군(59.3%)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주택용 전 사용량은 도내 모든 행정구역에서 증가했다.

▲강원도 내 주택용 전력사용량 증가율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 안디모데
주택용 전력 사용량이 도내 모든 행정구역에서 증가한 만큼 인구도 증가했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달랐다. 도내 지자체 11곳에서 인구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양양군은 도내에서 주택용 전력 사용량이 3번째로 많이 증가한 지역임에도 2008년 대비 1.45%의 인구가 감소했다. 화천과 속초 역시 전력 사용량 증가세가 5, 6위였지만 인구는 오히려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강원도내에서 인구수가 감소한 지역의 주택용 전력 사용량 증가율과 인구수 증가율을 비교한 그래프다. ⓒ 안디모데 기자
1인당 주택용 전력 사용이 가장 높은 지역 5곳을 살펴봐도 인구가 증가한 지역은 원주시 한 곳뿐이다. 속초시는 지난해 1인당 1천776kWh를 소비, 도내에서 1인당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았지만, 인구는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그 뒤를 이은 양양과 평창도 1인당 각각 약 1770, 1740kWh를 소비, 도내 2, 3위를 차지했으나 역시 인구는 감소세다.
인구 감소세에도 한국 전력 '고객 수'가 증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인구수를 함께 살펴보면 화천군은 인구가 감소했음에도 약 70%에 가깝게 고객 수가 증가했고, 인구수가 17년 전과 비슷한 횡성, 인제, 양양도 고객 수가 40%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형적 전력 증가, 1인 가구·
고령화가 원인
한국전력 강원본부는 인구수의 큰 변화가 없음에도 주택용 전력 사용량이 증가한 이유로 고령화와 1인 가구 비율을 꼽았다. 한전 강원본부 관계자는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것은 고령화 비율과 1인 가구 수가 증가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고령 인구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전력 소비가 많고, 1인 가구의 증가로 전자 제품 사용이 중복적으로 늘어났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박종문 인천테크노파크 미래에너지센터 책임연구원도 1인 가구 증가를 이유로 꼽았다. 그는 "한 가구의 인원이 4명이라고 가정하면 4명분의 세탁, 취사 등은 한 번에 이뤄진다. 하지만 1인 가구가 4곳이라면 같은 일이 4번 반복된다"며 "세대수 증가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인구수라도 가구 수가 많아지면 당연히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가구 수 증가량과 1인 가구 수 증가량 비교 그래프다 ⓒ 안디모데 기자
실제로 1인 가구 수와 고령인구는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왔다. 국가통계포털의 1인 가구 비율과 지역별 가구 수를 분석한 결과 강원도의 2023년 총가구 수는 2010년도 대비 25.22%(14만 659 가구) 증가했으나, 이 중 약 82%(11만 5천644 가구)를 1인 가구가 차지했다. 1인 가구 수만 놓고 봐도, 2023년도 강원도의 1인 가구 수는 2010년에 비해 8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가구 수 증가의 대부분을 1인 가구가 견인한 것이다.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도 증가했다. 2024년 강원도의 고령인구 비율은 38만 4970명으로 25.4%에 달했다. 이는 2008년도 대비 11.5%p 높은 수치다. 통상 고령인구 비율이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하는데 강원도는 이미 2020년에 20.7%를 기록하면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덧붙이는 글 | 안디모데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