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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당진시 소재 당진화력발전소 모습
충남 당진시 소재 당진화력발전소 모습 ⓒ 백윤민 기자

충남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일대가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이하 당진화력발전소) 내 석탄 저장시설에서 발생한 자연발화로 심한 악취와 유해가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숨 쉬는 것조차 어렵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발전소 측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진시민 A씨는 지난 25일 "4월 18일, 당진화력 내 3곳의 석탄 저탄장 중 옥내형 3저탄장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장기간 쌓인 석탄이 산화 과정에서 축적된 열로 인해 스스로 불이 붙는 자연발화 현상에, 발전량 감소로 인한 석탄 사용량 저하와 최근의 건조한 날씨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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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로리 주민들은 썩은 연탄과 유사한 역한 냄새와 함께, 코를 찌르는 듯한 암모니아 계열의 악취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바람을 타고 유해가스가 마을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주민들은 농사철임에도 불구하고 바깥출입을 극도로 꺼리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 민간환경감시센터에 따르면 공식적인 화재 발생 이전부터 이미 가스 냄새 관련 민원이 잇따라 접수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발전소 측의 초기 대응 실패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진시 관계자는 "해당 저탄장에는 약 28만 톤의 석탄이 저장돼 있으며, 현재 발화된 구간은 약 7천 톤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소방 당국과 발전소 측은 뒤늦게 살수 작업과 중장비를 이용해 석탄을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압판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악취와 유해가스 확산 방지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지역구 어기구 국회의원과 당진시 환경관리사업소, 충남도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수습 상황을 점검했지만, 정작 주민들이 요구하는 발전소 측의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특히, 발전소 측이 "9호기를 가동해 석탄을 빠르게 소진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해물질 배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인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당진화력 저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해온 고질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성을 더한다. 당진화력에서는 지난 2015년 저탄장 화재, 2018년 자연발화로 인한 장기 가스 유출 사고 등 유사한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인근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악취와 유해가스에 시달려왔다. 이는 화력발전소 주변 주민들이 겪는 환경 피해와 건강 위협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명백한 방증이다.

주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위협하는 유해가스 확산 문제에 대해 당진화력발전소는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주민들의 불안을 즉각적으로 해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 환경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인 화력발전소와 그 주변 주민들의 고통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2019년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2024년까지 저탄시설 옥내화 의무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진화력본부 관계자는 "지난 18일 당진발전본부 옥내저탄장 재고 석탄 더미 일부에 자연발화가 발생했다"며 "석탄발전 감소로 인해 발전소 가동률이 낮아져 석탄 연료 재고 기간이 증가한 것이 이번 현상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18일부터 저탄 온도를 낮추고 살수, 중기 압탄 등 냄새 차단을 위한 조치를 강화했으며, 21일부터 발전기를 추가 가동하여 현재 취약 탄종을 최대로 소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앞으로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냄새 차단 조치를 지속 시행하며, 당진시 및 민간환경감시센터와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지역주민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 표명에도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i에도 실립니다.


#당진화력발전소#한국동서발전#당진시#저탄장화재#당진발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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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미 (mediai) 내방

안녕하세요. 미디어 i 기자로 활동을 하고 있는 백윤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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