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막말 리스크'의 중심에 선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인 장예찬 예비후보가 1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김보성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장예찬씨가 복당을 신청하자 당내에서 바로 반발이 튀어나온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의 "(조기 대선에서) 당의 문을 다시 활짝 열겠다"라는 발언과 맞물렸는데, 정연욱 의원과 수영구 당원들이 규탄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비대위 장예찬 복당 논의는 수영주민에 대한 모독"
전 청년최고위원인데도 공천 취소에 반발해 당을 뛰쳐나갔던 장씨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단 소식에 25일 부산 수영구 시의원과 국민의힘 당원들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규탄의 목소리를 키웠다. 현장에는 '수영구민을 두 번 죽이는 거냐', '국힘 지도부 제정신이냐' 등의 글이 적힌 펼침막이 나붙었다.
'장예찬 복당 반대'라는 손팻말을 일제히 든 수영구 당협 수십 명은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당지도부의 장예찬 살리기 꼼수 결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며 "장예찬은 앞에서 선당후사를 외쳐놓고선 대통령 1호 참모팔이로 당의 분열을 부추겼다"라고 비판했다.
장씨의 선거법 판결을 문제 삼지 않는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장씨는 허위 학력, 여론조사 왜곡 등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아 현재 항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이를 놓고 참석자들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의혹은 맹비난하면서 내부 범죄는 모른 척하는 이중잣대 정당이 됐다"라고 자조 섞인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 부산 수영구당원협의회가 2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장예찬 복당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도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부산 수영)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적으로 이 사안을 공론화했다. 정 의원은 "당내 특정 인사들만 스토커처럼 공격하는 광기 어린 행동을 묵인하고 복당의 문을 연 당의 행태는 대선을 위한 포용이 아니라 분열"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비대위가 민심에 역행하려는 의도와 배경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엄중한 민심을 직시하고 어떤 명분도 없는 장예찬의 복당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정동만 부산시당 위원장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직에서 물러나라"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 복당 신청서를 낸 장씨의 당원 자격 회복 여부는 심사와 비대위 결정을 통해 확정된다. 지난 21일 회의에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자유 진영이 모두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라며 통합을 강조한 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당시 권 비대위원장은 "당의 문을 다시 활짝 열겠다. 잠시 당을 떠났던 분, 다른 정당에 몸담았던 분들,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총선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아 예상됐던 갈등 폭발에 다소 신중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문호를 개방하더라도 엄격한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단 지적이다. 이날 기자들을 만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관련 질문이 나오자 "(권 비대위원장의 말은)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모든 세력을 포용해 대선에 임하겠단 취지이기 때문에 그런 원칙 입각해 철저한 심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