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정훈 위원장의 퇴장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 남소연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논란은 정리가 됐다. 정치적, 법률적으로 정리된 역사적 사실을 다시 박선영 진화위(진실화해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 위원장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박선영 진화위원장 : "5.18에 대해 아직도 논란은 많이 있지 않나."
이미 역사적, 법적 논거는 물론 심지어 전두환씨 인터뷰 등으로 사실 무근으로 종결된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박 위원장의 반복된 대답은 "아직도 논란이 있다"였다. (관련 기사 :
전두환 "광주의 북한군 600명? 난 처음 듣는 얘기")https://omn.kr/k1q5.
박선영 질타하자 "예의" 말한 국힘... 용혜인 "희생 영령한테 예의 지켜라"
전임 김광동 전 진화위원장이 휩싸인 '5.18 북한 개입설' 주장 논란이 오마주되는 모습이었다. 박 위원장은 24일 국회 행안위 현안질의 중 나온 김 전 위원장의 인식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전체 맥락을 모른다"고 답을 피했다. 이후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런 논란이 있는 것은 알지만 개입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른다"는 같은 대답을 내놨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논란 중인 것을 잘 안다" 등의 모호한 답변이 이어졌다.
"그래서 자격이 없다. 그따위 역사 인식으로 여기 앉아 있는 걸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 위원장의 답에 야권 의원석이 들썩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박 위원장을 향해 "국민은 다 안다"고 소리치자, 국민의힘 측에선 "(박 위원장에게) 예의를 지켜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용 의원은 이에 "누구한테 예의를 지키나. 5.18 희생 영령들한테 예의를 지켜라"고 맞받았다.
신 위원장이 다시 "여야와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부분은 이미 종료된 문제"라면서 "진화위원장이라는 분이 이 자리에서 '아직도 논란이 있어 모른다'고 하면 안 된다"면서 재차 발언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논란 있음'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고성공방이 오가는 사이, 신 위원장은 박 위원장에게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퇴장을 명령했다. 신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이 참 불행한 게 인사 문제다. 최소한의 표준 자격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속적으로 답변 기회를 드렸다. (이제) 그 자리에 계실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퇴장 명령을 제게 할 수 없다"며 버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도 "원하는 답변을 안 한다고 퇴장시키느냐"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신 위원장은 "(내가) 맘에 안 드는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적 시민이라면 결코 용납해선 안 될 발언을 진화위원장이 했다"면서 "최소한 국회에선 (논란 종결이) 여야 합의된 이야기고 (심지어) 윤석열 정권에서도 광주 민주화운동을 헌법 정신에 담겠다고 한 것으로, 이 공방은 더더욱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국회 경위를 통해 퇴장 명령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국회 측의 요청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정회 뒤 공방 지속... "질의 의미 없다" 판단에 이석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정훈 위원장의 퇴장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 남소연
퇴장 공방이 지속되는 사이, 결국 신 위원장은 잠시 회의를 멈춰 세웠다. 박 위원장은 이석하지 않고 회의가 재개될 때까지 계속 착석했다. 속개 후엔 여야 간사 간 합의를 통해 진화위에 대한 현안질의를 거두고 박 위원장에게 이석을 요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2차 논란은 박 위원장이 '퇴장 명령'에 대한 사과를 위원장에게 요구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광주 영령들한테 사과해라. 그 사실을 모르면서 거기 있는 걸 부끄러워 해라."
야권 의원들의 질타에 박 위원장은 "인격권 모독 하지 마라"고 따졌다. 용혜인 의원은 "광주를 모독하지 마라"고 다시 되받았다.
"진짜... 5.18 가지고 그러시면 안 된다. 최소한의 공감대가 있어야지... 제발 좀! 국가기관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하 국민의힘 의원님들도 나무라셔야지..."
소란 속에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벌떡 일어나 울분을 토하듯 소리쳤다. 박 위원장은 그럼에도 "국회의원이라고 정부 요인을 불러놓고..."라고 말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뚫린 입이라고 아무 말 하는 것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결국 신 위원장은 "이석해달라"면서 "(진화위원장에 대한 질의가) 의미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했다.
한편, '북한군 개입설'은 5.18망언 사태의 단골 소재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에도 관련 논란을 제기한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당내 징계 논의가 진행된 바 있다. (관련 기사 :
한국당 '5.18 망언' 역사... 제명 요구, 이전에도 있었다 https://omn.kr/1hay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