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봉주영
'12.3 윤석열 내란'을 옹호하는 네이버 댓글이 지난 1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1차 체포 시기를 기점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댓글도 지난 12월 한 매체의 허위보도 이후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네이버 댓글 51만 개를 분석한 결과로, 내란 사태 관련 포털 댓글 여론의 구체적인 수치가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12.3 윤석열 내란 사태' 관련 주요 사건이 발생한 특정 12일 동안 네이버 정치분야 기사에 달린 댓글 398만 4762개 중 '내란 사태'를 다룬 보도 기사 4646건의 댓글 51만 3222건을 수집했다(자세한 분석 기법은 하단 내용 참조).
수집대상 기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던 2024년 12월 3~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던 2024년 12월 13~14일 ▲ 윤 전 대통령의 1차 체포 시기인 2025년 1월 3~4일 ▲2차 체포 시기인 1월 15~16일 ▲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1월 19~20일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출석 첫 번째 날인 1월 22일~23일 등 6개 시기로 구분하고,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을 대상으로 한정했다.
6개 시기로 시점을 나눈 이유는 계엄, 탄핵안 통과, 윤석열 1,2 체포 시도, 구속, 구속 후 첫 헌법재판소 출석 등 헌정 초유의 사건들이 발생한 상황과 해당 사건이 벌어진 이후 기사와 댓글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 기준으로 6개 시기로 구분... 내란 옹호 댓글 14.55%
그 결과 전체 분석 대상 댓글 51만 3222건 중 윤 전 대통령의 내란을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은 7만4651건(14.55%)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43만 8571건은 내란 비판 혹은 중립 의견이었다. 내란 옹호 댓글 비중이 14.55%라는 수치는 당시 여론 상황과 맞물려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그 기간 내란 옹호 단체들의 조직적인 댓글 작업 등으로 네이버 관련 기사 추천 댓글에서 '내란 옹호' 여론이 압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절대적인 비중을 보면 내란 옹호 비율이 높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36%로 탄핵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한국갤럽 지난 1월 3주차 여론조사 (1월 14-1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조사,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응답률 16.3%)를 감안해도 내란 옹호 댓글 여론 비중이 높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번 분석은 '네이버 댓글에 내란 지지 여론' 비율을 수치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인 신남성연대가 채팅방을 만들어 네이버 뉴스 기사에 윤석열을 지지하고, 민주당 등을 비방하는 댓글을 추천하는 여론전을 펼친 사실을 처음으로 추적해 고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단독]공지 10분 만에 "민주당 내란" 댓글 추천 폭등, 윤 지지 단체의 댓글 여론전 (https://omn.kr/2bsxr)
-"MBC 이거 싹 내려" 순식간에 추천 1천개... 윤 지지 단체가 점령한 네이버 댓글 (https://omn.kr/2bt2z)

▲12.3 윤석열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한 지난 1월 3일 오후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연설하고 있다. ⓒ 유성호
내란 옹호 댓글, 계엄 당시 5.6% → 탄핵안 가결 시점 5.9% → 1차 체포 시기 22%로 급증
시기별로 구체적으로 보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1차 체포 영장 집행 시도가 이뤄졌던 1월 3~4일을 기점으로 '내란 옹호 댓글'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계엄령 당시인
2024년 12월 3~4일 내란 옹호 댓글 비중은 5.6%(3만 6227건 중 2021건), 국회 탄핵안 가결 시점인 1
2월 13~14일 내란 옹호 댓글 비중은 5.9%(11만485건 중 6527건)으로, 내란 지지 여론의 비중은 한 자릿 수에 불과했다.
그런데 대통령 1차 체포 영장이 집행될 당시인
1월 3~4일 내란 옹호 댓글 비율은 22%(9만 7839건 중 2만 1538건)로 종전보다 4배가량 급증했다. 이는 지난 1월초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인 신남성연대 측이 텔레그램과 디스코드 등 SNS에 4만여 명이 참여한 '여론정화방'을 만들어, '계엄옹호' 댓글부대를 운영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해당 단체는 '기사 좌표찍기'를 통해, 네이버 댓글을 직접 게시하거나 특정 댓글의 추천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댓글 여론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해당 단체가 댓글 작업을 벌인 네이버 기사는 최소 200여 개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내란 옹호 댓글 비중은 이후에도 두 자릿 수를 줄곧 유지했다. 2차 체포가 이뤄지던 시기인
1월 15~16일 내란 옹호 댓글 비중은 14.8%(11만8822건 중 1만 7573건)였고,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되던
1월 19~20일에는 18%(13만 377건 중 2만 3531건)로 조사됐다.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처음 출석한 날인 1월 22~23일의 경우,
내란 옹호 댓글 비중은 17.8%(1만9472건 중 3461건)로 나타났다.
총 7098건 댓글 임의 추출... 내란옹호 댓글, 6가지 주제로 세분화
<오마이뉴스>는 '내란옹호' 댓글을 윤석열 등 내란 혐의자들에 대한 지지, 계엄의 법적 정당성 옹호, 야당과 외부세력음모론으로 계엄을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정의했다. 총 7098건의 댓글들을 임의로 추출해, 직접 내용을 살펴본 결과 내란옹호 댓글 내용을 주요하게 6가지 주제로 세분화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한 댓글이다. 이는 '부정선거를 잡아내기 위한 계엄'이라는 명분으로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옹호한 것인데, 지난해 12월 <스카이데일리>의 부정선거 허위보도 이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는 공수처와 경찰, 법원 등 수사기관에 비판과 불신이다. 특히 1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구속을 기점으로 해당 댓글의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세 번째는 계엄 사태의 책임이 민주당과 국회에 있다는 댓글들로, 계엄 선포 초기부터 '내란'을 옹호하는 여론의 한 축을 형성했다.
네 번째는 중국 등 외부세력이 반국가세력으로 암약하고 있다는 식의 음모론이다. 중국 등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 정서로 대표되는 내용이다.
다섯 번째는 계엄 선포 자체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내용이고, 여섯 번째는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단순 지지 의사 표명이다.
댓글 주제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2, 3편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댓글 분류 방법 |
51만여 건의 방대한 댓글을 분류하기 위해서 딥러닝 기술을 사용한 KcELECTRA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KcELECTRA는 한국어 자연어 처리를 위한 사전학습 언어 모델로, 텍스트 분류에 우수한 성능을 보입니다. 먼저 취재진은 7098건의 댓글을 무작위 추출한 뒤, 내란지지/반대 의견을 이진 분류했으며, 총 3차례에 걸친 학습 결과를 토대로 수정 보완했습니다. 학습모델의 정확도를 가늠할 수 있는 Train loss값은 0.2282였습니다. 분류 결과 검증을 위해 분류된 댓글 5200건을 샘플링해 확인한 결과, 오분류 비율은 2.54%(5200건 중 132건)로 나타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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