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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국회의 세종 완전 이전."

국민의힘이 국회의사당의 세종특별시 완전 이전을 공언하고 나섰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완전 이전'을 외쳤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된 '청와대 완전 개방' 때처럼 "여의도 국회 부지는 국민께 온전히 돌려드리겠다"라고도 강조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차기 대통령 집무실'을 어디에 둘지 고민하는 가운데, 용산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면서도 대선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충청권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세종시'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이 현재 지지부진하게 진행 중인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을 약속하면서 이슈 선점에 나섰다. 대통령 제2집무실도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권영세 "여의도 언어로 통칭되는 정치 문법 끝내자... 의사당 부지는 국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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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비대위원장은 "올해는 1975년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문을 연 후 50년을 맞는 해"라며 "지난 50년 동안 우리 국회가 정치의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해 왔지만, 최근 다수의 권력의 오만과 입법 폭주, 헌정 질서 훼손, 국정 파괴라는 불행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소위 여의도 언어로 통칭되는 50년의 정치 문법을 과감하게 끝내야 한다"라며 "국회의 세종 완전 이전은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차원이 아니다. 정치의 중심을 지방으로 옮겨 국토균형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효율적 국가 운영을 위한 새로운 정치 질서를 열겠다는 결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이 결단을 책임 있게 마무리하겠다. 그리고 여의도 국회 부지는 국민께 온전히 돌려드리겠다"라며 "서울의 심장부 여의도를 정치의 진지가 아니라 국민의 일상과 문화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공간으로 다시 디자인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시민과 청년, 미래 세대가 자유롭게 공유하는 열린 광장으로 바꾸겠다"라며 "이를 위해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민환원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국민이 그 혜택을 직접 누리도록 국민과 함께 제대로 추진하겠다"라며 "세종 시대를 여는 국회 이전과 여의도를 국민께 돌려드리는 정치 혁신, 그 길에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세종 대통령 제2집무실 건립의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라며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마찬가지로 세종 제2집무실을 국민께 약속드린 바 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는 법률과 예산으로 이를 뒷받침해 왔으며, 향후 대통령 집무실 세종 완전 이전까지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해왔다"라며 "기득권을 완전히 내려놓고 말이 아닌 실행으로 정치의 지형을 바꿔서 국민의 삶을 향한 세종 정치의 시대를 힘차게 열겠다"라고 제시했다.

이재명도 임기 내 이전 공약... 국회·대통령실 이전 탄력 받을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미 세종에 국회 부지가 있을 것이다"라며 "다만 이전하는 건 이미 다 합의돼 있는데 시기나 방법, 이런 부분 구체적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했으나, 2004년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 특별조치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서울특별시가 수도라는 게 '관습헌법'이라는 논리였다. 이에 따라 국회의사당 등 국가 주요 기관을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려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다시 받거나 아예 개헌을 해야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세종시에는 국회 세종의사당 분원이 건립 중이며,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언제 얼마만큼의 규모로 옮길지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명확히 정리가 안 된 상황이다. 대통령 제2집무실 역시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분리될 대통령실의 기능과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

국민의힘에서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완전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를 공약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이 카드를 다시 꺼내든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임기 내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시 이전을 공약한 바 있다.

거대 양당이 국회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시 이전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새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준석 세종시민들 앞에서 "노무현의 꿈·박근혜의 소신 이뤄내겠다"

한편,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도 세종시 이전에 힘을 싣고 나섰다. 이준석 후보는 같은 날 세종 성금교차로 출근길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세종시의 완성에 대한 각 대선 주자들의 이견 때문에 세종시민들이 마음 고생이 심하실 걸로 생각된다"라며 "언젠가는 노무현의 꿈이었고 언젠가는 박근혜의 소신이었던 이 세종시의 완성이라는 것을 개혁신당이 이뤄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와 개혁신당의 선명한 의지"라고 강조하며 "이 논란에 대해 단순히 여론조사를 통해 표 계산을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야말로 리더가 될 자격이 없고, 그저 팔로워가 될 자격만 있는 그런 평이한 정치인"이라고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약 달성에 실패했고,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무리하게 청와대에서 나온 점을 모두 꼬집으며 "저는 그와 다르게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 이후에 바로 세종시에 의사당과 진료실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그때까지는 제가 임시로 서울에서 소규모 집무실을 정부 서울청사에 마련하고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세종시에 새로 건립되는 의사당과 집무실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집무)공간이 이동한다는 것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를 바꿔내야 되는 그런 의미가 있다"라며 "입법부와 행정부가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어서 이제 더 이상 공간의 분리로 인한 단절이 이루어지지 않게 하고 싶다. 그래서 진짜 협치가 피어나는 공간으로 세종시가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 공간 같은 경우에는, 아까 말한 의사당과 함께, 세종에 신속히 건축을 시작하면 저는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차기 대통령 임기 내에 '세종시대'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주소지가 지금은 한남동인데, 세종시로 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거는 최대한 신속한 추진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조기대선#대통령실#국회의사당#2025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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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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