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적대 매체는 맨 마지막에 질문"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에 나서는 홍준표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경선캠프에서 열린 국방-외교-통일 분야에 대한 '선진대국시대 비전발표회'에서 "적대 매체는 맨 마지막에 질문해달라"고 요구한 뒤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뉴스>! 우리한테 적대적인 언론은 맨 마지막에 질문하세요."
호통과 폭언의 연속이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명태균게이트 의혹을 질문하는 <오마이뉴스> 등의 언론사를 "적대 언론"으로 규정한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같은 전과 4범 중범죄자가 대선에 출마하면 되는지 먼저 물어보라"며 논점을 흐렸다.
전날 <뉴스타파> 기자의 질문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에 대한 사과도 거부했다. 홍 예비후보는 "기자분들이 묻는 자유가 있듯 질문을 받는 사람은 질문은 거부하는 자유도 있다"며 "그래야 공평하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대적 언론의 질문은 마지막에 해달라"

▲홍준표 "적대 매체는 맨 마지막에 질문"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에 나서는 홍준표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경선캠프에서 열린 국방-외교-통일 분야에 대한 '선진대국시대 비전발표회'에서 "적대 매체는 맨 마지막에 질문해달라"고 요구한 뒤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홍 예비후보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내 경선캠프에서 국방·통일·외교 분야 17개 과제를 발표한 뒤 "질문을 받겠는데 적대적인 언론의 질문을 마지막에 해 주시면 내가 답변하겠다"고 운을 뗐다. 전날 기자회견장에서 <뉴스타파> 기자가 이름과 소속을 밝히고 질문을 던지려 하자 "됐어! 저기랑은 안 해"라며 황급히 자리를 떠난 일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관련 기사 :
<뉴스타파>가 질문하자 나가버린 홍준표 "됐어! 저기랑 안 해").
이후 <오마이뉴스>는 홍 예비후보의 예고대로 맨 마지막에 질문 기회를 얻어 "(명태균씨를 만난 적 없다던) 후보의 해명과 달리 최근 후보가 명씨의 여론조사를 받아본 정황 등이 나오는데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최근 <뉴스타파>는 이른바 '명태균 PC'를 입수해 홍 예비후보가 무소속 국회의원이던 시절 명씨의 여론조사를 활용해 복당했으며 여론조사 비용을 홍 전 시장의 아들 친구이자 대구시 공무원으로 채용된 최아무개씨가 대납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이어오고 있다.
홍 예비후보는 <오마이뉴스>의 명태균게이트 질의에 즉각 삿대질과 호통으로 응수했다. 홍 예비후보는 기자에게 '이재명 후보에게 가서 형수 및 여배우와 관련된 문제, 검사 사칭 문제를 먼저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으로 답변을 피했다.
이어 "대통령을 사칭하고 다니는 전과 4범, 중범죄로 기소된 범죄자가 대선에 출마하면 되는지를 물어야지 이 문제는 일체 함구하고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명태균을 질문하느냐"며 "그런 식이니 내가 기가 막히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부겸·김동연 이런 예비후보가 나와 그런 주장을 하면 이게 도덕성 검증이구나 납득이 간다"며 "그런데 이 예비후보가 대통령감인가. 이런 짓을 한 사람에게 <오마이뉴스>가 좌우가 없는 정론지라면 먼저 물어보는 게 순서가 아니겠나"라고 거듭 주장했다.
<뉴스타파> 기자의 질문을 '패싱'한 데 대해선 "<뉴스타파>에서 무엇을 질문하려고 했겠나, 명태균 아니겠나"라며 "기자들이 질문의 자유가 있듯 질문을 받는 사람도 질문을 거부할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주변에 모여 있던 지지지들 사이에서는 "옳소"라는 호응이 나오기도 했다.
기자회견 내내 편향된 언론관도 숨기지 않았다. 홍 예비후보는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이 속한 언론 매체명을 일일이 확인하며 "아 난 또 <뉴스타파>인줄 알았다", "이 언론사는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홍 후보는 명태균 게이트 관련 질문이 나올 것을 대비해 답변을 준비한 듯, 미리 수첩에 적어온 내용을 보면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공세로 '명태균 의혹' 물타기에 나섰다. 또 기자회견이 끝난 후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영상을 홍 후보의 유튜브 채널인 'TV홍카콜라'에 올려 지지층을 겨냥한 홍보에 사용하고 있다.
한편 이날 홍 예비후보는 "홍준표 정권의 외교원칙은 남북핵균형, 무장평화, 체제경쟁, 국익우선 실용주의"라면서 ▲한·미핵공유 ▲ 모병제 대폭 확대 ▲ 군가산점 도입 ▲ 평양-서울 대표부 설치 등 17개 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