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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그 눈부신 생명 하나하나가 헛되이 잊히지 않도록 진실과 책임, 기억과 약속의 내일로 나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대전시민들이 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 묘역에 모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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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현충원에는 세월호 참사로 순직한 고창석·양승진(인솔교사)·박육근(2학년 부장교사)·유니나(2학년1반)·전수영(2학년2반)·김초원(2학년3반)·이해봉(2학년5반)·이지혜(2학년7반)·김응현(2학년8반)·최혜정(2학년9반)·남윤철(2학년6반-청주 안장) 단원고 교사와 세월호 구조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소방본부 소속 정성철·박인돈·안병국·신영룡·이은교 소방관, 세월호 의사자 양대홍·박지영·정현선 승무원 등 18명이 안장되어 있다.

대전지역단체들은 지난 11년 동안 해마다 4월 16일이 되면 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열어 이들에 대한 추모와 함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다짐해 왔다.

이날 기억식에는 세월호 희생자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와 고 김응현 교사의 형 김응삼씨 등 세월호 참사 순직교사 유가족,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권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을 비롯한 소방공무원 등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또한 신은 전교조 대전지부장, 김용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김창근 대전충청 5.18 민주유공자회 회장, 문성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율현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김제선 중구청장, 방진영 대전시의원, 신혜영·서다운·손도선 대전서구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기억식에는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세월호 참사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억식은 추모 묵념과 대표자 헌화, 추모사, 추모시 낭송, 추모 공연, 개별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기억식에 참석한 이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참사의 진실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으며, 그 이후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 제주항공 참사 등 또 다른 비극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참사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는 우리 사회는 결국 또 다른 생명을 지키지 못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세월호 참사를 끝까지 기억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어내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외침은 세월호 참사 11주기나 됐음에도 변한 것이 없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추모사를 하고 있는 권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본부장.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추모사를 하고 있는 권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본부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추모사에 나선 권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본부장은 "세월호 참사 11주기가 되었지만 작년 10주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안전사회를 위한 외침도 제자리걸음이고 참사에 대한 책임과 사과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다.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외침은 11주기나 흘렀음에도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기억하고 추모하고 알리는 것을 해야지만 사회적 참사의 재발을 막고 안전사회건설에 일조한다고 믿는다"며 "윤석열 파면 이후 새롭게 만들어갈 세상은 생명이 존중되고 보다 더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질 세상은 재난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을 분명하게 묻고 책임자 처벌을 비롯한 사회적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은 전교조 대전지부장도 추모사에 나서 "그날, 바다는 아무 말이 없었고, 시간은 아이들을 남겨둔 채 무심히 흘러갔다. 하지만 우리는 그날을 떠나보내지 않았다"면서 "12.3 비상계엄과 내란 기도의 위기 속에서 민주시민의 힘으로 윤석열을 파면시킨 지금, 우리는 세월호 앞에 다시 섰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생명존중의 사회를 향한 우리의 요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참사의 기억을 지우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권력에 맞서 싸우며, 피해자 곁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 발언도 이어졌다.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고 김초원 선생님 아버지 김성욱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1년이 됐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있는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났는데 지금 변한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세월호 참사 11년째를 맞는 동안 공식 조사가 세 차례 있었지만 방해 공작과 제한된 정보 속에서 진실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왜 그런 대형 참사가 일어났는지 침몰 원인조차 규명되지 못했고, 참사 당일 해경은 왜 선내에 진입해 구조하지 않고 지켜만 보았는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면서 "살아남은 우리가 먼저 간 그분들의 원한을 그나마 풀어줄 수 있는 것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단원고 2학년 8반 담임 고 김응현 선생님 형 김응삼씨는 자신이 써 놓은 수필을 낭독했다. 그는 이 글에서 "그해 4월, 팽목항에 철없이 불던 봄바람, 바람 속에 한과 슬픔이 녹아있었다. (중략) 돌아오지 않는 그리운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만큼 아픈 일은 없을 것이다.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돌아설 수는 없었다. 고통스러운 기다림은 때로 절망하게 만든다. 머리만 내민 뱃머리를 쳐다보며 일각이 여삼추 같았다. 한 달이 백년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그날의 가슴 아픈 기억을 되새겼다.

아울러 그는 "십 년의 긴 시간이 스쳐 갔다. 그 세월에도 평정심을 찾지 못하는 건 집착인가. 상흔 때문일까. 시간이 흘러도 푸른 신호등은 들어오지 않는다. 나는 아주 먼 곳에 있는 동생에게 다가가고 싶었다"면서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잡을 수도 없고, 데려올 수도 없다. 기다릴 만큼 기다려야 그 기다림은 끝이 나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동생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고 동생을 향한 그리움을 쏟아냈다. 그러자 이를 듣고 있던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두 명의 대통령이 탄핵됐지만, 생명안전법 제정은 아직도 수많은 장벽 남아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고 김정훈 님 아버지 김순신씨는 연대발언에 나섰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은 지금도 우리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무능하고 파렴치한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참사가 일어나고 국민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억압한다"며 "세월호 아이들의 절박한 구조요청을 국가는 외면했다. 이태원의 안전관리 필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국가는 제 할 일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윤석열 두 명의 대통령이 탄핵됐다. 그러나 생명안전법이 제정되어 국민의 생명이 존중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수많은 장벽이 남아있다"며 "오늘 이곳에서 다시 한번 다짐한다.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전혀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 나가자"고 촉구했다.

이 밖에도 대전작가회의 이미숙 대표는 <없다>라는 추모시를 낭송했고, 성악가 조병주 씨는 <서시>를 불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식을 마친 이후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각 희생자의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추모 묵념을 하는 시간을 가진 뒤 기억식을 마쳤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세월호 희생자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가 딸의 묘소에 헌화하는 장면.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세월호 희생자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가 딸의 묘소에 헌화하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추모사를 하고 있는 신은 전교조대전지부장.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추모사를 하고 있는 신은 전교조대전지부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대전지역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1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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