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현상. ⓒ 사상구
부산 사상구에서 계속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무거운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비상이 걸린 부산시도 긴급히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사상~하단선 공사 인근, 이틀 연속 내려앉은 도로
15일 부산시와 사상구 등의 말을 정리하면, 부산 사상구 학장동과 감전동에서 이틀 동안 연속해서 땅꺼짐이 일어났다. 가로·세로 3~5m 정도에 깊이 2~5m 정도의 크기로 13일 새벽 학장동의 한 건널목에서 땅이 꺼진 데 이어 다음 날엔 감전동 새벽시장 인근의 도로 일부가 내려앉았다.
공통점은 두 곳 모두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장 인근이란 점이다. 이 주변에서는 2023년부터 현재까지 14번이나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차량이 빠지는 대형 땅꺼짐 현상이 나타나자 특별조사에 돌입했던 부산시는 연약 지반 상황에서 폭우 영향과 부실하게 진행된 차수공법 등의 문제를 확인했다.
이후 시 차원의 예방책 세우기와 부산교통공사 선제 대응 선포까지 나왔지만, 이번 사례에서 보듯 땅꺼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시민단체는 "분명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라고 목청을 키우고 있다. 잇달아 논평을 낸 건강사회복지연대는 부산시의 대응이 '생색내기'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연대는 "취약한 지반에 대한 전문가 경고에도 안전에 소홀했다"라며 공사 중단과 전면적인 안전점검 등을 압박했다.

▲잇단 땅꺼짐 현상 등으로 15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시민 안전 비상대책 보고회를 열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 ⓒ 부산시
부산시의회와 지역언론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는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라며 오는 23일 부산교통공사 등을 대상으로 한 긴급질의에서 다각적 대처를 촉구할 예정이다. <부산일보>는 "시민들이 땅을 디디고 걷는 것조차 두려울 지경"이라며 정확한 규명과 단호한 조처가 있어야 한단 요구를 사설에 담았다.
쏟아진 지적에 부산시도 분주해졌다. 이틀 전 사고 현장을 찾아 수습에 나섰던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오후 시민안전 비상대책회의까지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시는 이준승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도로지반침하 특별대책 상설 전담조직(TF)을 구성해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추가 사고를 차단하기로 했다.
우선 지표투과레이더(GPR)와 시추 방식을 통해 지하공동(지반 밑이 비어 있는 상태)을 탐사하고, 굴착공사 영향권 내에 하수도시설 전수조사를 추진한다. 또한 집중호우에 대비해 감전천 유입부 등을 대상으로 한 긴급 준설 작업을 펼친다. 이러한 지반 침하 사안을 전체를 총괄하는 전담조직은 4개 반, 6개 부서로 꾸려졌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부시장은 "먼저 문제가 드러난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 집중하고, 앞으로 그 범위를 시 전역으로 확대해 지반 침하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