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의 주택에 설치된 태양광산업통상자원부가 ‘2026년도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융복합지원)’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수요조사 공고(제2025-191호)를 2월 28일자로 낸 가운데 이를 토대로 지자체별로 공모신청을 위한 컨소시엄 모집 공고를 최근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 서산시는 지난 10일 공고했는데 한국에너지공단의 평가지표와는 달리 계량 평가지표로만 공고해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 태안군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2026년도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융복합지원)'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수요조사 공고(제2025-191호)를 2월 28일자로 낸 가운데 이를 토대로 지자체별로 공모신청을 위한 컨소시엄 모집 공고를 최근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사업은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2종 이상의 에너지원을 설치해 마을이나 개별가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충남 태안군은 지난 7일, 예산군은 9일, 서산시는 10일 공고했으며, 접수기한은 4월 14일부터 18일까지 동일하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신청자격은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출연 공공기관 포함)을 주관 기관으로, 신·재생에너지설비 시공기업(모니터링업체, 감리업체 포함), 민간 등이 합동으로 '컨소시엄(협력체)'을 구성해 신청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컨소시엄을 선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산업통상부 산하 한국에너지공단은 '2026년 융복합지원사업 평가지표' 표준안을 제시했다.
평가지표 표준안은 계량(50), 비계량(50)으로 구분, 계량 평가 항목에는 ▲시공능력 ▲모니터링능력 ▲사업수행능력 ▲지방비 자부담 ▲예산집행률 ▲가‧감점(계량은 최대 50점을 초과할 수 없음)으로 구성해 50점 배점을, 비계량 평가 항목에는 ▲인프라 ▲주관기관(지자체or공공기관) ▲컨소시엄 구성 ▲사업추진 ▲컨소시엄 차별성 ▲사후관리 및 기대효과 등으로 50점의 배점을 평가하도록 제시했다.
이에 태안군과 예산군 등은 표준안을 기초로 계량과 비계량으로 구분해 지자체 형평에 맞춘 평가지표로 수정해 공고했다. 하지만 서산시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계량 평가로만 평가지표를 공고했다. 비계량 평가항목은 아예 평가지표에서 삭제한 것.
서산시의 계량 평가항목을 보면 ▲시공능력(30) ▲지역업체 참여(25) ▲수행능력(15) ▲사후관리능력(10) ▲모니터링 능력(6) ▲에너지원 구성(4) ▲사업계획서(10) 등이다. 이는 지난해 평가지표와도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평가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라면서 "공단에서는 지자체에서 따로 공고를 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어떻게 평가해서 컨소시엄을 구성했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결정하지 않고, 컨소시엄이 적절하게 구성돼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공단에서 따로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평가지표의 계량, 비계량 구성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서산시의 융복합지원사업 컨소시엄 평가지표는 참여기업으로 도전장을 내려는 일선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평가지표 중 15점의 배점이 할당된 수행능력은 특정 컨소시엄을 선정하기 위한 맞춤형 평가항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산시는 수행능력과 관련해 '융복합 참여실적 증명은 최근 3년간(2023~2025) 업체별 융복합지원사업 협약서 수를 합산'한다면서 50회 이상 참여실적에는 15점을, 45~49회는 13점, 44회 이하는 11점을 배점으로 정했다.
이에 제보자는 "1, 2점 차이로 컨소시엄의 당낙이 결정되는데 50회 이상 참여횟수를 평가지표에 넣은 것은 누가 봐도 특정 컨소시엄을 선정하기 위한 맞춤형 공고로 밖에 볼 수 없다. 50회 이상 참여횟수를 갖고 있는 컨소시엄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서산시의 경우에는 한국에너지공단의 평가지표인 정량, 비정량 평가기준을 무시하고 정량 평가로만 컨소시엄을 선정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정량 평가로만 선정해 낮은 등급의 평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서산시는 반박했다. 변별력을 두기 위한 평가항목이라는 입장이다. 서산시 관계자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매년 계량평가에서 업체 컨소시엄들이 다들 100점을 맞는다"고 전제한 뒤 "매년 100점을 맞아서 동점자 기준을 가지고 저희가 매년 선정이 되는 방식으로 양산이 되다 보니까 평가표가 무조건 100점을 만들면 좋은 평가표는 아니라고 판단해서 이번에는 100점이 안 나오고 변별력을 두는 평가표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50회 정도면 100점이 안 나올까 싶은데, 본인들의 능력에 따라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목적은 일단 100점은 안 만들려고 적은 항목"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표준안과 다르게 계량 평가지표로만 컨소시엄을 모집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검토를 오래한 결과 일단 올해는 계량으로만 평가 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이 된 부분이고, 특별한 이유는 말하기 어렵다"면서 "서산시는 매년 계량으로만 평가했다. 올해까지도 일단은 계량으로 평가하기로 결정을 했고 비계량은 내년에 한 번 더 검토를 해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 관계자는 "어쨌든 서산시가 사업에 선정이 되기 위해서는 최대한 한국에너지공단의 평가 지표에서 제시하는 계량 평가항목에 맞춰서 업체를 선정해야 맞고, 어차피 비계량은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을 해서 평가를 받는 부분인데, 이는 업체랑 저희랑 노력해서 얼마든지 사업 계획서에는 잘 만들 수 있다고 판단을 해서 비계량은 빼고 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덧붙여 평가지표가 지자체마다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지자체마다 원하는 업체를 뽑아서 같이 준비해서 선정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른 것 같다"면서 "선정이 될 수 있는 평가표를 만들어서 업체를 선정해서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컨소시엄이 계속 선정됐었나"를 묻는 말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