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림중학교 터 활용을 위한 주민추진위원회, 15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 기자회견. ⓒ 윤성효
도심에 있는 중학교가 교육정책에 따라 인근 학교로 통폐합해 문을 닫을 예정인 가운데, 폐교로 인한 상실감을 겪을 지역주민들이 학교 터를 '주민의 품'으로 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해당 학교는 창원시 의창구에 있는 봉림중학교로, 경남도교육청의 적정규모학교 정책에 따라 2026년 3월 1일에 인근 중학교로 통폐합된다. 봉림중학교는 올해로 개교 30년을 맞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봉림중학교 터 활용을 위한 주민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박은영 등)를 결성해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준비모임을 갖고 12월에 주민추진위를 결성했다.
이들은 올해 1~2월 주민의견 여론 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였고, 여러 차례 모임에 이어 지난 6일 창원시 사림동 당산목어린이공원에서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림주민대회'를 열어 폐교 터 활용 방안을 숙의했다.
"생동감 있는 동네로 탈바꿈... 주민 76.9%가 주민편의 복지목적 공간 원해"

▲봉림중학교 터 활용을 위한 주민추진위원회, 15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 기자회견. ⓒ 윤성효
주민들은 15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주민대회 요구안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요구안을 교육청에 전달했다. 박은영 위원장을 비롯해, 이주형·강선영·정현숙·최유숙 추진위원, 김지현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김지현 사무국장은 "주민대회 때 젊은층의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는 사림·봉림동에 중학교까지 폐교된다면 장기적으로 저출생·고령화 문제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므로, 이것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주민들끼리 생각을 잘 모아서 생동감 있는 동네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라며 "세부적으로는 전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문화복합센터, 예술인들을 위한 작업공간, 주차장, 주민건강, 교육시설 등이 주민요구안으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주민추진위는 회견문을 통해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의 위기가 도심지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그 여파로 창원 도심에서 폐교가 되는 첫 사례가 되었다"라며 "학생들과 선생님, 그리고 봉림중 졸업생들의 서운함은 어떤 말로도 위로하기 어려울 것이며 지역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학생들이 다 나간 뒤 텅 빈 학교 공간에 대한 상실감과 이 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라는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됐다"라고 했다.
이들은 "봉림중학교를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다시 생기 넘치는 동네로 만들자고 한다"라며 "설문조사에서는 900개 응답 중 76.9%가 주민편의 복지목적의 공간으로 활용되면 좋겠다고 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아가 봉림중을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을 촉구하는 주민 서명이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1647명, 주민추진위원 125명 구성 등을 이끌어 내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주민추진위는 "동네 예술인들이 작업할 공간이 매우 적음을 알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작업공간이나 전시공간 등이 생겨야 한다는 의견, 전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스포츠문화복합센터가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 인근 대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청년 창업 공간, 주차장, 주민 건강 및 교육시설, 관공서와 공공기관 유치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시켜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아야 한다 등 다양한 요구들이 매우 다양하게 나왔다"라고 했다.
박은영 위원장은 "주민대회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통하여 봉림중 터가 추억의 공간에서 시작의 공간으로 다시 탄생할 수 있을 때 까지 주민들과 함께 활동하고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경남도교육청에 주민추진위는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주민추진위와 민관협의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협의를 해라"고 촉구했다.

▲봉림중학교 터 활용을 위한 주민추진위원회, 15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 기자회견. ⓒ 윤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