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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 중 기침하는 반기문 2017년 2월 1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불출마 선언 중 기침하는 반기문2017년 2월 1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을 둘러싼 대선 출마설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단속에도 보수 진영 일각에서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야권에선 2017년 대선 당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이름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관련 기사 : 권성동 "한덕수, 경선 출마 안 한다"라지만... 불 붙는 단일화 https://omn.kr/2d1si).

야권 "온실 난초 같은 사람" "그 지지율로 정치 결단 쉽지 않아" 회의론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조기 대선 국면에서 반 전 총장은 2017년 1월 12일 귀국 직후부터 '가능성 있는' 유일한 보수 진영 대항마로 각광받은 바 있다. 그러나 3주 만에 불출마를 선언했다(관련 기사 : 반기문 불출마의 변 "보수 소모품 되기 싫었다" https://omn.kr/m8h5). 당시 야권에선 현재 한 총리의 차출론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정치 경험이 없는 반 전 총장을 '온실의 화초'라고 깎아내린 바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덕수 차출론'을 '한덕수 땜빵론'으로 격하하며 반 전 총장의 이름을 거론했다. 박 의원은 "(한 대행은) 정치인으로서 단련되지 않았다"라면서 "결국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고 등록이 시작되면 한덕수 차출론이건 땜빵론이건 거론되다가 제2의 반기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마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추측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부추기는 한 대행의 '본선 경쟁력' 주장에도 "역대 총리들을 모아 놓으면 그 정도는 다 한다"라며 찬물을 끼얹었다. 박 의원은 "관료로서 온실 속에서 자란 난초 같은 사람이 과연 그러한 도전을 하겠느냐"라면서 "저는 못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덕수 차출' 군불 때는 보수 진영... "국민 열망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국무총리실 제공


한 대행과 반 전 총장을 같은 위치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두 사람의 지지율이다. 반 전 총장은 대선주자로 부각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문재인 후보와 대적하는 높은 지지율로 보수 진영을 고무시킨 바 있다. 반 전 총장 귀국 직후 나온 2017년 1월 둘째 주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당시 문재인 후보 31% 바로 다음 2위, 두 자릿수 지지율 20%가 반 전 총장이었다.

그러나 한덕수 대행을 대선 주자로 한 가장 최근 <한국갤럽> 4월 둘 째주 조사를 보면, 그의 지지율은 2%다. 국민의힘 주자들 가운데선 여전히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야권의 유력주자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37%, 유일한 두 자릿수 지지율로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 전 총장의 경우와는 다른 국면인 것이다.

박지원 의원은 "반 전 총장은 지지율도 굉장히 높았는데 한 대행은 여론조사에서 2% 지지를 받고 있더라"면서 "사실상 (이재명 전 대표의) 4분의 1도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전략통인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설사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한다고 해도 민주당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안 나오지 않나"라면서 "지금 민주당 유력 후보보다 앞서는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굳이 그런 분을 국정 공백을 초래해 가면서까지 모셔가려고 하는 태도는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또한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게 지지율"이라면서 "과거 반기문 전 총장, 고건 전 총리 두 분의 지지율은 가공할 정도로 높았는데, 한 대행이 저 정도 (지지율) 가지고 정치적 결단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덕수 차출론'에 장작을 넣는 현역 의원들이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성일종·박수영·박덕흠 의원이 대표적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인터뷰에서 "시대 정신이 경제이기 때문에 한 대행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있다"라면서 "출마 선언도 안 한 것인데도 (여론조사는) 올라가는 추이"라면서 "이 추이를 한 대행께서도 보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이런 상황을 두고 "과연 정상이냐"라고 꼬집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국민의힘 의원 절반인 54명이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차출론에 힘을 싣고 있다"라면서 "한 대행은 국민의힘 촉구에 부응하듯 중의적으로 해석 가능한 메시지를 던지며 출마 간을 보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노 대변인은 이어 "한 대행은 착각하지 마라"면서 "지금은 대권을 꿈꿀 때가 아니라 내란 공범으로서 책임을 질 때"라고 강조했다.

* 기사에 인용된 2017년 1월 2째주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 무작위 추출로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9%다. 2025년 4월 2째주 여론조사의 경우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조사가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4.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덕수#이재명#조기대선#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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