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정치인생과 정치철학을 담은 책 <결국 국민이 합니다>(이재명 지음. 오마이북) ⓒ 권우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년만에 펴낸 단독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오마이북)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2024년 12·3 비상계엄의 '막전막후'가 공개돼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제 3자가 아닌 '이재명 1인칭 시점'에서 서술돼 있어 중요한 기록의 가치를 지닌다. 이재명 시점에서 본 '12·3 비상계엄 막전막후' 가운데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국회로 가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본다.
12·3 비상계엄 선포 소식에 "미쳤네"... 민주당 단톡방엔 "국회로"
이재명 전 대표는 2024년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된 사실을 아내 김혜경 여사로부터 처음 들었다. "뭐라고?" 도무지 믿지 못하는 그에게 아내는 휴대폰을 내밀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생중계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방송이었다. 처음에는 '딥페이크,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
이날 오후 10시 29분 천준호 의원이 민주당 지도부 텔레그램 단톡방에 "지금 국회로 모여야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이후 여러 의원들이 비상계엄과 관련한 짧막한 문자를 남겼다. 김윤덕 사무총장도 오후 10시 33분에 "비상 상황입니다"라고 올렸다. 이 전 대표는 외마디가 절로 나왔다. "미쳤네."
이 전 대표는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즉시 모든 의원들에게 국회로 모이라고 해주세요. 국회경비대는 국회의장이 통제할 수 있으니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막아야 합니다." 그는 전화를 끊고, 텔레그램 방에 이렇게 세 글자를 남겼다. "국회로." 이때가 오후 10시39분이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생중계를 시작한 지 11분 후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통과 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국회로 가는 이재명, 아내 김혜경 여사가 운전한 까닭
이 전 대표는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모든 민주당 의원들을 국회에 모이게 하라'고 지시한 뒤 국회 출발을 서둘렀다. '이미 집 앞에 군인들이 배치되어 있지 않을까?' 여기서 체포되면, 비상계엄에 대한 위법성, 위헌성을 알리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김혜경 여사가 한발 앞서 밖을 살폈다. 그제서야 집을 나섰다.
김 여사가 운전을 자처한 데는 사정이 있었다. 이 전 대표는 긴급 통화와 유튜브 방송을 할 생각이어서 운전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수행비서가 올 때까지 기다리자니 30분 이상을 지체해야 했다. 그런 사정을 잘 아는 김 여사가 먼저 자신이 운전하겠다며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아내가 모는 차를 타고가는 동안 이 전 대표는 휴대폰으로 '비상계엄' 생중계 개인 방송을 진행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로 와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이 긴급 라이브 방송의 동시접속자는 20만 명을 넘었다.
차에서 내려 담을 넘어 국회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이 전 대표는 라이브 방송을 계속 켜뒀다. 혹시 불시에 잡히더라도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아, 이재명이 잡혀갔구나'라고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 대표를 내려준 뒤 김 여사는 걱정이 돼 유턴해서 남편이 담을 넘었을 만한 곳으로 되돌아가 주변을 살폈다. 이 전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기록용 사진을 찍었다. 그때 시간이 오후 11시 6분이었다.

▲2024년 12월 4일 오전 1시 1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직후,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시민들의 모습. ⓒ 권우성
4월 15일 정식 출간한 <결국 국민이 합니다> '베스트셀러 1위'
이재명 전 대표의 신간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는 숨막혔던 2024년 12·3 비상계엄의 막전막후 외에도 '소년공 출신 이재명'과 '정치인 이재명'의 인생과 정치철학, 2025년 4월 4일 헌재의 '대통령 윤석열 파면' 선고, 내란을 진압하고 새로운 봄을 맞이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 등에 대한 '이재명의 생각'이 충실하게 담겨져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책을 출간한 이유에 대해 "내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구해낸 위대한 국민들의 '빛의 혁명'과 우리 민주당의 노력을 기록으로 남겨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4월 9일 예약판매를 시작하자마자 각종 인터넷서점에서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4월 15일 정식 출간된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