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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14 14:03최종 업데이트 25.04.14 14:03

이주민 없이 대한민국이 유지될 수 있나

손인서 지음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

'이주민 차별 민족주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2024년 12월 출간)은,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주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 결혼을 하거나 일자리를 찾아 정착한 이주민들이 적지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한국은 이미 '다민족 사회'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 - 이주민, 차별, 인종주의, 손인서(지은이)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 - 이주민, 차별, 인종주의, 손인서(지은이) ⓒ 돌베개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이주민들이 한국인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기보다는 오히려 '차별'로 인해 힘겨운 삶을 견뎌내고 있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그러한 현실을 만드는 것은 이주민들을 낯설게 여기는 문화와 더불어, 이주민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위정자들의 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에서 비롯된 결과임을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이주민들이 처한 이러한 현실에 대해 일반 사람들의 관심이 미약하여, 그 실상이 정확히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상황의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행과 이주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에서, 자기가 살던 곳을 떠나 다른 나라로 옮겨 살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한 장소에서 앞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선주민(先住民)'이라고 한다면, 나중에 그곳으로 옮겨온 이들을 '이주민(移住民)'이라고 구분할 수 있다. 과거에는 원래부터 살던 사람이란 뜻의 '원주민(原住民)'이라고 칭했으나, 이제는 '선주민'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용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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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은 다양한 사유로 인해 발생하는데, 대표적으로 '결혼 이주민'과 '노동 이주민' 그리고 정치적 박해를 피해 이주한 '난민'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사람과 결혼을 하여 이주한 사람들과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러 온 이주 노동자들이 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에서는 법적인 측면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난민'의 신분으로 국내에 정착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한국의 농촌에서는 한국 사람과 결혼을 하여 정착한 '결혼 이주민'들이 적지 않으며, 많은 지자체들이 그들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다양한 '다문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 정책'의 대부분은 '다문화'라기보다 오히려 '한국문화'에 적응시키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

저자도 지적하고 있듯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다문화 정책'에는 이주민들의 문화와 공존하는 진정한 '다문화'는 없는 셈이라고 하겠다. 그렇기에 '다문화'라는 용어가 실상에 맞지 않기에, 그에 맞는 적절한 표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종교나 문화적 배경이 다른 이주민들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그들을 배타적으로 대하면서 오히려 '차별'하는 시선이 적지 않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사회의 이러한 인식을 저자는 '인종주의'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출신지와 민족 혹은 인종이 다른 여러 집단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다민족 사회'라 규정할 때, 기득권을 가진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을 차별하고 비하'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인종주의와 차별'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인종주의는 지배적인 다수가 소수자를 구분 짓기 위해서 만들어낸 가상의 발명품이며 이를 떠받치는 기둥이 편견과 차별 그리고 혐오'라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이주민을 차별하는 현상도 결국 '인종주의'를 빙자하여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스스로가 이 부당한 구조의 수혜자였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하며, 이러한 현실에 '치열하고 단호하'게 맞서 부당한 구조를 깨뜨려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수 있었다.

저자는 다양한 관점에서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과 이를 당연시하는 일부 구성원들의 시각에 대해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결혼 이주민'이나 '노동 이주민'이라는 현상은 모두 우리 사회의 필요성 때문에 발생한 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주민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제도와 문화는 여전히 그들을 낯선 '이방인'으로 여기고 있다.

저자는 그러한 현실을 한국 사회의 '부당한 구조'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스스로가 이 부당한 구조의 수혜자였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 책은 이주민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부당한 구조'에 관해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현실을 '치열하고 단호'하게 인식하고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다양한 이주민들이 정착하여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한국이 이미 '다민족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저자의 진단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민들이 정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문화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그들을 포함하여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주민과 소수자들에 대한 정책을 '시혜'가 아닌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각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덧붙이는 글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실립니다.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 - 이주민, 차별, 인종주의

손인서 (지은이), 돌베개(2024)


#이주민#인종주의#차별과배제#공동체#다민족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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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고전문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로서, 주로 책과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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