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념촬영정책 세미나 후 기념촬영을 하는 참가자들 ⓒ 고창남
미국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가 시작됨에 따라 USAID(미국 국제개발처) 폐지 등 국제개발협력 지평의 대대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개발협력의 대전환기에 우리나라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방향성과 과제를 모색하는 정책세미나가 개최되었다.
국제개발협력학회(회장 곽재성 경희대 교수)는 10일 한국행정연구원(원장 권혁주)과 공동으로 한국행정연구원 대강당에서 '대전환기 한국 국제개발협력: 성찰과 도전, 그리고 새로운 비전'이라는 주제 하의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권혁주개회사를 하는 권혁주 한국행정연구원 원장 ⓒ 고창남
이번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권혁주 한국행정연구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도전과제를 짚어보고,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 수립의 의미와 방향성을 모색하는 발표와 토론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이행수단과 생태계의 관점에서 향후 한국 국제개발협력이 나아가야 할 전략적 방향성과 실행과제에 관한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면서 "오늘 논의된 내용들이 한국국제개발협력 정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며, 이번 세미나가 한국개발협력의 발전과 내실화를 이뤄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재성환영사를 하는 곽재성 국제개발협력학회 회장 ⓒ 고창남
또 하나의 이번 세미나 공동주최 기관인 국제개발협력학회 곽재성 회장은 환영사에서 "지금 우리는 국제개발협력의 복합적 대전환기에 놓여 있다. SDGs의 목표연도인 2030년까지 불과 5년이 남았으며, 오는 7월에는 제4차 개발재원총회가 예정되어 있어, 국제사회는 개발재원의 확보와 재편이라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공여국의 정책적 방향성에 주목해야 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도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책 연속성과 국제적 책무 이행에 대한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대내외적·구조적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오늘 세미나는 단순한 담론적 논의를 넘어, 한국 개발협력의 정체성과 전략적 비전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할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성찰과 방향 모색에 나서는 오늘 세미나는 매우 시의 적절하며, 큰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세션1에서는 '한국국제개발협력, 어디에 놓여 있는가?'라는 주제 하에, 먼저 송지선 국립외교원 교수가 '국제개발협력 환경변화와 한국에의 함의'에 대해 발표했고 다음으로 정헌주 연세대학교 교수가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국내 동학과 도전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한승헌 한국행정연구원 소장은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 수립의 의의와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송지선주제 발표하는 송지선 국립외교원 교수 ⓒ 고창남
맨먼저 발표에 나선 송지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국제개발협력 환경변화와 미국 개발협력 정책변화: 현황 및 함의', 그리고 한국 국제개발협력에의 함의에 대해 발표했다.
송지선 교수는 미국 트럼프 2기의 국제개발협력 정책의 기조와 특징을 ▲ 트럼프 1기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 ▲ 외교전략과 국제개발협력 정책기조의 일치 ▲ 효과적 국익관철 ▲ 국내외 의제의 일치 등을 들었다.
이러한 트럼프 2기의 국제개발협력 정책 변화의 글로벌 영향으로는 단기적으로는 ▲ 전체 ODA(공적개발원조)의 축소 ▲ 도미노 효과 ▲ 유엔의 기능 축소 등을 들었고 장기적으로는 ▲ ODA 재논의 ▲ SDGs(지속가능 개발목표)의 동력상실 ▲ 글로벌 개발협력생태계의 약화 ▲ 구심력 약화 등을 들었다.
송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 국제개발협력에 미치는 함의 및 과제와 관련하여 도전과제로 ▲ 안보외교와 개발협력 외교의 균형 ▲ 국내 개발협력에 대한 인식 제고 ▲ 원조 분절화 극복 등을 들었고 이를 위해 ▲ ODA 비전과 목표 재정립 ▲ 선택과 집중에 의한 우선순위 조정 ▲ 소다자 개발협력 외교 ▲ 개발협력 역량강화 ▲ 혁신적 개발재원 동원 ▲ 증거기반 원조 효과성 제고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정헌주주제 발표하는 정헌주 연세대학교 교수 ⓒ 고창남
두 번째로 발표에 나선 정헌주 연세대학교 교수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국내 동학과 도전과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국제개발협력의 국내 동학을 살펴보고, 구성요소별 현황과 도전과제로 이념과 가치체계, 사회적 행위자, 대변 연계 행위자, 국가 행위자 등의 내용으로 발표하고 마지막으로 제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한승헌 한국행정연구원 글로벌개발협력센터 소장은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 수립의 의의와 과제'에 대해 발표했는데, 국가법정계획의 의미와 중요성,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의 특징과 한계, 향후 과제 등의 순으로 발표했다.

▲한승헌주제발표 하는 한승헌 한국행정연구원 글로벌개발협력센터 소장 ⓒ 고창남
한승헌 소장은 먼저 현 시기는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대전환기이며 이에 따라 국제개발협력의 질적 고도화가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ODA의 분절적 구조, 제도의 형식화, 국민 인식의 변화, 성과에 대한 요구 증대, 개발협력 생태계 발전 정체 등 다양한 과제와 도전과제가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소장은 국가법정계획의 의미와 중요성과 관련하여 법정계획은 공공성 및 강제성의 특성으로 인해, 정책실행의 기준이 되며 행정행위에 강한 구속력을 지닌다고 하면서 법정계획은 법적 근거, 계획 수립 주체, 계획 수립 주기, 계획의 성격, 계획 수립 절차, 계획의 주요 구성 요소, 연계 계획, 이행 및 점검으로 구성된다고 했다.
한 소장은 각 시기별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의 특징과 한계를 가진다고 하면서 이에 따른 향후 과제로는 합의에 기반한 한국 개발협력의 지향점 명확화, 성과와 한계에 대한 평가에 근거한 계획 수립, 성과관리가 가능한 계획의 수립, 다양한 전략과 계획의 연계성을 통한 정책 일관성 제고 등을 들었다.

▲발표자들질문 및 종합토론에 임하는 발표자들 ⓒ 고창남
이어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한재광 발전대안 피다 대표를 좌장으로 하여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에는 김은주 한성대학교 교수, 방설아 국토연구원 박사, 이은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 김선 굿네이버스 본부장, 김은영 국제개발컨설팅(KODAC)의 수석 등의 순으로 토론했다.
먼저 김은주 한성대학교 교수는 국제개발협력 변화 동향과 관련하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다자원조보다는 양자원조 중심으로 자국의 국익에 맞춰 ODA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개발 예산 및 인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개발원조의 규모 축소, 안보전략과 연계 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한 ODA 거버넌스 측면에서 미국 USAID 해체의 시사점과 관련하여 원조전담기관인 USAID 등이 국무부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되며 ODA 정책기획과 집행을 미국 국무부가 하게 되면 대외정책, 외교안보정책과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 ODA 거버넌스 개선과 관련하여 ODA 집행체계와 이행기관의 분절화에 대한 문제는 오래되었으나, 지난 5여 년간 각 부처별 ODA 전략, 정책의 남설로 인해서 ODA 정책기획의 분절화가 우려되며 이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패키지형 ODA, 부처연계 ODA의 현황과 효과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며 유무상 원조 전담기관 이외에 개발금융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에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조직역량, 인적자원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성찰과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설아 국토연구원 박사는 개발협력 데이터의 개방과 투명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3차 기본계획 주요 내용과 이행 성과, 그리고 한계를 짚어보고 4차 기본계획 수립 방향으로 단계별 추진방안과 이행주체별 노력을 제기했다.
다음으로 이은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부연구위원)는 국제개발협력 성과관리/평가 부문의 현황과 성과를 살펴보고 국제개발협력 성과관리/평가의 한계와 주요 도전과제로 전반적으로 제도 구축 측면은 양호하나, 실질적인 운용과 관리, 품질 면에서는 기관 간 편차와 개선의 여지가 크다고 했다.
또한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에 대한 제안으로'성과'와 '성과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 목적, 범위 및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범정부 차원, 시행기관 차원, 사업 단위의 '성과'를 구분하고, 각 '성과'에 대해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성과관리 체계'적용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바람직한 성과관리의 수준(이상)과 성과관리 주체의 준비도(현실) 간 격차가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인식개선과 더불어 성과관리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차원에서 성과관리·평가 정보의 활용과 지식관리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에서 토론을 벌이는 참가자들 ⓒ 고창남
김선 굿네이버스 본부장은 국제개발협력에서 한국 시민사회(CSO)의 역할을 살펴보고 국제개발협력에서 한국 기업의 과제 등에 대 토론했다.
마지막으로 김은영 국제개발컨설팅(KODAC) 수석은 인력양성과 일자리 생태계, 15년의 궤적을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성과는 사람으로부터'라고 지적하면서 성과는 시스템 그 자체로부터가 아니라, 시스템을 견디는 사람으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가치와 철학의 재정립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개발전문가(Development Consultant) 중심의 사업 관리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하면서 협력국 지원 방식의 전환으로서의 현지화를 넘어, 한국 국제개발협력 생태계내 행위자 구조를 성찰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으로서의 현장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국제개발협력 인력 양성 및 일자리 생태계 건전화의 책임은 정부 및 시행기관에만 있지 않으며 결국 각 수행 조직 단위의 촘촘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적인 바, 수행기관이 '사람을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시간'에도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프로젝트 예산 구조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은 무엇보다도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철학적 전환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포커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