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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에서 사퇴하기 하루 전인 10일 오후 대구시의회를 찾아 의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에서 사퇴하기 하루 전인 10일 오후 대구시의회를 찾아 의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 조정훈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한 사퇴를 하루 앞두고 대구시의회를 찾아 마지막 연설을 하고, 시민들에 드리는 글을 통해 "대선에 승리해 대구에 보은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대구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규탄했다.

홍 시장은 10일 오후 대구시의회를 찾아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홍 시장은 시의원들에게 한 마지막 연설을 통해 "지난 1000일간 '대구혁신 100+1' 성과는 시의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30년 정치 인생의 마지막을 걸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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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공공기관 통폐합 조례,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 조례 등 수많은 정책의 법적 근거를 뒷받침해 주셨고 대구경북통합 동의안에도 압도적 찬성을 보내주셨다"며 "위기 때마다 대구시의회는 지역의 목소리를 국회와 정부에 열정적으로 전달해 주셨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다짐으로 대구의 핵심 현안들을 더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마지막 소임으로 선진대국시대 위대한 대한민국(Great Korea)을 만드는데 모든 걸 바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 시장은 또 '대구시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민선 8기 대구시장의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떠나게 된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여 흔들리는 이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며 "제21대 대통령이 되어 대구시장으로서 약속했던 일은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시민단체 "대구시 헌신짝처럼 버리고 떠나, 시민에게 사과해야"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홍 시장의 사퇴를 앞두고 "시장직 퇴임 이전에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철거하라"며 "대구시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떠나는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대구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홍 시장의 사퇴는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시장직 사퇴 전에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을 철거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경실련은 "홍 시장이 시대착오적인 낡은 사고로 대구시정을 전횡하고 지역사회 전반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점을 감안하면 홍 시장의 시장직 사퇴는 대구시민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이 시장 재직 중에 벌인 일 중에는 대구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도 적지 않다"면서 "이러한 사안은 홍 시장 사퇴 이후 대행체제의 대구시정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동대구역에 세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들었다. 홍 시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세운 동상은 독재자를 미화하고 우상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대구역 광장의 경관을 해치는 애물단지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도 "장밋빛 구상과 계획을 남발하면서 2030년 완공과 개항, 2029년 조기개항을 장담했다"라며 "그러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등 사업의 진척은 매우 더디다. 통합신공항 사업 실상을 공개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시민단체연대회의는 홍 시장이 사퇴하는 1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대구시정에 대해 비판하기로 했다.

연대회의는 "자신의 입신양명과 출세를 위해 대구를 헌신짝처럼 버려둔 채 떠나간다는 사실에 탄식을 금할 수 없다"며 "홍 시장이 취임한 이래 대구에서 일어난 일은 한 사람이 대구를 얼마나 망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구시의 부채를 감축한다며 수많은 예산을 삭감해 많은 시민들이 고통 받았고 각종 위원회를 폐지해 민주적 거버넌스가 무너졌을 뿐 아니라 각종 주민참여제도를 개악해 지방자치의 근본을 훼손시켰다고 규탄했다.

또 생태환경 훼손과 반인권적 행정, 장애인의 차별과 분리 강화, 대구의료원 추가 신축안 폐기,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 양성평등기금 폐지와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와 고소 등을 거론하며 "군대만 동원되지 않았을 뿐 독재체제와 다를 바 없었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홍 시장은 무슨 낯짝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선단 말인가"라며 "후안무치를 넘어 철면피에 가까운 행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국가적 위기 틈 타 기다렸다는 듯이 조기대선 출마"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에서 사퇴하기로 하자 더불어민주당 대구 의원들이 지난 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을 규탄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에서 사퇴하기로 하자 더불어민주당 대구 의원들이 지난 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을 규탄했다. ⓒ 민주당대구시당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구 지방의원들은 지난 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의 정치적 무책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정치인을 단호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홍 시장은 대통령 탄핵이란는 국가적 위기를 틈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며 "시민들은 혼란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데 그 혼란을 정치적 기회로 삼아 자신의 야망을 채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리더라면 현실을 직시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홍 시장은 오직 언론 플레이와 말장난 뿐"이라며 "시민을 기만하는 정치 쇼를 즉각 멈추고 대구시장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홍 시장은 11일 오전 11시 대구시청에서 퇴임식을 열고 시장직에서 사퇴한다. 그는 오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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