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 주최로 ‘환영, 윤석열 OUT! 가자, 성차별 OUT!’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서울여성회
4월 7일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환영, 윤석열 OUT! 가자, 성차별 OUT!'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2024년 12월 3일 계엄령 선포 이후 매일같이 광장을 지켰던 이번 파면의 주역인 페미니스트들의 연대체인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이하 윤아웃페미들)> 주최로 진행되었다.
수많은 윤석열들을 없애기 위해 대선으로 향한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은 여는 발언에서 "윤석열 탄핵 파면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 수 있어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밝히며, 그 이유로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 직후 '페미니스트와 윤석열은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라고 외쳤던 "페미니스트의 구호는 현실이 되었"다며, "'윤석열OUT! 성차별OUT!' 중에서 윤석열 OUT! 이 실현된 것"을 들었다.
이어 그는 "기쁨은 기쁨대로 두고, 우리에게는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윤석열을 가능하게 했던 차별과 혐오 정치와의 또 다른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선거 전에는 여성을 칭송하다가 선거가 오고 당선이 되면 여성을 지우고 부정하는 정치와의 싸움이 남아있"다고 말하며, 윤석열은 사라졌지만 아직 남아있는 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싸우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페미니스트들은 깃발을 내릴 수 없다. 수많은 윤석열들을 없애기 위해 다시 대선으로 향해 달려 나갈 것"이라 밝혔다.
윤석열 없는 세상에서 성차별 없는 세상으로 간다!
이날 기자회견문은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의 김태환 공동운영위원장과 서울여성회 부설 언니네 작은도서관 함송화 관장이 낭독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아웃페미들은 혐오적이고 차별적인 정치를 바꿀 때까지 투쟁을 멈출 수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들은 '역사의 순간마다 여성과 페미니스트들이 투쟁으로 민주주의를 함께 만든 뒤에, 외면당하고 버려진 기억 역시 역사에 똑똑하게 새겨져 있다'며, '여성폭력이 존재하지만 사회적 차별이 아니라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던 윤석열의 발언에 동조하거나 침묵하던 정치도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여성을 외면하고 부정하던 선거를 치르는 정치에 '여성과 페미니스트들은 조기 대선을 만든 당당한 시민'이기에 '시민의 권리를 위해 당당히 요구'하며 다시 60일의 투쟁을 이어갈 것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들은 '윤석열을 가능케 한 혐오차별 정치가 다시 발 붙일 수 없도록 구조적으로 걷어낼 것'과 '여성과 모든 이들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정치가 책임질 것', '가정에서, 직장에서, 거리에서,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성차별을 단호히 거부하고 없앨 것', 그리고 '모두가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기 위해 모든 차별 해소를 불가역적으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윤석열 파면을 환영한다, 그러나 성평등 사회 건설을 위해 할 일은 여전히 산더미
이날 발언은, 윤석열 파면을 환영하면서도, 보다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남은 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었다.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 주최로 열린 ‘환영, 윤석열 OUT! 가자, 성차별 OUT!’ 기자회견에서 이다경 서페대연 운영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이다경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운영위원은 "탄핵광장에서 2030 여성들이 많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여성들이 세상에서 제일 밝히기 어려운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을 밝힐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윤석열은 파면됐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할 일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당당한 대학,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비난받거나 공격받지 않는 대학사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공동체에서 시작하여 종국에는 사회 전체의 변화를 직접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하며, "윤석열의 반여성 선거전략, 반여성 정책, 반여성 인선, 나아가 반여성 정서까지 모든 것을 갈아엎을 것"이라는 결의를 다졌다.
"서로의 취약성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임하늘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재학생은 "여성, 장애인, 노동자, 이주민,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차별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성, 노동자, 동덕여대 학생, 성소수자 등 탄압받는 이들의 현실에 목소리를 냈다. "여성들은 여전히 뿌리깊은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혐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항한다. 한국옵티컬, 세종호텔, 거통고 노동자들은 하늘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간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학교의 멈추지 않는 탄압을 버텨내고 있다. LGBTQIA 성소수자는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부정 당한다. 수많은 청년들은 일을 하지 못하거나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죽는다. 장애인은 아직도 동등한 시민의 이동권을 얻지 못했다. 용주골의 성노동자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는 그는 "윤석열 탄핵 이후 앞으로의 세상은 서로의 취약성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 주최로 열린 ‘환영, 윤석열 OUT! 가자, 성차별 OUT!’ 기자회견에서 이유진 서울여성회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이유진 서울여성회 회원 역시 "123일간 2030 여성들이 광장의 다수를 차지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정치가 젠더폭력, 여성폭력에 그 어떠한 해결의지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삶을 직간접적으로 억압하는 이 여성폭력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다"고 말하며 "윤석열이 제작한 성차별 사회를 다시 성평등으로 바꿔나가자. 연대하면 못 할 것이 없다는 것을, 이번 탄핵광장에 나왔던 페미니스트라면 다 알고 있다"며 참가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2025 대선, 여성을 부정하는 정치와의 싸움 될 것
윤석열 파면과 함께 오는 6월 대통령 선거가 확정되면서, 대선에 출마하는 정당 및 후보들에게 성평등 정치를 당부하는 발언도 다수 있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광장에 가장 많이 모이고 날이 궂어도 끝까지 경찰폭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것은 남태령, 한강진의 2030 여성 퀴어들"이라며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이들의 요구인 '차별금지법 제정, 성평등 정책 전담부서 강화, 성별임금격차 완화를 위한 최저임금제, 비정규직 제도의 개혁, 형법 상 강간죄 구성 요건을 폭행과 협박 여부가 아닌 동의여부로 바꿀 것, 친밀한 관계에서의 여성폭력 예방을 위한 입법, 식약처의 유산유도제 허가 및 건강보험 적용을 통한 임신중지권 지원 확대, 장애인/성소수자의 재생산권 보장, 포괄적 성교육 강화, 이주여성노동 보호, 가사사용인의 노동자성 인정, 장애여성 노동권 및 성적 권리 보장, 혼인평등 보장, 생활동반자법 제정' 등을 대선 공약에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 주최로 열린 ‘환영, 윤석열 OUT! 가자, 성차별 OUT!’ 기자회견에서 최윤이 정의당 페미클럽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막지 못한 것이 윤석열 파면을 초래했다"고 주장한 최윤이 정의당 페미니스트 여성정치클럽 대표는 "국민의힘의 반여성적인 행태와 정책은 수많은 여성과 페미니스트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그 결과가 결국 윤석열 파면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반여성적인 정당인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선에 출마할 자격도, 정치에 발디딜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성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건에 대해서, "가해자의 죽음으로 사건이 종결되고 진실을 밝히기 어려워지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계속되는 사례들을 기억한다"며, "국민의힘은 고(故) 장제원 전 의원이 책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지고, 위력에 의한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히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영국처럼 사망한 피의자에 대해서도 증거가 있으면 수사를 계속할 수 있는 법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력한 차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당익을 위해 '여성'을 끼워 넣는 방식의 정치를 일삼아 왔다"며, "이번 대선이야말로 민주당이 여성의 삶 전반에 만연한 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성평등 정치의 목소리를 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다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성평등위원장은 "페미니스트들은 5.18과 4.3을,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남태령과 이동권 시위를, 수많은 젠더 폭력과 국가 폭력을 잊지 않는다"라며 정치권에 "평화와 평등의 언어로,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하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간의 공부가 권력 남용과 책임 회피, 혐오와 폭력으로 끝나는 거라면 이 땅엔 어떤 학문도 필요치 않다. 선입견과 편협함, 차별적 제도와 편리함을 넘어서, 나의 옆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언어를 찾는 일이 배움이다"라며 "이렇게 배우고 말하며 함께 살아가게 해달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정치인은 응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 주최로 열린 ‘환영, 윤석열 OUT! 가자, 성차별 OUT!’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참가자들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페미니스트들이 다시 만들 세계를 위해 윤석열과 함께 사라져야 할 것들ㅡ여성폭력, 구조적 성차별, 성평등 정책 후퇴, 성별임금격차, 페미니스트 사상검증ㅡ을 폐기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계속해서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윤아웃페미들은 '페미니스트와 윤석열은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는 기조로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조직되어, 탄핵 가결까지 매주 토요일 <윤석열 퇴진 페미니스트 투쟁선포 기자회견 및 긴급행동>, 이후 광화문 광장에서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 등을 진행하며 내란수괴 윤석열 퇴진 투쟁에 앞장서 온 단체로, 2025년 4월 7일 기준 100개 페미니스트 단체와 1,560명의 개인 페미니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
윤아웃페미들의 제안 단체인 서울여성회는 다가오는 대선을 맞아, 다양한 페미니스트 단체 및 개인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여성 폭력·젠더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연대체인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이하 젠더폭력해결페미연대)로 힘을 모으고자 한다. 젠더폭력해결페미연대는 오는 4월 27일 일요일 오후 3시 홍대를 시작으로, 총 7회차에 걸쳐 여성폭력 해결을 요구하는 캠페인뿐만 아니라 광장을 주도한 여성들이 광장이 끝난 뒤에도 흩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세력화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대선 실천들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