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으로 조기 대선 정국이 열렸습니다. 전문가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지속가능한 우리 사회를 위한 온라인 포럼'이 차기 정부 혁신과제를 연속 기고합니다. 이 제안은 오마이뉴스와 굿모닝충청에 게재됩니다.

▲Unsplash Image ⓒ federize on Unsplash
한국은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격변 속에서 에너지 분야 역시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안보, 경제 성장이라는 복합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다음 세 가지 방안 - 기후에너지부 신설, 분권형 거버넌스, 독립적 에너지 위원회 - 은 새로운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핵심 축이 될 것입니다.
1. 기후에너지부 신설 : 통합적 정책 추진의 기반
현재의 에너지 및 기후 정책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여러 부처로 분산되어 있어, 탄소중립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한 통합적이고 일관된 전략 수립에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여,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아우르는 전략적 정책 조율과 실행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기후에너지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 향상, 산업·수송·건물 부문의 탈탄소화 전략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 정책까지 통합적으로 총괄하는 조직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관련 기능과 환경부의 기후 관련 기능을 이관·통합하고, 고위 전략 조정기구를 함께 구성하여 부처 간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단순한 조직 개편에 그치지 않고 인적 구성의 과감한 혁신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및 기후 과학 분야의 전문가, 혁신가, 그리고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포괄적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정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산업계와 국민의 신뢰를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2. 분권형 거버넌스 : 지역 기반의 에너지 전환
한국은 중앙집중형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지역마다 상이한 에너지 자원과 수요가 존재하며, 이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합니다.
분권형 거버넌스는 지역별 에너지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효율화, 지역 내 자급자족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는 풍력과 태양광의 최적지로, 지역 에너지 전환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덴마크의 지역 에너지 협동조합 모델은 분권형 거버넌스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지역 주민이 참여하여 에너지 프로젝트를 설계, 투자, 운영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에너지 전환 간의 연계를 강화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모델을 도입해 지역 경제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3. 독립적 에너지 위원회 : 정치적 중립성과 지속가능성 확보
정치적 변화에 따라 에너지 정책이 흔들리는 문제는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독립적인 에너지 위원회를 설립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독립적 에너지 위원회를 도입하면,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과학적 데이터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에너지 정책을 평가하고 조정하며, 국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투명한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독립 위원회의 주요 역할은 정책 방향의 검토, 실행 평가, 국민 참여를 통한 투명성 강화입니다. 미국의 연방 에너지 규제위원회(FERC)는 정책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선진 사례로, 한국에서도 이를 참고해 운영 모델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결론 :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시점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지금 과거의 연장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분권형 거버넌스, 그리고 독립적 에너지 위원회는 그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기후에너지부는 통합적 정책 비전을 수립하고, 분권형 거버넌스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실행력을 보완하며, 독립적 에너지 위원회는 정치적 중립성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합니다.
이와 함께 국제적 모범 사례를 한국 실정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함으로써,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질을 모두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 대안은 단순히 정책의 구조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정치적 격변 속에서 한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그 적기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대경씨는 아시아개발은행 컨설턴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