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가좌동에 살고 있는 6학년 장서현 어린이는 최근 경북 안동에 있는 또래 어린이에게 손편지를 썼다. TV를 통해 며칠간 신불 피해를 보면서 불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고 한다. ⓒ 가재울청소년센터
"뉴스를 통해 안동에 산불이 크게 났다는 소식을 들은 뒤 정말 깜짝 놀라고 우울해졌어. 안동에 살고 있는 너희들도 모두 내 친구니까 마음이 아팠어. 너희는 괜찮니? 보잘 것 없는 편지이지만 너희가 조금이나마 행복하고 걱정이 없었음 좋겠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살고 있는 6학년 장서현 어린이는 최근 경북 안동에 있는 또래 어린이에게 손편지를 썼다. TV를 통해 며칠간 산불 피해를 보면서 불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고 한다.
마침 집 근처 청소년센터에서 안동 지역 청소년을 위해 편지쓰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장서현 어린이는 손편지에 또래 친구를 향한 안타까움과 응원의 마음을 고스란히 적어 내렸다.
안동 도심에는 화재가 나지 않았지만 안동 시내 바로 앞까지 산불이 근접했다. 도심은 산불로 인한 연기와 타는 냄새로 뒤덮이기도 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에선 70대 여성이 사망했고 임동면 박곡리에서도 50대 여성과 80대 남성이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가재울청소년센터를 찾은 청소년들이 안동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 가재울청소년센터 제공
서대문구립 가재울청소년센터 희망의 편지쓰기... 106명의 어린이·청소년 동참
서울 남가좌동에 위치한 서대문구립 가재울청소년센터는 지난 3월말부터 4월 6일까지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동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Pray for Youth & You' 희망의 편지쓰기 행사를 진행했다. 참가자는 모두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김용대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은 9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많은 돈을 모아 전달할 수는 없지만 따뜻한 마음이라도 보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한 번 해보자는 청소년지도사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이런 편지를 쓸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각외로 적지않은 어린이들이 손편지 쓰기에 참여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106명의 어린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안동의 또래 친구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 동참했다.
편지쓰기에 참여한 5학년 김용준 어린이는 "안동 친구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 편지를 썼어요. 우리도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라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청소년센터를 방문한 김용준 어린이의 어머니 이예진씨는 "아이들이 이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서로 도와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정성으로 써 내려간 또래 친구들의 격려 편지들. ⓒ 가재울청소년센터
서울-안동 청소년지도사들 한마음으로 "안동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작성된 편지는 안동지역 청소년들에게 직접 전달될 예정이다.
산불 피해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물론 어린이 청소년들도 깊은 마음의 싱처를 입은 상황. 최근에는 쓰레기 수준 구호품도 많아 이재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짧고 어설픈 글이지만 진심이 담긴 아이들의 편지속에는 빛나는 응원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안동의 어린·청소년들에게 이 편지를 전달할 예정인 김재열 안동청소년센터 관장은 "이 편지들이 안동의 청소년들에게 큰 위로를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김용대 관장과 가재울청소년센터 모든 직원들도 "산불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안동의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