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하고 가혹하게 처리해 나가겠다."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이 대통령 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처리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는데, 사실상 '탄핵 찬성' 목소리를 높였던 김상욱 국회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3 내란 사태에 대한 반성 없이, 내부의 이견부터 억압하는 모양새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대통령 선거 경선 관리를 위한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인선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박수로 재신임을 받은 데 이어 최대한 안정적으로 현 체제를 유지·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관련기사:
"반성 부족하다" 지적에도, 국민의힘 지도부 박수로 재신임 https://omn.kr/2cx7o).
"서로 입장 놓고 과도한 비난 자제해 주실 것 당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그리고 김상훈 정책위원회 의장만 마이크를 잡는 형태였다. 대신 비공개 회의를 상대적으로 길게 하며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은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의 발제로 경제 정책 관련 토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비공개 의원총회 등에서 일부 의원들이 했던 발언이 기사화하는 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당내 갈등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는 것을 경계하며, '스피커'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승리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당의 화합과 단결"이라며 "계엄 이후 넉 달 동안 당내에 여러 이견과 갈등이 있었다. 아직도 그 상흔이 남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탄핵의 시간은 지나갔다. 되돌릴 수 없는 지나간 역사가 되어 버렸다"라며 "우리는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 역시 원내대표직을 맡은 이후 당내에서 이런저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섭섭한 부분도 있지만 이 시간 이후 전부 잊겠다"라며 "앞으로 당내에서는 탄핵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과 행보를 놓고 '배신', '극우'와 같은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당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열은 곧 패배와 자멸로 가는 길"이라며 "오직 화합과 단결만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대선 승리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곧 시작될 대선 경선이 다시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대승적으로 협조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는 말이었다.
원내대표의 모두발언 자체는 탄핵에 찬성한 의원과 반대한 의원 양측을 향한 발언이었지만, 실제로 겨냥한 것은 김상욱 의원으로 대표되는 '탄핵 찬성' 측 인사들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해당 행위는 철저히 자제해야... 징계는 윤리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실제로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의 말미에 여러분이 관심을 갖고 있는 우리 당 내부 문제에 대해 (권영세) 위원장이 원칙을 줬다"라며 "앞으로 경선, 대선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하고 가혹하게 처리해 나가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한마음으로, 통합된 마음으로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우리 당원, 국회의원의 하나된 마음이 필요하다"라며 "적어도 앞으로는 우리가 말로 분열되거나, 이런 것들 없어야 한다. 해당 행위는 철저히 좀 자제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라고도 밝혔다.
'해당 행위'에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포함되는지 기자들이 묻자, 신 대변인은 "그 부분은 지도부 판단도 있을 수 있다"라며 "기본적으로 징계나 이런 건 윤리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운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은 지금까지의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윤리위 판단이 있을 수 있는데, 지금 대선이란 비상한 상황이라 지도부가 판단하는 해당 행위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위원장 혼자 독자적으로 결정하겠다는 건 아닌 것 같고, 비대위에서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동안 그런 논의를 안 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진 질문에도 신 대변인은 "당의 공식 입장에 현저히 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거나 또는 당 대선 과정에서, 이를테면 우리 대선 후보가 결정됐는데 우리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한다든지 그런 게 해당 행위가 되지 않겠느냐?"라며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 우리가 정성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욱 징계 여부 두고 엇박자... "해당 행위 해당하는지 논의해 봐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4일 오전 12.3비상계엄 해제와 윤석열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부근 안국동네거리에서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시민들과 함께 보기 위해 왔다. ⓒ 권우성
기자들의 질문이 꼬리를 문 것은 김상욱 의원을 향한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탄핵 찬성 의원들에 대해서 공론화하자는 제안이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한편,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서 그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의견들도 올라오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당을 언급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상욱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에 대해 "말로만 사과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다. 행동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행동으로 하는 사과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라며, 출당 권고에 대해 "당연하다"라고 날을 세웠다. "왜냐하면 보수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고, 당헌을 정면으로 부인했다"라며 "그런데 제가 왜 징계대상인가? 저는 당헌에 위배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해당 행위에 포함하는지 기자들이 따져 묻자, 신 대변인은 관련 논의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없었다고 전하면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앞으로 해당 행위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가혹할 만큼 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였다고 재확인했다. 동시에 "비대위원장이 말했으니, 그 부분에 대한 건 해당 행위에 해당하는지 논의해 봐야겠다"라며 징계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김 의원을 향한 당 차원의 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엇박자가 나왔다. 전날(6일) 서지영 원내대변인이 김 의원을 향한 조치를 지도부에 일임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 이날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저는 들은 바 없다"라며 거리를 뒀다. 신 대변인은 "표현의 방식"이라며 "당장 징계해야 한다는 분도 여러 분 계셨고,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그런 것(징계)을 할 필요가 있을까' 반론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이 수용해야 할 발언의 수위라고 할까? 우리 당이 민주정당으로서 발언 수위가 어디까지일 것인가에 대한 조금 큰 틀의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계셨고, 여러 말씀들을 하셨다"라며 "어느 한 분의 의견을 들으면 김상욱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엄청 컸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가 않다"라는 이야기였다. "(김상욱 의원의 징계 여부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것이고, 아마 오늘 위원장 발언은 그 고심의 결론으로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