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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리 배우가 올린 라면 위에 파를 올린 모습
김규리 배우가 올린 라면 위에 파를 올린 모습 ⓒ 김규리 배우 인스타그램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한 4일 영화계는 너도나도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영화인들은 인사동에 모여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지켜봤다.

먼저 명계남 배우는 "드디어 주권을 되찾았다. 국민이 대통령이다!"라고 소감을 밝혔고, 김규리 배우는 라면 위에 파를 얹은 사진을 올리며 윤석열 파면 소식을 축하했다.

파면을 상징하는 파와 면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화인들도 있었는데, 한 프로듀서는 "8년 만에 만든 파와 면이 들어간 파면 잔치 파스타가 진심 꿀맛이었다"라며 "이제 얼른 대선 국면에 돌입해 모두들 사회적, 경제적, 외교적 등등 모든 분야에서 일상을 되찾을 시간"이라고 전했다.

해외에 체류하는 영화인들도 환호했다. 남미에서 개막한 영화제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영화제 관계자들은 "디너에서 만세 부르고 자비에 돌란 감독 등과 함께 축하 중"이라며 "지구 반대편에서 콧물 훔치는 중"이라고 감격했다.

인도에 체류 중인 김범식 프로듀서는 "현지 시간 오전 7시인데 유튜브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면서 "민주시민 여러분, 폭싹~ 속았수다"라고 드라마 제목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청년필름 김조광수 감독은 "재판관 전원 일치 파면"이라며 "무너진 나라 살리기 위해 할 일이 산더미겠지만 오늘은 축하파티 즐겨야겠다"고 기뻐했다.

"이제 잠 못 이루는 밤은 끝"

 안재훈 감독이 올린 파면 선고하는 문형배 헌법재판관
안재훈 감독이 올린 파면 선고하는 문형배 헌법재판관 ⓒ 안재훈 제공

<무녀도> <소나기> 등 애니메이션 영화를 연출한 안재훈 감독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하는 문형배 헌법재판관의 모습을 그려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평론가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드디어 파면돼 속이 시원하나 정치·경제·사회·외교·통일·국방 등 모든 면에서 너무도 심각하게 망가졌고 특히 30%의 극우, 헌법마저 무시하는 이들과 살아야 한다는 것이 걱정"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조영각 프로듀서는 "광장에서 불철주야 투쟁하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이제 잠 못 이루는 밤은 끝"이라고 홀가분함을 전했다. 이안 평론가는 심판은 제대로 했으니 이번에는 제발 '처벌'을 끝까지 제대로 해야 한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송희일 감독은 "만장일치로 윤석열 내란 수괴 파면을 이끈 존재는 우리 시민들로 12월 3일 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남태령에서부터 꽃샘추위까지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불을 밝혀온 당신들 덕"이라며 "오늘은 당신들이 피워낸 꽃"이라며 시민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영화인연대 구심점으로 거리에서 뭉쳤던 한국영화

 지난 3월 27일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 총파업에 동참한 영화인들
지난 3월 27일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 총파업에 동참한 영화인들 ⓒ 성하훈

영화인들은 지난해 12.3 윤석열 내란 이후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선고한 순간까지 영화계의 의지를 모아 시민들과 함께 했다.

계엄 당일 여의도 국회 앞으로 달려가 시민들과 함께 계엄군을 막아냈다(이때 촬영된 영상은 지난 1일 발표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영화인 영상성명서에 활용되기도 했다-기자주). 지역의 독립영화인들도 탄핵 촉구 집회에 필요한 영상들을 만들어 제공했다.

국회에서 시작돼 광화문으로 이어진 탄핵 촉구 시위 과정에서 한겨울 추위에 아랑곳없이 영화인들의 참여는 적극적이었다. 1970년대 문화원 세대인 이세민 감독부터 응원봉 세대가 된 2000년대 전후 태어난 독립영화인들까지 영화계는 윤석열 파면에 한 마음 한 뜻이었다.

중심 역할을 한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의 기여도 컸다. 영화계 주요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영화인연대는 시위에 참석한 영화인들의 구심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최낙용 대표는 영화인연대를 대표해 3월 11일부터 광화문 시민농성장에 머무르며 1주일 넘게 단식 농성을 이어가기도 했다.

배우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는데, 박해일 배우는 모자를 눌러 쓰고 집회에 나오기도 했다. 조진웅 배우는 탄핵 촉구 집회에 보낸 영상을 통해 12.3 윤석열 내란을 극악무도·패악질·민주주의 파괴로 규탄하고"무너지지 않을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영화인연대 대외협력담당 최낙용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대표와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광화문에서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영화인연대 대외협력담당 최낙용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대표와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 성하훈

영화계는 윤석열 파면을 통해 영화산업이 다시 활로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계엄 당일을 시작으로 123일간 거리에 있었던 한국독립영화협회 백재호 이사장은 "파면은 당연한 결과지만,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상식 밖의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 오랜 기간 곪아왔던 것들이 불법 계엄과 함께 터져버린 것은 정부가 문화예술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장에서 이야기된 수많은 의제를 한국 독립영화가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사회대개혁의 길에 독립영화가 항상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북독립영화협회 박영완 이사장은 "파면 선고가 나니 영화제 예산 삭감 문제로 영진위, 문체부, 기재부를 찾아다녔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라며 "지쳐있었지만 사라질 뻔한 독립영화, 특히 지역영화 예산의 복구를 위해 다시 한 걸음 나아가는 희망을 찾았다"라며 안도했다.

광화문 영화인연대 농성 천막을 지켰던 영화인연대 대외협력담당 최낙용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대표는 "윤석열 파면으로 끝이 아니라 행정부와 사법부, 검찰에 남아있는 내란동조세력을 반드시 처벌하는게 중요하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삭감한 영화 관련 예산의 단순한 복원을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정부가 책임을 다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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