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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되면서, 남편이 시골 밭에 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크지도 않은 손바닥만 한 밭이고, 직업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다 보니, 밭에 남편이 갔다 오면 밭 상태나, 들나물이 났는가 등의 밭 문안 인사를 묻곤 합니다.

몇 년 동안 밭에서 뜯어다 먹던 냉이가 났나? 제가 궁금해 남편한테 물으니, 안 나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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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안 오던 눈이 오더니, 그래서 냉이가 안 났나? 싶었습니다. 눈이 오니, 길이 미끄러워서 밭에 더 가기가 싫어집니다. 그래도 냉이가 나 있으면 뜯어 오고 싶은 미련은 남아 있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다른 풀들은 거무죽죽하게 죽는데, 냉이는 겨울에 파릇파릇하게 나 있어 신기할 정도입니다.

밭에 나 있는 냉이 밭에 나 있는 냉이 사진입니다
밭에 나 있는 냉이밭에 나 있는 냉이 사진입니다 ⓒ 홍웅기

시골 텃밭에는 냉이가 나는 해도 있고 나오지 않은 해도 있는데, 일단 씨앗을 뿌리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들나물입니다.

남편이 3월 20일쯤에 밭에 냉이가 났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바로 가지 못하고 있다가 말일쯤 찾아가니, 벌써 잎이 커지고 세기 일보 직전으로 커져 있습니다.

뜯어 온 냉이 뜯어 온 냉이 사진입니다
뜯어 온 냉이뜯어 온 냉이 사진입니다 ⓒ 홍웅기

그 냉이를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추워서 몸을 덜덜 떨면서 뜯어 왔습니다.

씻으며 만지니 집 안에 냉이 향으로 가득합니다. 냉이를 밤새껏 다듬어, 냉이 전을 해 먹으려고 씻어서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제거해 놓았습니다.

그러고는 전통시장에 가서 장을 봐 가지고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장을 보러 갔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쇼핑하다가 생각보다 늦게 들어왔습니다.

전 만들려고 손질한 냉이 전 만들려고 손질한 냉이 사진입니다
전 만들려고 손질한 냉이전 만들려고 손질한 냉이 사진입니다 ⓒ 홍웅기

밭에 갔던 남편이 와서는 주방에서 반찬을 만들고 있습니다. 내가 만들려고 소쿠리에 씻어 놓은 냉이를 삶아 냉이 무침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묻지도 않고 냉이 전하려고 한 것을 왜 무쳐 놨느냐고 타박하면서도 요리하지! 않고 향긋한 냉이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며칠 뒤 상추씨를 파종하러 갔다가 냉이가 듬성듬성 꽃이 피고 있습니다. 올해 냉이는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아 손바닥만 한 냉이 잎사귀를 뜯어 왔습니다.

냉이의 떡잎과 지저분한 부분을 떼어 내고, 깨끗이 씻어줍니다.

냉이전 반죽 냉이전 반죽 사진입니다
냉이전 반죽냉이전 반죽 사진입니다 ⓒ 홍웅기

먹기 좋은 크기로 냉이를 잘라 주었습니다(너무 작은 크기는 안 썰어줘도 됩니다).

밀가루를 볼에 풀어 소금으로 간하고는 썰어 놓은 냉이를 넣고 뒤적여 반죽해 줍니다.

프라이팬을 달구어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평평하게 펴 노릇하게 익혀줍니다.

올해 먹고 싶었는데, 못 막을 줄 알았던 냉이 전을 먹으니, 잠시 행복해집니다.

냉이전 냉이전입니다
냉이전냉이전입니다 ⓒ 홍웅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냉이무침#냉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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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웅기 (skfro153)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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