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 나라 뉴스가 서울 사대문 안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역에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뉴스를 전하는 지역언론이 있습니다. 전국에 뿌리 내린 지역언론의 '오늘'을 들어봅니다.

 2023년 10월 27일 화성시민신문 후원의밤을 준비하고 함께 도운 사람들. 창간준비위부터 함께했다.
2023년 10월 27일 화성시민신문 후원의밤을 준비하고 함께 도운 사람들. 창간준비위부터 함께했다. ⓒ 화성시민신문 제공

'시민'이라는 단어에 '신문'을 더했다. 이로 인해 생기는 '신뢰감'으로 꿋꿋이 경기도 화성에서 뉴스를 만들어내는 언론이 있다. 2020년 화성시민 30여 명이 모여 뜻을 모아 창간, 올해로 5년을 맞는 화성시민신문 이야기다.

기자 수가 적다고 '작은 뉴스'만 다루는 게 아니다. 200억 가까운 세금이 들어가는 신축 도서관의 공사 중단 사태를 조명했고, 수억 원에 이르는 호수공원 전기요금의 원인을 다뤘다. 시 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뉴스로 만들고 있다. 행정과 정치가 어떻게 작동하는 게 화성시민에 공익적일지 모색하는 언론이다. 스스로도 "화성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시민신문이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는 화성시민신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화성시민신문과의 일문일답.

"밑빠진 독이라도 주변에 흘러간 물이 꽃을 피울 수 있게"

 2019년 7월 16일 화성시민신문 창간 준비위 첫 회의 모습.
2019년 7월 16일 화성시민신문 창간 준비위 첫 회의 모습. ⓒ 화성시민신문 제공

- 매체 소개를 부탁한다.

"'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이다. 화성시민신문은 2019년 창간준비위원회를 거쳐 2020년 4월 인터넷신문으로 창간했다. 30여 명의 화성시민들이 모여 신문을 만든 시민신문이다. 신문 운영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어려울지라도, 주변으로 흘러간 물을 통해 꽃을 피우자는 창간 정신으로 뉴스를 만들고 있다. 예비사회적기업을 거쳐 협동조합 법인이며 공익을 위한 뉴스 보도는 무엇일까 날마다 고민하면서 만들고 있다."

- 지난해 가장 영향력을 발휘했던 보도를 꼽는다면?

"정명근 화성시장이 취재진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한 기사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당선된 이후 화성시민신문의 취재 방법 중 영상 촬영과 라이브 중계에 대해 매우 불편해 했다. 그래서 29개 읍·면·동을 돌면서 하는 시민과의 만남이나, 정책 설명회 등을 언론에 비공개하거나 영상 촬영을 불허했다. 화성시민신문은 그 사안을 연속 보도했고, 화성시의회 시의원이 의회 본회의장에서 5분 발언을 하며 언론 자유 보장과 시민 알권리를 위해 모든 일정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 화성시민신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특종 보도를 소개한다면?

"화성시가 2020년 7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개편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보도자료 제목이 '전국 최고 수준 수혜 대상 확대, 형평성 제고'였는데 장애인활동지원사업 혁신안을 마련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화성시민신문 취재 결과 해당 혁신안에 대해 지역 장애인계는 반발하고 있었다. 대규모 시위와 기자회견 집회 등이 연일 이어지며 반대 운동이 지속됐다. 당시 화성시민신문은 전문가 의견 취재 및 장애인계 다양한 반응들을 연속 취재해 보도하며 화성시 장애인활동지원사업 개편안이 일방적인 것이 아닌 다양한 당사자의 의견이 수렵될 수 있도록 도왔다."

"시민신문이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주는 용기

 화성시민신문 인터넷판.
화성시민신문 인터넷판. ⓒ 화성시민신문 제공

- 지역언론으로서 보람찼던 혹은 힘들었던 사례를 소개해달라.

"보람찰 때는 '시민신문이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시민들이 제보하며 연락 주실 때다. 시민신문 제호를 정할 때 크게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니었는데, 시민신문이라는 제호만으로 시민들이 신뢰를 하고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더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공익적인 일이 무엇인지, 선택의 기로에서 생각하게 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더 약하고 낮은 목소리를 전달 할 수 있을 때 가장 보람차다.

힘들었을 때는 화성시민신문이 보도한 기사에 대해 화성시의원이 기자 개인에 형사 고소를 했을 때다. 경찰서에 조서 받으러 갔을 때 마음이 좀 힘들었다. 당시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 불송치로 끝났지만 위축됐던 것도 사실이다."

- 취재와 경영, 독자관리 부문에서 귀 언론사만의 특화된 강점이 있다면?

"상근자 1인으로 시작해 현재는 상근자 2인의 편집국을 구성하고 있다. 2020년 4월 창간 때부터 창간준비 위원 중 일부는 운영위원으로, 일부는 편집위원으로 나눠 구성했다. 1인 상근자가 가질 수 있는 어려움이나 편집권에 있어서 독단적 시각이 있을 수 있기에, 월 1회에서 2회 가지는 회의에서 균형적이고 공익적인 시각을 가지려 했다. 같은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때론 난상토론이 되거나 목청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 시간들과 경험이 쌓여 시민신문의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25년부터는 법인을 협동조합으로 변경해 운영한다."

- 여러 어려움에도 화성시민신문이 오랜기간 유지·운영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인터넷신문으로서 1인 미디어가 아닌,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도 있는 동지가 있다는 점이 화성시민신문의 원동력이다. 지역에서 언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의 심정으로 뉴스를 만들고 있다. 신문사를 함께 만드는 법인 구성원과 후원자 모두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언론, 깨끗하고 투명한 언론, 지역에서 정도의 길을 걸으면서 치우치지 않고 바른 소리를 낼 수 있는 언론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서 만들어가는 화성시민신문의 성장이 100만 화성특례시의 성장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화성특례시는 2001년 인구 21만이던 화성군에서 화성시로 승격해 24년만에 인구 100만의 특례시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전국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인구 증가가 있는 도시, 평균연령 34세의 젊은 도시, 산재사망 1위의 도시, 제조업 전국 1위의 도시, 탄소배출 1위의 도시 등 여러 호칭을 갖고 있다.

화성시가 갖고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공동체나 환경, 정주요건에 있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빛과 그늘에서 화성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정책에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시민 총회를 제안한다. 또 예산의 일정 단위가 넘어가는 사업 경우 시민의 의견을 반드시 묻게 하는 등의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언론#화성시민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