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경북 안동 인근 지역의 한 고등학교의 모습. 교정 안에 학생들이 있는 가운데 멀리 안동 지역에 불길이 육안으로 확인되고 있다. ⓒ 제보자 제공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 째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예천의 대부분 학교들이 정상수업을 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산불은 지난 25일부터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확산되고 있고 25일과 26일 사이 사망자가 21명이나 나왔다.
경북교육청은 산불이 확산하자 26일 경북 북동부지역 유치원 63곳과 초등학교 58개교, 중학교 32개교, 고등학교 21개교 등 174개교에 휴업하거나 휴교하도록 했다.
이어 27일에도 대부분의 학교가 휴업하거나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등 학교장에게 자율적으로 학사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안동과 인접한 예천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정상 수업을 하겠다며 학생들에게 등교하도록 해 학부모와 교사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경북도청이 있는 예천군 풍천면과 호명면 등은 안동에서 확산하고 있는 산불로 연기가 자욱하고 미세먼지 또한 최악의 수준을 보이는 상황이다.
초등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한 학부모는 "저녁인데도 검은 연기가 자욱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활동하기 힘들 정도"라며 "아이들 학교에 보내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예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도 "교장선생님은 산불이 20km 밖에 있어 우리 학교는 안전하다고 했다"며 "하지만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무작정 출석하라고 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등교 수업을 원칙으로 하고 결석이나 조퇴를 희망할 경우 담임에게 연락하면 출석을 인정하겠다는 공지를 보냈다.
하지만 교사들은 "등교하는 학생과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학생들 간 학습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출석 유무를 맡기고 교사들에게는 업무가 가중되도록 하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교육청 예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도교육청에서 내려온 지침을 각급 학교에 안내한 상황"이라며 "피해 상황에 따라 휴업을 권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에서도 면밀히 협의하고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밤새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휴교할 수 있도록 변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오후 경북 안동시와 예천군 일대가 산불 연기로 뒤덮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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