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민가 근처까지 확산하고 있다. 2025.3.25 ⓒ 연합뉴스
영남권에서 산불 피해가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도 그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울산 울주군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근접하면서 긴급하게 인근 사찰의 유물을 옮기는 작업이 펼쳐졌다.
26일 부산시와 기장군에 따르면, 울주군 온양읍 대운산 일대에서는 닷새째 산불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주불은 잡혔지만, 강풍의 영향으로 계속 불씨가 살아나면서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장안사 쪽에서도 맨눈으로 연기가 목격됐고, 이런 보고가 접수되자 국가유산청이 움직였다.
통일신라 문무왕 13년(673년)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인 장안사에는 부산시 지정 문화유산인 '명부전 지장보살도'와 '석조지장보살삼존·시왕상' 등 17점의 문화유산이 있기 때문이다. 유산청과 기장군은 유물을 부산시립박물관과 정관박물관으로 분산해 옮겼으나, 이동이 어려운 대웅전 전각 등은 방염포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로 산불 피해에서 한발 비켜서 있던 부산 역시 긴장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기장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산불이 넘어올 수도 있어 현재까지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 화재 상황에 놓이진 않았지만, 지자체 단체장들은 경계령을 내렸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방어선을 구축하겠다며 24시간 비상근무에 나섰다. 산불 사태 장기화에 박형준 부산시장도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동시에 작은 불씨도 조심해야 한다며 "각별한 경각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