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암해변 침식자칫 큰 사고로 이어 질 수 있는 해안절벽과 위험에 노출된 주택 ⓒ 진재중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의 해안 침식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지난 28일 강원도청과 고성군청, 해안 전문가, 지역 주민들이 침식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해결책을 논의했다. 이날 현장 점검은 지난 2월 28일자 오마이뉴스 기사 <
확 달라진 해변... 불안에 떠는 고성군 주민들 https://omn.kr/2cdat>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진행되었다.
"해안 붕괴 우려" 불안 호소한 주민들
이날 관계자들은 교암해변을 비롯한 침식 피해 지역을 방문해 현재 상황을 점검했다.
교암 해변은 심각한 해안 침식으로 오랜 시간 동안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2019년, 109억 원을 투입한 연안정비사업이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실효성 있는 대책은 마련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해안가 도로가 침수되고, 옹벽이 노출되는 등 구조물 붕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잠제 설치 후 침식이 더 가속화됐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실질적인 장기적 대책 마련과 함께,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 점검한태동 교암 어촌계장이 해안침식의 원인에 대해서 설명하고있다 ⓒ 진재중
▲반암해변 점검해안침식이 심각한 고성지역의 해변을 점검하는 전문가와 관계자 ⓒ 진재중
반복되는 침식 피해... 해안 절벽 형성도 심각
교암해변뿐만 아니라 인근의 반암해변과 천진해변에서도 해안 침식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반암해변은 잠제 설치 이후 오히려 모래 유실이 가속화되었으며, 천진해변은 해안선 후퇴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안 붕괴로 절벽이 형성되어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교암해변 한태동 어촌계장은 "해변이 빠르게 사라지고 해안이 깎여 나가면서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관광객도 줄고 어업과 생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바로 앞 해변은 걸어가서 해산물을 채취하고 해수욕을 했던 곳인데 이제는 황폐화되었다"고 토로했다.
▲교암해변 침식낭떨어지로 변한 교암해변 ⓒ 진재중
▲현장점검전문가와 관계자들에게 해안침식의 원인에 대해서 설명하는 한태동 교암 어촌계장 ⓒ 진재중
전문가 진단 "현재 대책 효과 미비, 종합적 접근 필요"
해안 침식 전문가인 김인호 교수(강원대학교)는 이번 현장 조사에서 기존 잠제(수중방파제)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잠제(수중방파제)는 해안 침식을 완화하는 구조물이지만, 적절한 위치 선정과 설계가 중요하다"며 "현재 고성 해변의 잠제는 해류 흐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치돼 일부 지역에서는 모래가 쌓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침식이 더 심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예기치 않은 강한 파랑 증가를 해안 침식 가속화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복합재난재해에 대비해 맞춤형 방재 대책 수립 ▲자연친화적인 공법 ▲AI를 활용한 첨단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을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반암해변 앞 잠제(수중방파제)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해 해안침식은 ⓒ 진재중
▲고성 천진해변 앞 잠제(수중방파제)잠제(수중방파제)가 설치된 지역에 지반이 침하되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있다. ⓒ 진재중
▲교암해변 앞 잠제주민들은 수중방파제(잠제) 설치후 해안침식이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 진재중
이날 자리에 함께한 강원도청 글로벌본부 해양수산국 이동희 국장은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설치된 잠제의 효과를 재평가하고, 추가적인 방지 시설 설치나 보완 공사를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해안 침식 문제는 단기적인 조치로 해결될 수 없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모니터링 위한 예산 확보 필수"
한편, 김용복 강원도의회 부의장은 "제대로 된 모니터링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필요하다"며 "현재 예산이 부족해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강원도청과 협력해 내년도 예산안에 해안 침식 대응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강화해 추가 재정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침식현장 조사해안침식 전문가들이 해안침식 요인과 문제점을 진단하고있다 ⓒ 진재중
강원도 고성 해안침식 피해 마을 주민들의 기대감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강원도 고성 지역의 해안침식 피해지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주민들은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인동 교암 이장은 "해안침식 문제 해결에 대한 여러 차례의 답변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의 점검을 통해 현실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되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또한, 고성 천진 박용호 이장은 "이번 논의가 단순한 약속이 아닌 구체적인 해결책을 논의하는 과정이었다"며 큰 기대감을 밝혔다.
▲천진해변 침식계단식으로 활용했던 철구조물이 낭떨어지 아래로 위험스럽게 떨어져있다. ⓒ 진재중
▲천진해변 점검급격히 줄고있는 천진백사장을 점검하는 전문가와 관계자들에게 마을 주민이 침식원인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 진재중
해안침식은 더 이상 단순한 바닷가 모래 유실 문제가 아닌 복합재난재해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교암해변 점검잠제설치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어촌계장 ⓒ 진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