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하는 오늘의 경제뉴스 다섯 가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 권한대행, 최태원 대한상의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 연합뉴스
매년 3월 넷째 주를 전후로,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 됩니다. 기업이 1년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입니다. 주주들에게 작년의 성과를 보고하고 올해 사업 계획을 공식적으로 허락 받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지난주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주총에 이어 내일(25일)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G전자를 비롯해, 26일엔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와 SK하이닉스, 대한항공의 한진그룹, 신세계그룹 이마트 등의 주총이 계속됩니다.
올해 대기업 주총에서는 주로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에 따른 불황, 글로벌 복합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주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주총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도 '위기', '도전', '성장동력', '경쟁력', '전문성'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주총 안건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입니다. 한마디로 기업의 사내이사로 올라와 있는 경영진들의 보수를 올려달라는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기아 주총에서 이사로 재선임되면서, 보수 최고 한도가 기존 80억 원에서 175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보수를 받아 왔는데, 기아에선 받지 않았습니다. 정 회장은 작년까지 이들 회사로부터 122억 100만 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기아로부터 추가로 받게 되면서 총연봉이 2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6일 주총이 예정된 한진의 조원태 회장도 대한항공, 한진칼, 진에어 등에서 이사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모두 102억 1273억 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올해 대한항공은 보수 한도를 30억 원 더 올립니다.
이들만이 아닙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에서 178억 3400만 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의 보수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를 합하면 훨씬 늘어날 겁니다. 2023년에 신 회장이 받은 보수가 212억 7900만 원이었으니까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주)한화를 비롯해,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곳에서 받은 보수가 139억 8000만 원입니다. 사실상 그룹을 이끄는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도 (주)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3곳에서 모두 92억 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작년에 (주)효성과 HS효성으로부터 323억 82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는데요. 2023년에 57억 원보다 무려 6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회사 쪽에선 작년 6월부터 독립 경영을 선언하면서, 기존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과 특별공로금이 포함됐다고 설명합니다.
이들 총수 일가들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경우입니다. 반면 미등기 임원으로 있으면서 등기이사보다 많은 연봉을 챙기는 총수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 일가입니다. 신세계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는 오는 26일 주총에서도 정용진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어머니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모두 사들이면서 지분을 28.56%까지 늘렸습니다. 사실상 신세계 그룹의 승계 작업이 완성됐죠. 정용진 회장은 작년 보수로 36억 9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주)CJ와 CJ제일제당 등에서 총 193억 74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해욱 DL그룹 회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36억 원의 보수를 받았고, 별도로 신설된 회사로부터 추가로 6억 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기 DB그룹 명예회장도 DB하이텍으로부터 34억 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이해욱 회장은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사익 편취 혐의로 2023년 대법원에서 벌금 2억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겁니다. 김준기 회장 역시 사내 성추행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었죠.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부회장도 2023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됐지만, 계열사로부터 78억 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경제개혁연대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경제시민사회단체와 소액주주단체 등은 재벌 총수들의 과도한 겸직을 금지해야 한다며 이사 보수 한도 안건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또 국민연금 등 주주들에게 이들 회사 주총에서 이러한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하기도 했죠. 사실 회사 한 곳을 제대로 경영하기도 쉽지 않은 환경에서, 대기업 계열사 2~3곳에 이름을 올려놓고 수백억 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는다는 것, 곰곰이 따져봐야 합니다.
불황과 경기 침체로 기업들은 앞다퉈 임금 동결과 구조조정 등을 추진 중입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재벌총수들이 복수의 계열사에 이름을 올리고, 과도하게 보수를 챙기는 것은 말 그대로 '도적적 해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한덕수 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직무 복귀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다음은 <오마이뉴스>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뉴스.
이번 주 대기업들의 연이은 주총과 함께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고려아연 정기주총입니다. 오는 28일 예정된 이번 주총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 연합의 표 대결로 경영권 향배가 가려집니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은행 투자 관리(NBIM)가 오늘 별도 자료를 통해, 영풍 쪽의 주주 제안에 찬성을 권고했습니다. NBIM은 약 2549조 원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데요. 영풍 쪽의 17명 이사 후보에 찬성 의사를 냈다고 합니다. 반면 해외 자문기관인 PIRC는 고려아연 쪽 후보에 찬성했습니다. 2년 넘게 진행돼 온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어떤 결말이 나올까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 기각 소식에 주가는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올랐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11.06포인트 떨어진 2632.07을 기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주가는 사실상 보합 양상을 보인 듯 합니다. 대신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0원이나 오른 1467.7원을 보였습니다. 탄핵 기각 소식에 한때 1469원까지 올랐다가,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나오면서, 1460원 후반대로 내려왔습니다.
오늘 0시부터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용산구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한 달여 만에 확대 재시행됐습니다. 토지를 거래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할 대상은 이들 지역의 2200개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 총 40여만 가구입니다. 이들 아파트를 거래할 때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하며, 2년 이상 직접 거주할 실수요자만 집을 사는 것이 허용됩니다. 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두는 '갭투자'는 불가능하고, 사실상 무주택자만 아파트를 살 수 있습니다. 여권 유력 대선후보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시행 등으로 부동산 시장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오락가락한 부동산 정책의 결말, 이미 경험했습니다.
경기침체 속에 각종 생활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데요. 커피값도 오릅니다. 대형 커피 업체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를 4700원으로 200원 올리면서 시작된 커피값 인상은 SPC그룹의 파스쿠찌와 던킨 등으로 이어지면서 지난달부터 가격이 올랐습니다. 또 다른 대형 커피 업체 투썸플레이스가 오는 26일부터 커피와 케이크 등 가격을 평균 4.9%p 올린다고 합니다. 일반 크기 커피 23종의 값은 200원씩 올라 4700원이 됩니다. 케이크 값도 평균 2000원 오릅니다. 저가형 커피 브랜드도 커피값을 200~300원씩 올린다고 합니다. 이제 오르지 않는 물건들을 찾기가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