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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24 11:13최종 업데이트 25.03.24 11:32

봄철 산불 원인, 논밭 쓰레기 태우기 멈춰야

'영농부산물 파쇄서비스' 이용하고, 예방책에 관심 기울일 때

봄철이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산불.

건조한 날씨 탓만으로 돌리기엔 무책임하다. 농촌에서 봄철이면 흔히 볼 수 있는 논두렁 밭두렁 태우기, 이전 해 쌓아놓은 논밭쓰레기를 불법으로 태우는 관행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내가 사는 이천지역은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여느 지방 못지 않은 농촌이다. 지난 주 경상도 지역을 망라해 일어난 산불이 있기 1주일 전, 이곳에서 목격한 일을 소개한다. 이천 남부지역에서 농어촌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는 부업으로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주유소에서 하루 반나절씩 일하고 있다.

주유소 뒷편에는 논, 밭이 인접해 있고 이를 경작하는 민가들이 있다. 뉴스에서 계속해서 날씨가 건조하니 산불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주의를 주지만 이와 거리가 먼 일들은 계속 일어난다.

주유소 부근 쓰레기 소각 장면. 주유소와 100여 미터 떨어진 민가에서 농작물 쓰레기를 태우는 모습. 오민택

지난 13일 저녁 7시가 넘어 어둑해질 무렵 주유소 마감작업을 하려고 밖에 있는데 담장 뒷편에서 불길이 보인다. 몇 안 되는 민가에서 쓰레기를 태우고 있다. 주유소와 직선으로 100여 미터 떨어진 거리다. 바로 옆은 야트막한 산.

다음날인 14일 저녁 6시 무렵에는 주유소 바로 뒤 밭에서 지난해 처리 못 한 밭작물 쓰레기를 태우는 걸 봤다. 주유소와 50미터도 안 되는 거리이다.

봄철에는 갑작스런 기압변화로 돌풍이 분다. 쓰레기를 태우다 돌풍이라도 불면 불씨가 번지리라고 생각을 못 한다. 그것도 주유소 바로 옆에서.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

농부들이 해를 넘긴 고춧대와 깻대, 콩대와 같은 밭작물 쓰레기를 태우는 이유는 대대로 전해 내려온 농촌지역의 관행에 기반한 데다 돈도 안 들고 쉽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촌지역에서는 대보름 쥐불놀이에서부터 봄철이면 벌레들을 퇴치한다는 명목으로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는 게 관습이 되어 있다. 이들에게 뉴스 경고는 별 소용이 없다.

농촌에서는 이런 불법행위를 보고도 신고를 잘 하지 않는다. 인정머리 없게 한 동네 사람끼리, 이웃끼리 뭔 신고냐며 눈감아 준다. 신고하면 관계 단절도 감수해야 한다.
 이천시에서 지난 3월 13일부터 도입, 운영중인 '영농부산물 파쇄서비스'
이천시에서 지난 3월 13일부터 도입, 운영중인 '영농부산물 파쇄서비스' ⓒ 이천시청

최근에는 산림청과 농촌진흥청에서도 '영농부산물 파쇄서비스'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홍보부족과 곳곳에까지 서비스를 하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이천시에서도 발빠르게 지난 13일부터 '영농부산물 파쇄서비스' 신청을 받는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농부들이 과연 이런 뉴스를 알기나 할까 싶다. 파쇄기를 몇 대나 도입했는지도 의문이다.

많은 시간을 들여 산불 진행상황만 보도할 게 아니라, 그 원인이 되는 것들에, 그 예방책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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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쓰레기소각#농작물쓰레기소각#영농부산물소각#봄철산불예방#논밭쓰레기태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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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택 (prov35) 내방

물류관련 주간, 월간지에서 15년여 기자생활을 했고, 지금은 경기도 이천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일상, 건강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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