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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30·40세대 여야 의원들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 나은 연금개혁을 요구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국민의힘 김재섭, 개혁신당 이주영,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개혁신당 천하람,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2025.3.23
국민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30·40세대 여야 의원들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 나은 연금개혁을 요구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국민의힘 김재섭, 개혁신당 이주영,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개혁신당 천하람,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2025.3.23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23일 오후 3시 30분]

"국민연금을 더 많이 받자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가' 더 받고 '누가' 더 내는지 정직하게 말해야 하고, 더 낼 사람들을 제대로 설득해야 합니다."

기존보다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안이 '여야 합의'로 18년 만에 국회 문턱을 통과했지만 정작 정치권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파를 뛰어넘은 30~40대 여야 국회의원들이 이번 개혁이 "청년 세대를 설득할 수 없는 안"이라며 형평성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기성세대들이 혜택을 받는 '소득대체율'은 당장 내년부터 오르는 데 비해 후세대 부담 비중이 높은 '보험료율'은 점진적으로 13%까지 오른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청년세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연금소득세'의 국민연금 자동 투입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기성세대들에게 부과되고 있는 연금 수령 시 세금을 재원으로 내년부터 국민연금에 '국고'를 투입하자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 구조개혁을 위해 추후 국회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가 꾸려질 때 30~40대 의원들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꾸리자고도 주장했다.

'더 내고 더 받자'는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청년 국회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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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소영·장철민·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천하람 의원 등 당파를 뛰어넘은 30~40대 의원들이 모인 '더 나은 연금개혁을 요구하는 국회의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모두에게 공정한 연금개혁"에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연금개혁안이 통과될 때 모두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이다. (관련 기사: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다'... 정치권, 연금개혁 합의 https://omn.kr/2coe4)

이들 의원들은 "소속된 정당은 다르지만 연금개혁의 방향성에 있어서 만큼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 정파를 넘어 더 나은 연금개혁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섰다"며 "모수조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연금개혁으로 가장 큰 부담과 책임을 지게 되는 청년세대를 설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이번 연금개혁안에) 담기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연금개혁안을 가리켜 "지금 당장 보험금 혜택은 인상하되 후세대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리자는 것"이라며 "기성세대 희생 방안이나 구체적인 정부의 의무 강화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문제제기 했다. "강화된 혜택은 기성세대부터 누리면서 그로 인해 추가되는 부담은 또다시 후세대의 몫"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번 연금개혁안은 기존 9%였던 보험료율을 13%로 높이고, 40%였던 소득대체율을 43%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소득대체율은 당장 내년부터 바로 오르는 반면 보험료율은 13%가 될 때까지 내년부터 0.5%포인트씩 8년간 오른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곧 수급을 앞둔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당장 약간 오른 보험료를 내고도 종전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연금 수령 시 내는 세금, 전액 국고 투입해 세대 형평성 맞춰야"

이들은 청년세대 부담을 더는 방안으로 내년부터 국고 투입을 주장하며 재원으로 '연금소득세'를 언급했다. 연금소득세는 공적연금, 사적연금 수령자가 내는 세금인데 이를 모두 국민연금에 자동투입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2026년 기준 7845억 원으로 추정되는 세수가 2030년 1조1000억 원으로 커질 걸로 보고 있다.

이들은 "후세대를 위해 국민연금을 적립함으로써 세대간 형평성을 맞추자"며 "부모가 자식을 위해 저축을 하듯, 노인세대가 내는 이 돈으로 청년세대의 재정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번 국민연금 개혁의 후속조치 격인 '구조개혁'을 위해 국회 내 연금특위가 꾸려질 때 30~40대 국회의원의 특위 구성 비중을 절반으로 높이자고도 제안했다.

이들은 "우리 국회 평균 연령은 57세다. 세대적으로 매우 불균형한 구성"이라며 "청년세대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지 않고 연금개혁에 대한 청년층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금특위 구성에서부터 30대와 40대 의원들이 절반 이상이 되도록해야 한다. 연금특위 인원도 13명으로 제한하지 말고 20명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 의원들이 공감한 건 이번 연금개혁안에 "문제가 있다"는 의식 정도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이번 연금개혁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데 대한 생각, 인구 구조나 경제 상황에 따라 연금 수령액을 자동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 차를 보였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 관련 질문을 받고 "(연금개혁안에 대한) 문제의식에 동의했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자동조정장치'에 대해서도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자동조정장치에 합의를 이룬 건 아니다. 연금개혁 문제가 앞으로 충실히 논의돼야 한다는 일반론"이라고 이야기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 역시 "구체적인 안에 대해서는 끝임없이 논의를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의원님들의 (기자회견) 내용은 연금특위를 통해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 젊은 미래 세대에 희망과 꿈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모수개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당장 안 하면 2029년부터 기금 총액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박수민 원내대변인 역시 "2029년부터 연금을 (지금까지) 운용해서 쌓아온 수익을 헐어 써야 한다"며 "그 피해는 오히려 미래 세대에게 가장 크게 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샷(한번에)'으로 구조 개혁까지 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이번에 모수개혁을 하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해서 오히려 가장 좋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연금개혁#연금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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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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