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분들, 협동조합 조합원분들과 함께 협동조합 정관으로 협동조합의 특징을 얘기 나눠보려 합니다. 협동조합 표준정관은 비어있는 부분에 단순히 빈칸 채우기를 할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함께 읽으며 협동조합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교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두 번째 시간은 표준정관의 3조 조항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3조(조합의 책무) ① 조합은 조합원 등의 권익 증진을 위하여 교육·훈련 및 정보 제공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法)
② 조합은 다른 협동조합, 다른 법률에 따른 협동조합, 외국의 협동조합 및 관련 국제기구 등과의 상호 협력, 이해 증진 및 공동사업 개발 등을 위하여 노력한다.(法)
제1항은 협동조합이 조합원에 대해 가지는 책임으로서 교육·훈련 및 정보 제공, 제2항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조합원 역시 협동조합에 대해 책임을 갖습니다. 출자금 등 경제적 참여와 의결권과 선거권 행사를 통한 민주적 참여입니다. 이는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사실 이는 모두 협동조합의 7원칙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협동조합 7원칙은 전 세계 협동조합들이 공통으로 따르는 가치 기반의 운영 원칙으로,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정립했습니다. 여러분이 정관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협동조합 7원칙에 대해서도 학습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교육·훈련 및 정보 제공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교육·훈련은 왜 중요할까요? 협동조합은 조합원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조합원이 협동조합의 목적, 구조, 운영 방식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관을 함께 읽는 이유이기도 하죠.
정관만이 아니라 회의 참여하는 방법, 함께 의사결정하는 방법 등을 익혀 나가야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주식회사와는 다른 기업 운영방식이기에 배우고 체화되도록 훈련해 내 것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다음으로 정보 제공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조합원 모두가 정보를 동등하게 알고 있어야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진정한 1인 1표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교육·훈련 및 정보 제공은 지금 조합원을 위한 것만이 돼선 안 됩니다. 새로운 조합원을 더 모으기 위해서,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 지역사회에서 협동조합에 우호적인 윤리적 소비자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교육·훈련 및 정보 제공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협동조합이 지속될 수 있는 터전이 만들어집니다. 초중고 학생들이 매점 등을 직접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해보는 학교협동조합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협동조합 간의 협동입니다. 신생 협동조합으로서는 너무 부담스럽거나 추상적으로만 다가오는 조항일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낯설고 많은 경제적 제도가 주식회사 위주로 돼 있는 상황에서 자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작은 협동조합 하나로는 힘들 수 있는 일을 여러 조합이 협력하면서 자원과 역량을 모아가야만 합니다. 공동 구매, 공동 마케팅, 물류 협력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비단 사업만이 아닙니다. 지역의 협동조합, 업종별 협동조합 간 교류를 통해 운영 노하우, 실패 사례, 교육 자료 등을 서로 공유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경험 많은 협동조합이 신생 조합을 멘토링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어느 지역에서는 협동조합을 처음 만들 때 적어도 3곳의 선배 협동조합을 찾아가 조언을 듣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관계를 맺으며 선배 협동조합 구성원들이 초기에 임원이나 조합원으로서 적극 참여해 아직은 미성숙한 신생 협동조합을 인큐베이팅 해주기도 합니다.
협동조합 간 협동은 세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관의 조항에서도 '외국의 협동조합 및 관련 국제기구 등과의 상호 협력'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 개 이상의 협동조합이 농업, 금융, 소비자, 주택, 노동,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 명 이상의 조합원이 협동조합에 참여하고 있고요. 세계 인구의 12% 정도가 협동조합의 일원인 셈이죠.
우리나라에서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도 UN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UN에서는 올해를 두 번째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기까지 했습니다.
요즘 인기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양관식이 딸에게 어선에서 두려울 때는 저 멀리 동료 어선을 본다라고 얘기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협동조합을 하면서 낯설고 두려울 때 동료 협동조합을 보시기 바랍니다. 함께 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보시기 바랍니다. 나무로서만 있지 말고 더불어 숲이 되어 협동조합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협동조합 정관 풀이 1] 자주적·자립적·자치적이 담긴 2조의 의미 https://omn.kr/2ck6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