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정을 파괴하는 테러리즘의 길로 완전히 접어들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야권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발의에 발끈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을 위시해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5당은 21일 최 대행 탄핵소추안을 국회 의안과에 접수했다.
그러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상목 권한대행 개인에 대한 겁박을 넘어, 나라 전체를 절단내겠다는 의도와 다름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전과 4범이자 12개 범죄 혐의자 이재명 대표는 이제 국정을 파괴하는 테러리즘의 길로 완전히 접어들었다"라고도 힐난했다.
"한덕수 복귀 자명한데 감정적 보복... 치졸하고 좀스럽다"
권 원내대표는 "다음 주 월요일(24일) 한덕수 대행이 복귀할 것이 자명함에도 기어이 경제부총리를 탄핵하겠다는 것은 목적을 잃어버린 감정적인 보복"이라며 "글로벌 관세 전쟁의 파고가 높은데 '외교 콘트롤 타워'인 한덕수 총리가 돌아오니까, 이제 '경제 콘트롤 타워' 최상목 부총리를 탄핵해서 국정을 철저히 파괴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탈탈 털고서도 무혐의가 나왔던 10년 전 미르재단 의혹을 끄집어내 억지 고발한 것도 개탄스럽다. 동네 건달도 하지 않을 치졸하고 좀스러운 행태"라며 "입법권은 독점했지만 큰 정치, 제대로 된 정치는 이재명 대표의 사전에서는 절대 찾을 수가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자명하다"라며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적법 절차상의 문제점이 노출되자 인민노련과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마은혁을 헌법재판소에 투입하여 어떻게든 판을 뒤집어 보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이재명 대표 본인의 2심 선고 결과에 불복하고 아스팔트 투쟁으로 나설 명분을 미리 쌓아두려는 것"이라며 "오늘 30번째 탄핵안은 최근 이재명 대표가 내뱉은 잘사니즘, 실용 경제, 민생, 성장, 회복과 같은 말들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말과 행동이 다른 정치는 대국민 사기일 뿐이다. 역사는 이를 경고한다"라며 "(독일의) 히틀러는 평화를 외치며 전쟁을 준비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다고 외치면서 국가를 파국으로 몰았다"라고 비교했다. "지금 이재명 세력도 우리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기 위한 위험한 폭주의 페달을 밟고 있다. 결단코 막아야 한다"라고도 외쳤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그는 "필요할 경우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최상목 대행 탄핵소추안을) 상정하지 말아 달라는 이야기는 할 건데, 우원식 의장이 지금까지 우리 당의 요청을 거의 받아준 적이 없다"라며 "항상 민주당의 뜻에 따라 움직였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이번 탄핵소추안 정족수 역시 한덕수 대행 당시의 여당 논리 그대로 '200석'이라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탄핵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탄핵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준해 의결정족수를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취임 100일 맞은 권성동 "<이재명 망언집> 초판본, 여러분과 공유"
공교롭게도 이날은 권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는 날이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통상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 기념으로 여는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날 현안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열고서 "제가 오늘로 원내대표직을 맡은 지 100일이 됐지만 이재명 대표가 쌓아온 표리부동한 언행과 정치 행태를 뒤쫓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이제 모두 함께 그의 발언 하나하나를 정확히 기록하고 국민을 속이고 기만해 온 실체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라고 책을 한 권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은 21일 <이재명 망언집>을 공개했다. ⓒ 국민의힘 홈페이지 갈무리
그는 "저는 오늘 <이재명 망언집> 초판본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라며 "이 책을 출간하는 와중에도 그새를 못 참고, 현행범 체포, 몸조심하라 등과 같은 망언들이 빠른 속도로 쌓여 왔다"라고 직격했다.
특히 "정치인의 언행을 살펴보는 것은 그가 만들고자 하는 국가의 방향을 예측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발언들은 제각각 흩어져 있지만 하나로 모이면 대한민국의 근본을 뒤흔드는 극히 위험한 그림이 된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100일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 100일은 아무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며 "계속해서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의 입법 독재, 의회 독재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00일이라고 해서 특별히 무슨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거나 그럴 단계는 아니다. 원내대표가 당의 비전을 발표하거나 이런 위치에 있지 않다"라며 "원내대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또 발생하는 원내 상황에 대해서 그때그때 어떻게 대처를 하고, 어떠한 메시지로 국민들에게 호소를 할 것인가 이런 걸 결정하는 자리"라고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12월 계엄 선포, 탄핵 소추안 가결 직후 당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었다"라며 "원내대표가 축배가 아니고 독이 든 성배다. 그래서 '아무리 어려운 자리지만 당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 이 독배를 기꺼이 마시겠다'라는 각오로 원내대표를 출마를 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탄핵보다 더 두려운 것이 당의 분열이다"라며 "약간의 의견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래도 큰 문제를 대처하는 데 있어서 대다수 99%의 의원들이 함께해 주셨다는 점, 그것이 제일 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