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전만권 국민의힘 아산시장 후보 선거운동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 지유석 반딧불뉴스 기자 제공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충남 서산태안)이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반일 감정이라면 농약도 마실 사람들"이라며 "핵폐수 선동질 정당"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4월 2일 치러지는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에서는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오세현 후보와 기호 2번 국민의힘 전만권 후보가 격돌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0일 두 후보는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성일종 의원의 발언은 20일 전만권 국민의힘 아산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장에서 나왔다.
"못된 사람들이 우파가 정권을 잡으면 늘 대한민국 우파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한번도 그냥 넘어간 적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미국산 광우병 소를 먹으면 뇌가 숭숭 뚫린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국민들을 다 속였다.
반일 감정이라면 농약도 마실 사람들이다.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가 우리 바다를 다 오염시키고 국민들 다 죽어 나가는 것처럼 선동질을 했다. 핵폐수라고 하면서 전 세계에서 핵 협박을 하고, 오염 처리수를 핵 폐수라고 얘기하면서 선동질했던 유일한 세계 정당이 민주당이다."
▲성일종 국회의원
발언을 하고 있는 성일종 의원 지유석 반딧불뉴스 기자 제공
지역에서 즉각 나온 반론... "핵오염수 맞다"
성일종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반론이 제기된다. 김미선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후쿠시마 오염수는 핵 폐수가 맞다. 노출된 핵 연료봉을 식히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물을 투입하고 있다"라며 "(오염수가) 핵연료봉과 직접적으로 닿아 있다는 점에서도 핵 오염수가 맞다"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도쿄전력은) 10년 동안 핵폐수를 저장하고 있다가 저장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희석을 해서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해류를 고려할 때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4년 정도로 보고 있다. 최근 충남도는 바다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지사가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 결국 안전성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남은 수산물 취급량이 전국 3위이다. 바다에 인접한 서산과 태안을 지역구로 둔 성일종 의원은 수산물의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세현 민주당 아산시장 후보 측도 21일 논평을 통해 "지난 2023년 6월 요미우리신문과 한국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84%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했다. 반면 일본 국민은 반대 30%, 찬성 60%"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일종 의원은 84%의 대한민국 국민을 농약도 마실 사람들이라고 모욕한 셈"이라고 맞받았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핵 폐수를 선동질한 '세계 유일' 정당일까. 이 부분도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최선경 민주당 홍성군의원은 "(성일종 의원의 발언은) 전형적인 덮어 씌우기"라며 "정권이 바뀌면서 말을 바꾼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과 도의원들이 앞다퉈 일본 핵 오염수 방류를 반대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말을 바꾸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2021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약 132만 톤을 30년에 걸쳐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하자,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은 앞다퉈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충남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인 김동일 보령시장, 김석환 당시 홍성군수 등이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규탄 및 철회촉구' 릴레이에 동참했다. 당시 김석환 군수는 "어업인의 생계뿐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에도 위협이 되고 해양생태계에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다. 충남도의회는 2021년 7월 국민의힘 소속 방한일 도의원의 대표발의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우려하며 '건의안'을 채택했다. 천안, 부여, 예산, 서산 등의 지자체 의회도 잇따라 일본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결의문을 채택했었다(관련 기사 :
2년 전과 다른 분위기... '오염수 반대' 주저하는 국힘 https://omn.kr/24bdm ).
<오마이뉴스>는 21일 오전, 성일종 의원 측에 20일 발언 배경과 과거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를 물었지만 답변이 없었다.
한편, 20일 아산시장 재선거 선거운동을 시작한 양당 후보는 지지를 호소했다. 오세현 민주당 후보는 이날 "한국 국민은 물론 전세계가 무장 군인이 국회와 중안선관위에 진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윤석열은 조속히 탄핵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3비상계엄 사태를 주요 화두 중 하나로 꺼낸 것이다.
전만권 국민의힘 아산시장 후보는 "경기침체로 아산시민들의 웃음이 사라지고 있다. 시민 모두가 행복한 아산을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