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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가 이르면 이번주 중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여야가 공동으로 '승복 메시지'를 내자는 제안이 나왔다. 헌재가 어떤 판결을 내리더라도 정치권에서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선언을 하자는 취지인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은 헌재 앞에서 열고 있는 탄핵 각하 릴레이 농성부터 철수시키라"며 진정성을 의심하고 나섰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지난 주 공식적으로 말씀하셨고 권성동 원내대표도 헌재 결정에 승복하자는 공개 언급이 있었다"며 연장선상에서 "국론 분열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야가 함께 (헌재 판결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지도부가 나눴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에 작금의 국가적 혼란을 멈추려면 정치권의 탄핵 심판 선고에 제대로 승복해야 한다"며 "헌재의 판결은 단심제이고 당연히 승복할 수밖에 없다. 승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권영세 비대위원장 역시 지난 13일 "저는 이미 여러 차례 헌재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대통령도 변호인단을 통해 결과에 승복할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도 "그러나 민주당은 한 번도 그런 약속을 국민 앞에 한 적이 없다"고 날을 세운 바 있다(관련기사 : 권영세 "윤석열 탄핵심판, 헌재 결과에 승복하겠다" https://omn.kr/2ckgv).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문제는 여야가 서로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후 국민의힘 측 제안과 관련해 "본인들만 (결과에) 승복하면 되는 것 아니냐, 민주당은 승복한다는 입장을 대표께서 공개적으로 말씀하셨다"고 반박했다. 또 "집권당 지도부가 실제 승복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헌재 앞에서 탄핵 각하를 외치는 릴레이 농성이라도 빨리 철수시켜야 한다"며 "지도부까지 몰려가서 헌재를 압박하지 않나"고 정면 비판했다.

또 "헌재소장을 향해 입에 담기 힘든 모욕과 공격하는 분들도 징계하라"라며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이 오니 떠밀리듯 마지못해 승복 얘기하는 건 실질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실제 국민의힘 의원들을 주축으로 지난 3월 11일부터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작된 농성은 현재 5명씩 조를 꾸려 24시간 '릴레이'로 발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개별 의원들의 농성 참여'로 보고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신동욱 대변인 역시 '릴레이 농성' 관련 질문에 "의원들은 자기 의지로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같은 입장"이라며 "승복의 문제와 탄핵 각하, 기각 주장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동훈 "승복, 선택 아냐"... 안철수 "헌재 앞 시위 의원들, 국회로 돌아와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여권 대선주자들도 최근 '승복'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날 오전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됐잖느냐. 그러니까 우리는 헌법재판소나 법원이 어떤 결정을 했었을 때 그 결정을 따르는 것을 기본 값으로 가진 나라가 된 지 오래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거기에 대해서 심정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재판에 승복한다'는 말은 사실 좀 어폐가 있다"라며 "승복한다는 건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그런 단계를 지나온 지 오래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날에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역시 공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로서 의미 있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대구를 찾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당원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대구를 찾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당원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조정훈

안철수 국회의원 역시 같은 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 "헌법재판소의 판결 결과가 어떻게 되든, 국가 지도자 수준에 있는 분들이 다 승복하겠다고 해야지 국민들도 거기에 따라서 안심하고 격한 충돌 사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만 하더라도 결국 불행하게도 네 분이나 돌아가셨지 않느냐?"라며 "그런 일이 이번에 반복이 되지 않기 위해서, 정말 국민 통합을 위해서도, 이번에는 사회 지도층에서 먼저 나서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하겠다는 그런 메시지를 미리 전하는 게 맞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별다른 입장을 아직까지 밝히고 있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 측을 향해 "대통령 최후 변론 때 그런(승복) 취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뜻을 말씀을 해 주시면 만에 하나 불행한 사태가 없을 수 있겠다"라며 "다시 한 번 더 부탁드리는 바"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는 데 대해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그 앞에서 시위한다고 바뀌거나 그러지는 않지 않느냐"라며 "차분하게 그 결과를 기다리고, 대신에 국회로 돌아와서 지금 현재 정말로 심각한 민생 문제 그다음에 또 외교 문제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는 게 국회의원들이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헌재앞 농성중인 국민의힘 추경호, 김기현, 윤재옥 의원 국민의힘 추경호, 김기현, 윤재옥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를 요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하며, 농성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헌재앞 농성중인 국민의힘 추경호, 김기현, 윤재옥 의원국민의힘 추경호, 김기현, 윤재옥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를 요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하며, 농성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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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윤석열#민주당#국민의힘#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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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곽우신 (gorapakr) 내방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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