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앞두고 사회는 극심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정치권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 들어보고자 지난 14일 전 더불어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으로 법무법인 메타 소속인 장윤미 변호사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장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 사회, 심리적 내전 상태라 해도 과하지 않아"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한국 사회가 혼란스럽죠, 또한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해 오면서 정치권의 갈등은 극에 달한 것 같은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취소가 되면서 정치적 양극화는 더 심해진 것 같고요. 사회적 긴장도도 너무 높아져서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죠. 저 또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빨리 헌재 판단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됐다는 변수까지 더해지고 원래 예상했던 날짜보다 뒤로 가게 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사회적인 갈등이 굉장히 치솟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심리적 내전 상태일까요?
"그렇게 표현해도 과하지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이토록 극한 대립을 했던 게 근래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옳고 그름의 사안인데, 마치 불법 내란을 정당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일부 세력과 보수 정당이 정말 문제 있다고 생각합니다."
- 14일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안 했습니다. 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됐는데 그 영향일까요?
"이렇게 늦어지는 데 있어서 영향이 전혀 없다고 생각 들지 않아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법률적인 쟁점이 겹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구속 취소를 결정한 부분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과정이 상당한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법률적인 변수 하나가 생긴 것은 맞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 검토를 안 하진 않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조금 늦어지지 않나 추측됩니다."
-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판사는 대법원의 판단을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까요?
"많은 법조인들이 구속 취소 결정문이 이례적이라고 말합니다. 기본적으로 법원은 판단 내려주는 거예요. 근데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문에 남겼거든요. 그건 상당히 이례적이라서, 이 재판부는 최소한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이후, 검찰이 즉시 항고를 포기한 부분 어떻게 보세요?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구속 취소 결정이 나왔을 때 검찰에서 제일 먼저 법원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인권을 이유로 이의 제기하지 않는다? 왜 인권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만 적용이 돼야 됩니까? 근래에 있었던 모든 구속 취소 사건에서 검찰이 일괄적으로 즉시 항고해 왔고, 심지어 인용된 결정 사례도 있는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 왜 위헌이라고 예단하면서 아예 형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는 절차까지 포기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풀어줍니까? 이건 말도 되지 않고 검찰이 스스로 수사 기관의 책임을 저버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개인을 위해 판단 내렸다고 평가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윤 대통령의 석방이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에 악재란 분석도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국민의힘의 조기 대선이나 정치 행보에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거기에 대비해야 하는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 측은 구속 취소가 '죄가 없다'는 결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죄가 없거나 가벼워서 풀려난 것처럼 여론전을 펼치거든요. 그러면 조기 대선에 대비할 수 없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이건 국민의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나올 때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셨나요.
"대단히 한가하죠. 본인이 구치소에서 잠을 푹 자서 건강을 회복했다거나 구치소에 가봤더니 대통령도 배울 게 많다고 했죠. 비상계엄 이후 경제가 쪼그라들어서 민생은 파탄 나고 자영업자들은 울부짖고 있어요. 지금도 현직 대통령 신분인데 어떻게 이런 소리를 할 수가 있습니까? 그리고 본인을 지지하는 국민들만 있는 게 아닌데 어떻게 감사하다고 얘기합니까? 죄송하고 이런 상황을 초래해서 책임감 느낀다고 이야기했어야죠.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 윤 대통령이 광장에 나가 극우 집회 합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그런 행보는 헌재의 결정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정치적 메시지 내는 건 자제할 것 같습니다. 우려되는 건 헌재 판단이 나온 이후겠죠. 엄청난 정치적인 소란을 피울 겁니다. 그러면 정치는 양분화되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더 벗어나기 어려워질 거라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선 긋기를 할 수 있을까요?
"못 할 겁니다.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지금 국민의힘의 대선 주자들도 당 후보 되기 위해선 예비경선부터 통과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내부에 워낙 강력하게 윤석열 대통령을 엄호하는 목소리가 자리 잡고 있으니 중도층과의 괴리는 점점 더 커지는 거예요. 그 부분이 결국 국민의힘의 발목을 잡을 거고,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 그럼 대선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낙점하는 후보가 될까요?
"꼭 윤석열 대통령이 낙점하는 후보가 된다고까지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영향력이 강력하게 작동할 거라고 보는 건 이미 정치적인 상수가 돼버린 것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엔 국민의힘이 눈치를 더 보고 있는데, 지금 국면에서 윤 대통령의 영향력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탄핵 심판, 다음 주 넘겨선 안 돼"

▲장윤미 변호사 ⓒ 이영광
- 이재명 대표 암살 시도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고 민주당이 밝혔는데 어떻게 보세요?
"민주당에 따르면 굉장히 믿을 만한 여러 통로를 통해서 확인된 제보라고 하니까 당연히 만전을 기해야 된다라고 생각하고요. 기본적으로 이재명 대표가 한 번 테러를 당했던 전례가 있기도 하고 그때보다 지금이 정치적인 긴장도는 훨씬 높은 상황이 됐기 때문에 낭설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봅니다."
- 13일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을 기각했는데.
"헌재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고요. 다만 이게 감사원장 그리고 김건희 여사에 면죄부를 준 검사들이 잘했다고 판단한 거 아니에요. 일단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감사원에서 할 수 있는 직무 감찰의 범위가 넓다 보니까 탄핵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별개 의견으로 감사원법을 위반했고 훈령을 바꿔서 총리에게 직무 감찰 개시권 준 부분은 현행 헌법의 위반이라고 적시된 부분이 있거든요.
또 검사들 수사 제대로 했다고 헌재가 판단한 거 아닙니다. 왜냐하면 다소 이례적이고 수사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라는 판단을 내렸어요. 때문에 단순히 직에서 파면되지 않았다고 정당성 확보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 측은 13일 헌재 판결이 계엄의 정당성을 인정한 거라고 하던데.
"완전 논리적 비약이라고 생각하고요. 감사원장은 감사원장이고 검사 탄핵은 검사 탄핵이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돼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헌재에서 탄핵과 관련해서 이런 설시를 했어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요소가 탄핵 소추를 하는 데 다소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헌 위법이 어느 정도 확인된 이상 탄핵 소추 권한을 남발한 건 아니라고 했어요. 판시 내용을 뜯어본다면 윤석열 대통령에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는 언제 나올까요?
"저는 다음 주를 넘겨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탄핵 심판은 법률적 쟁점이 엄청 복잡한 게 아니에요. 2024년 12월 3일 딱 그날의 행적에 대해 점검하는 거예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복잡하거나 더 들여다볼 법률적인 쟁점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순리대로라면 다음 주 안에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몇 대 몇일까요?
"법조인이라면 이 부분과 관련해서 이견을 내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지 않으면 무장한 군을 국회나 선관위로 보낼 수 있다는, 사실상 불법 계엄에 대한 면허증을 주는 거예요. 그 결론을 헌법재판소가 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