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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3월 16일 오후 2시 15분]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서울 한화 본사 앞 30m 철탑 고공농성.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서울 한화 본사 앞 30m 철탑 고공농성. ⓒ 금속노조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업체 노·사가 2024년도 단체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하청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김 지회장이 15일 새벽 4시,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 앞에 있는 30m 높이 CC-TV 철탑에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들은 "해를 넘겨 계속돼 온 2024년 단체교섭이, 노동조합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청 한화오션의 상여금 인상 거부로 끝내 결렬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 조선업 품질,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과 직결"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서울 한화 본사 앞 30m 철탑 고공농성.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서울 한화 본사 앞 30m 철탑 고공농성. ⓒ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는 "한국 조선업의 품질을 책임지며 직접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를 다단계하청 물량팀이나, 저임금 이주노동자가 아니라 상용직 숙련노동자로 고용할 것을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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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조선업 초호황을 맞아 원청 조선소는 수천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청노동자 저임금은 그대로인 까닭에 심각해진 인력난을 정부와 자본은 다단계하청 물량팀과 저임금 이주노동자로 채웠다"라며 "그 결과 2016년 이전까지 전체 하청노동자의 70%를 차지하던 상용직 숙련노동자가 현재는 30%로 줄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상여금 관련해 이들은 "상용직 고용확대를 위한 핵심 요구는 상여금 인상이다. 2016년 이전까지는 하청노동자도 연간 550%의 상여금을 지급받았다"라며 "그러나 조선업 불황기에 상여금은 모두 삭감돼 제로(0)가 됐다"라고 했다.

조선하청지회는 "2023년 단체교섭에서 상여금 50%를 겨우 회복했다. 2024년 단체교섭에서 연간 상여금 300%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파업투쟁이 장기화된 현실을 감안해 현행 50%보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인상시키자는 양보안을 최종 제시했다"라며 "그럼에도 한화오션은 끝내 상여금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라고 밝혔다.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 확대해야 조선업 지속가능해져"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서울 한화 본사 앞 30m 철탑 고공농성.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서울 한화 본사 앞 30m 철탑 고공농성. ⓒ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는 그동안 다양한 투쟁을 벌여왔다. 이들은 단체교섭 연내 타결을 위해 2024년 11월 13일부터 선각삼거리에서 노숙‧천막농성을 벌였고, 김형수 지회장이 23일, 강인석 부지회장이 49일 동안 단식농성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화오션에서의 농성과 파업투쟁이 123일을 맞고, 한화 본사 앞 천막농성도 68일째"라며 "어떻게 해서든 2024년 단체교섭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한화오션은 끝내 거부했다.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을 확대하고 임금을 인상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국 조선업이 호황기는 물론이고 다가올 불황기를 극복하며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노동조합의 제안을 끝내 거부한 것"이라고 했다.

고공농성 관련해 이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고공농성을 시작한다. 30미터 높이의 허공, 허리도 제대로 펼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의 고공농성마저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한화오션은 조금이라도 상여금을 올려야 한다는 조선하청지회의 양보안을 수용하고,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조선업의 길로 나아가기 바란다"라고 했다.

한화오션 "2018년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 완료"

거통고조선하청지회의 여러 주장에 대해, 한화오션 사측은 16일 낸 설명자료를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하청지회가 주장하는 '삭감된 상여금 550%'에 대해, 한화오션 사측은 "사내 협력사들이 2018년 이후 기본급으로 전환해 급여에 포함함으로써 더욱 안정적인 임금 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라며 "사내협력사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합리적인 임금격차 확보와 장기 근속 유도를 위해, 2016년부터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8년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모두 완료하였다"라고 했다.

"상용직 확대 등 협력사 처우 개선은 협력사들의 고유 경영활동"이라는 것이다. 사측은 "협력회사 근로자들에 대한 상여금 지급은 각 협력사들이 재무적 지급여력을 기반으로 근로자 대표와 교섭하고 의사결정해야 하는 협력사 고유의 경영활동이다"라며 "이같은 이유로 상여금 지급 규모 등에 대해 한화오션에 요구하는 것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한화오션 사측은 "2022년 대우조선해양 시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위법한 도크장 점거에 따른 생산 일정 지연이 2년여 지속되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한화오션은 출범 이후 외주 단가 인상률을 2023년 7%, 2024년 5%로 책정하는 등 사내 협력사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화오션은 "향후 경영 개선으로 얻게 되는 성과를 협력사들과 공유하며 상생하려는 의지는 확고하며, 이러한 노력들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올 해 공정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사내 협력사들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 약 7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조선하청지회가 요구하고 있는 '협력사 상용직 고용 확대 요구'에 대해, 한화오션 사측은 "개별 협력사들의 경영적 판단 및 인사권에 관계되는 것으로, 한화오션이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한화오션은 협력사들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협력사들이 상용직의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공동 근로복지기금의 재원을 기존 10억 원에서 2023년부터 20억 원으로 확대하여 협력사 직원들의 복지 재원으로 활용 중이다"라며 "조선업 희망공제 제도 활용을 통해 협력사 직원들의 장기근속 지원과 생활 안정화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분별한 재하도급 방지를 위해 2023년 11월부터 재하도급 사전 등록 의무화 및 시스템 관리를 시행 중이며, 2024년 기본 거래계약부터 부정 재하도급 방지를 위한 계약상 근거도 마련하였다"라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사내협력사협의회에서도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라며 "교섭 사내협력사 노사간 단체교섭 협의가 이뤄짐으로써, 김형수 지회장의 고공농성이 조속히 중단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 한화오션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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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cjnews) 내방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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