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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오른쪽)이 윤 대통령을 경호하며 이동하고 있다.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오른쪽)이 윤 대통령을 경호하며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검찰과 경찰이 마지막까지 정권 눈치를 살피는 행보를 보여 차후 권력기관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봐주기' 비판이 거센데도 14일까지 시한인 윤 대통령 구속취소 즉시항고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끝내 고수했다. 경찰은 지난 6일 서울고등검찰청 영장심의위원회의에서 '적정' 의견을 받아내고도 8일째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있다.

검·경의 이같은 움직임에는 지난 8일 윤 대통령 석방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2.3 비상계엄 후 내란 수사를 벌여온 검·경이 정작 권력 핵심부 앞에서만 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검·경 출신 인사들조차 "대통령 탄핵 심판 중에도 이런데, 그간 살아있는 권력에는 어땠겠나"라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검찰에 대한 신뢰도가 26%,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48%에 그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법원행정처장 '가능' 해석에도 구속취소 즉시항고 안 한 검찰

 심우정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은 이날까지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지난 12일 국회 발언에도 불구하고 결국 즉시항고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불복 여부는 검찰의 업무 범위에 속한다"라며 "검찰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에 임은정 대전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 구성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검사들이 너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라며 "단 한 사람(윤 대통령)을 위해서만 해석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은 검사로서도 아니고 검찰총장으로서도 아닌데, (심우정 검찰총장은) 무슨 약점이 잡힌 건가"라고 비판했다. 한 전직 검사는 통화에서 "검찰 출신이라는 게 부끄러울 정도의 결정"이라며 "차기 정부에서 검찰을 폐지한다고 해도 할 말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검찰은 지금껏 과거사 비위에 대해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다. 그것이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윤 대통령 석방과 즉시항고 포기는 머지 않아 분명히 기록되고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장심의위 결과 8일째, 김성훈 구속영장 신청 없는 경찰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경찰 역시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혐의를 받는 김성훈 경호차장 구속영장을 앞에 놓고 일주일 넘게 머뭇대고 있다. 비화폰은 내란 수사의 '스모킹건'으로 꼽혀 왔지만, 계엄 후 100일이 넘게 지나도록 수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검찰에 의해 김 차장 구속영장을 세 번이나 기각 당한 경찰은 지난 6일 영장심의위까지 간 끝에 극적으로 구속영장 신청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받아냈다. 하지만 경찰은 정작 이날까지도 김 차장 구속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고 있다.

한 전직 경찰은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풀려 나왔을 때 김 차장이 윤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고 손으로 동선 안내를 하는 등 그가 단순한 경호차장 수준을 넘어서는 '실세'라는 것이 다시금 확인됐다"라며 "경찰 입장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석방이 되는 바람에 공무원의 조직 생리상 움찔했을 수밖에 없다"라며 "탄핵이 인용이 되면 경찰 국수본도 다시 정상 속도를 찾지 않겠나"라고 했다.

검찰 신뢰도 26%... 6개 국가기관 중 '꼴찌'

권력기관에 대한 불신은 여론조사 지표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헌법재판소·법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6개 국가기관 중 검찰이 신뢰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였다. 경찰은 '신뢰한다' 48%, '신뢰하지 않는다' 41%로, 6개 기관 중 신뢰도가 두 번째로 높았다.

신뢰도가 가장 높은 곳은 헌법재판소(신뢰한다 53% - 신뢰하지 않는다 38%)였다. 이 조사는 지난 11~13일 전국 1001명 대상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한국갤럽이 자체 실시한 것으로,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관련 기사]
- "입장 변함 없다" 끝까지 항고 안 한다는 대검 https://omn.kr/2ckjx
- "법원행정처장 답변에도 즉시항고 안 한다? 검찰 문 닫아야" https://omn.kr/2ckbz
- 경찰 내부 "헌재 선고 나오기 전까지 정권 수사 어려워" https://omn.kr/2ck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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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윤석열#김성훈#권력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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