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 윤성효
"주력장비인 25톤 덤프트럭 사용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상할 것이 없다."
"집회 개최 부분 또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고 볼 수 없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3단독 박병민 판사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건설노동자 3명에 대해 지난 11일 모두 무죄 판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마이뉴스>가 14일 입수한 판결문에 보면, 무죄 판단의 근거들이 제시되어 있었다. 건설노동자 3명은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남건설기계지부 고성지회(아래 건설노조) 간부‧조합원으로, 경남 고성 동해면 양촌‧용정지구 일반산업단지 부지조성공사와 관련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2023년 고성군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집회를 열면서 조합원의 장비와 차량을 먼저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회사를 '피해회사'로 표현하면서 "공동하여 회사를 협박하고 회사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라고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의 성립 여부'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건설노동자들 요구의 적정성'에 대해, 박 판사는 "고성에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수행하는 회사 현장담당자들을 찾아가 조합원의 주력 장비인 25톤 덤프트럭 사용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상할 것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판사는 "'우리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집회와 민원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말을 하였는지 합리적 의심의 여지는 없는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설령 그런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집회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단적 의사표명 수단이므로 그 자체로는 위법성이 없다"라고 했다.
건설노조가 고성군청에 제기한 민원 관련해, 재판부는 "누구나 제기할 수 있는 공익적 성격을 가지므로, 장비 사용을 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원을 언급한 것이 다소 부적절한 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일반적 조치로서 민원을 언급한 것만 가지고 사회통녕삼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비산먼지 발생의 민원을 제기한 행위에 대해, 재판부는 "민원은 인근 마을 주민과 환경단체도 여러 차례 제기한 것이기도 하고, 대규모 공사의 경우에는 설령 민원이 없더라도 1년에 몇 번씩 고성군청의 수시 현장점검이 이루어진다"라며 "민원제기 행위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는 강요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건설노조가 '덤프트럭 사용'을 요구하며 고성군청 앞에서 16차례 열었던 집회에 대해, 박 판사는 "집회는 헌법이 보장한 집단적 의사표시의 형태이고 거기에 추가로 근로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장하고 있으므로, 집단적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집회를 개최한 것을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집회는 신고 등 관련 절차를 준수하였고, 그 방식이나 형태가 과도하다고 볼 증거도 없다. 집회 장소도 공사현장이 아닌 고성군청 앞에서만 이루어졌다"라며 "집회 개최 또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고 볼 수 없다"라고 했다.
이후 건설노조와 회사측이 '장비 사용'과 '배차' 등에 대해 맺은 협약서에 대해 박병민 판사는 "회사의 덤프트럭 배차 권한이 크게 제한되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라며 "협약서 기재 내용에 비추어도 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강요에 의해 작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