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반드시 지적받아야 합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심복'으로 꼽히는 인사 가운데 한 명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13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이후 본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아직 법안 통과도 안 됐는데, 국무위원도 아닌 금감원장이 소관 법률도 아닌 것에 대해 그렇게 반응한 것 자체가 적절치 않을 뿐 아니라 올바르지 않은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검사 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던 그 습관이 지금 금감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고, 반드시 지적받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여당이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복현 원장이 항의하자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한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이 절대적인 악이고 자본시장법 개정만이 선이라고 보긴 어렵다"라고 밝히며 상법 개정에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복현 "직 걸고 반대"... 국민의힘은 '부결' 당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앞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오늘 상법 개정안을 또다시 일방 통과시킨다면 즉각 재의요구권을 건의해 우리 기업들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이복현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의 의사결정은 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직을 걸고서라도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이날 오후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론으로 반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법 개정안에는 그동안 '회사'로 한정됐던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당과 재계는 주주의 소송 남발, 투자 위축 등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본회의에서 이 법안 처리를 시도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처리를 주문하면서 무산됐었다. 해당 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가결됐다.